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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위기? 시청률 급하락한 '삼시세끼'

조회수 2019. 9. 16. 14: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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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다음 예능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마디로 똑소리가 난다. tvN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편안하다. 시원시원한 리더십으로 식구들을 이끌어나가는 염정아와 밝고 쾌활한 성격에 리액션마저 좋은 윤세아, 일머리가 있고 야무지기까지 한 박소담. 산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일상은 평온하고 즐겁다.

남성들을 앞세웠던 기존의 <삼시세끼>가 ‘투덜거림’(이서진), ‘부부 케미’(차승원과 유해진) 등 소소한 갈등과 캐릭터(관계) 설정 등을 보여주며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면 산촌편은 그런 부차적인 요소가 완전히 배제돼 있다. 다시 말하면 덜어내고 비워냈다는 뜻이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한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세끼를 해결하는 모습을 훈훈하게 그리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를 가장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 함께 일하고 다 같이 쉰다. 서로 일을 미루지 않고 알아서 먼저 처리한다. 설거짓거리가 쌓이지 않도록 틈만 나면 미리 해치우는 식이다. 끊임없이 서로를 배려하는 덕분에 일이 쌓이지 않아 후다닥 해치운다.

따라서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별것 아닌 일에도 꺄르르 웃고 ‘예쁘다’, ‘잘한다’,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설령 조금 실수해도 꼬집지 않고 넉넉히 품는다. 서로 응원하고 북돋기만 하는 이들은 <삼시세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처럼 갈등 없이 마음 편한 <삼시세끼> 산촌편에 시청자들도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시청률이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첫 회 시청률 7.231%로 출발선을 끊었다. 기존의 <삼시세끼> 시리즈에 비하면 저조한 스타트였다. 그러나 2회에서 7.764%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기존에 익숙했던 <삼시세끼>와 달리 여성들이 주축이 된 <삼시세끼>에 대한 의구심을 갖던 시청자들이 합류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2회 시청률은 산촌편의 최고 시청률이 됐고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회에서는 7%를 밑돌았고(6.635%), 지난 13일 방송된 6회에선 6% 벽마저 깨지며 5.614%에 머물렀다. 추석이라는 변수 때문일까. MBC <나 혼자 산다>의 경우에도 0.3% 떨어졌지만, <삼시세끼>의 하락폭은 그보다 훨씬 클뿐더러 하락세가 명료하다.

<스페인 하숙>의 경우에도 첫회 시청률은 7.591% 정도였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꾸준히 10%를 유지했던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스페인 하숙>의 최고 시청률은 무려 11.687%였다. <삼시세끼> 산촌편의 전 시즌은 바다목장편은 9.817%로 시작해 8~9%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었다. 어촌편3는 최고 시청률 11.536%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 ‘스토리텔링’의 부재를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삼시세끼> 특유의 평범한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불어넣었던 ‘투덜거림’이나 ‘부부 케미’ 등의 곁가지 없이 오로지 삼시세끼 밥을 짓고 먹는 초심으로 돌아간 <삼시세끼> 산촌편의 담백함이 기존 시청층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졌던 걸까. 갈등 없는 드라마처럼 밋밋했던 걸까.

혹시 여성 출연자들로 구성된 <삼시세끼>에 대한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일까. <삼시세끼> 산촌편이 남성 중심에서 탈피해 색다른 그림을 그려낸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과 별개로 시청률 문제는 따로 짚어봐야 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우성이 출연했던 2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남주혁 캐스팅은 실패였다고 봐야 할까?

좀 더 넓게 보면 나영석 PD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삼시세끼>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시청자들의 외면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어촌편3를 기점으로 바다목장편, 산촌편으로 갈수록 시청률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산촌편의 경우 하락폭과 하락세도 보다 두드러진다.) 같은 패턴의 일률적인 스타일에 대한 지루함이라고 할까.

분명, 여전히 나영석 PD의 예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프로그램은 남녀노소를 배제하지 않는다. 다양한 세대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행과 요리 등 소재의 반복성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시세끼>의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은 그런 차원의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나영석 PD의 위기가 시작된 걸지도 모르겠다.

잘 하는 것을 더욱 세심히 갈고닦는 것, 그래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건 멋진 일이다. 나영석 PD가 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삼시세끼> 산촌편에선 그동안 잘 하지 않았던 도전까지 나서지 않았던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삼시세끼>를 전복시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건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의 진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래서 나 PD의 다음 예능이 더욱 중요해졌다.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이야기를 담았던 <스페인 하숙>이 좋은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잘하는 걸 계속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PD가 발견하고 증명했던 자연과 인간의 조화, 삶을 관조하는 데서 오는 여유, 그 평온함이 주는 힐링은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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