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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폭발한 백종원, '골목식당' 보며 진짜 배워야 할 것

조회수 2019. 11. 7. 17: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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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건 소꿉장난이에요.”

지난 11월 6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지난주 예고편에서 백종원이 “이렇게 하면 망해요, 솔직히!”라고 대노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백종원은 자매가 운영하는 지짐이집이 전집으로서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솔루션으로 다른 전집을 방문해 보라고 조언했다. 경쟁업체와의 비교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길 기대했다.


지짐이집 사장님은 다른 전집을 방문했을 당시만 해도 ‘모둠전을 쉽게 생각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취했다. 대형 전판에 넉넉히 기름을 둘러 튀기듯 전을 만드는 조리법과 인심 좋은 풍성한 전의 양에 지짐이집 사장님도 무언가 배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고 백종원이 숙제 검사를 위해 방문했지만, 지짐이집은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백종원은 경쟁업체의 모둠전 구성에 대해 물었지만, 언니와 동생 모두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개수를 헷갈리는 건 예사였고, 재료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종원은 절박함이 없는 자매 사장님의 태도에 화가 난 것이었다. 조리법도 이전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기름을 조금 둘러 전을 구웠고, 전판과 함께 프라이팬도 사용하고 있었다.

지짐이 사장님의 문제는 무엇일까. 백종원의 말처럼 요리 솜씨는 어느 정도 있었지만, 장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해 보였다. 모둠전의 구성을 알차게 짜는 것보다 단품 판매에 무게를 둔 점은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경쟁업체와의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인식도 부족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2만 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한 건 고민 부족이었다.


장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특히 ‘종합 예술’이라 할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한 음식 장사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는 요식업자들의 고충을 매주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 방송에서 보이는 사장님들의 답답한 모습들은 손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실제로 요식업은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맛은 기본이다. 음식 솜씨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간혹 요리를 잘 못 하는데도 무턱대고 요식업에 뛰어든 사례도 포착되는데, 그 무책임함은 시청자들을 경악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음식 솜씨를 갖췄다고 해도 철저한 시장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폐업을 피하기 어렵다. 폐업만 12번을 했다는 조림백반집(청국장 전문점으로 변경) 사장님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음식 선정이 끝났다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난제다. 지짐이집 사장님처럼 모둠전을 (기존의 1만 5천 원에서) 대뜸 2만 원으로 인상한다면 그 결과는 백종원의 예언처럼 망할 가능성이 높다. 음식의 맛에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면 가격을 낮춰 가성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그것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줄기차게 강조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방송에선 잘 다루지 않지만, 가게의 입지 조건이나 외형, 인테리어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방송에 나간 다음에야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서 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끌려면 위치 등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뿐인가. 주방과 홀의 청결은 기본이고, 친절하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둘은 습관과도 같은 것이라 굳은 의지가 요구되는 일이다.


이런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고 해도 장사의 성공 여부는 모르는 일이다. 예상 밖의 변수들이 워낙 많으니 말이다. 서산 해미읍성의 ‘장금이’로 이름을 떨친 돼지찌개집 사장님은 백종원도 극찬한 요리 솜씨에 인심 좋은 큰손을 자랑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은 채 성공하려 한다면 그 결과가 좋을 리 만무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절박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쏟아부어야 하고, 어쩌면 그 이상도 들이부어야 한다는 걸 말이다. 결과는 그다음에야 찾아오는 것이다. (요식업의 세계에서) 노력과 결과는 반드시 비례하진 않지만, 분명 그 확률을 높이는 건 확실하다. 이건 단지 요식업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의 삶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직 지짐이집 자매 사장님들에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고편에서 다시 단일 메뉴 이야기를 꺼내는 것 보면 여전히 고민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해서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이 노출한 문제점을 보고 배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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