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해 총장 '허위 학력' 결정적 증거 찾아낸 네티즌 수사대

조회수 2019. 9. 10. 1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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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론에 '교육자의 양심'(!)을 강조했다.

지난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도중 때아닌 교육학 박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발단은 조국 후보자 딸이 받은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표창장이었습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에 총장 이름 앞에 ‘교육학 박사’ 표기가 없어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동양대 총장 이름의 표창장에는 항상 이 표기가 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로 다른 형식의 표창장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총 10여 개의 서로 다른 표창장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김종민 의원은 청문회 도중 “(최성해 총장이) 25년 동안 어떻게 총장을 했는지도 궁금하고 교육학 박사라는데 누가 제보했는데 명예 박사”라며 “교육학 박사가 오히려 위조 가능성 있다. 이 분의 말에 너무 무게 두고 여야 간 공방할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최 총장의 교육학 박사 위조 발언 이후 “최성해 총장에 대해 단국대 명예 교육학 박사라는 제보를 받아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보좌진들이 확인해보니 외국 유학으로 교육학 박사를 받은 것이 있다”라며 “최 총장께 죄송하다”라고 정정했습니다.

교육학 박사 vs 명예 교육학 박사

출처: ⓒ한국대학신문
▲ 최성해 총장 학력 등이 기재된 동양대학교 총장 프로필

최성해 총장의 학력이 기재된 여러 자료를 확인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전국 대부분의 대학 총장 프로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대학신문을 살펴봤습니다.


한국대학신문의 ‘동양대학교 정보 – 총장 프로필’을 보면 최 총장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 1997년 단국대학교 명예 교육학 박사로 기재돼 있습니다. 


김종민 의원이 최 총장이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정정 발언을 한 이유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교육학 박사 학위가 표기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 2000년 최성해 총장이 공저로 펴낸 <교수평가와 연봉제>의 저자 소개

최성해 총장이 2000년에 공저로 펴낸 <교수평가와 연봉제>라는 책에 나온 저자 소개에서도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 교육학 박사’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최 총장이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고 주장한 곳은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이고 다른 자료를 통해 본 학위 연도는 1995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94년 동양대 학보 찾아낸 네티즌 수사대

출처: ⓒ동양대학교 PDF
▲ 1994년 동양대 신문(학보)에 실린 최성해 총장 입학 훈사. 총장 교육학 박사 최성해라고 표기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교육학 박사 논란이 불거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티즌이 찾아낸 1994년 동양대 학보 이미지가 올라왔습니다.


1994년 동양대학보 창간호에는 ‘국가가 요구하는 첨단 기술인력 배출’이라는 최성해 총장의 입학 훈사가 실렸습니다. 사진 밑에는 ‘총장 교육학 박사 최성해’라고 표기돼 있었습니다. 


최 총장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 전인 94년부터 ‘교육학 박사’라고 내세웠던 것입니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화면 캡처
▲ 최성해 총장이 석사를 받았다고 하는 워싱턴침례대학은 2004년 이전에는 신학 학사 학위만 줄 수 있었다.

최성해 총장이 교육학 석사를 받았다는 워싱턴침례대학/신학대학원도 의문입니다. 워싱턴침례대학이 정식 4년제 대학 인가를 받은 연도는 2004년입니다. 이전에는 종교 교육 기관에서 줄 수 있는 신학 학사 학위만 수여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최성해 총장이 1991년에 받은 신학사 학위는 가능했지만, 1993년과 1995년에 취득했다는 석사, 교육학 박사 학위는 인가를 받기도 전에 나온 유령 학위인 셈입니다.

교육자의 양심도 위배

출처: ⓒ연합뉴스
▲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최성해 동양대 총장

9일 최성해 총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명예 교육학박사가 맞다”고 밝혔습니다. 최 총장은 “워싱턴침례대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 학위와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에서 교육학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 총장이 받았다는 교육학 석사는 워싱턴침례대학이 인가도 받지 않고 준 유령 학위였고 2000년에 낸 책에서 단국대가 아닌 워싱턴침례대학/신학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고 표기했기에 허위로 학력을 기재했다고 봐야 합니다. 


최 총장은 “교육학 명예 박사인데 직원이 ‘너무 길고 다들 명예란 글자를 잘 안 쓴다’고 해서 뺐다”고 해명했지만, 단국대 명예교육학 박사를 받기도 전인 1994년부터 공식적인 대학 신문에 ‘교육학 박사’라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의로 학력을 속였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 네이버 인물 검색에 나온 최성해 총장 학력사항. 단국대 교육학 명예 박사로 표기돼 있다.

현재 네이버 인물검색을 보면 최성해 총장의 학력은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 ‘단국대학교 교육학 명예 박사’로 기재돼 있습니다.


기자가 찾아낸 자료 등을 종합하면 연도가 표기되지 않은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도 제대로 받은 학위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성해 총장은 동양대 설립자인 최현우의 장남입니다. 최 총장이 1994년부터 동양대 총장으로 재직할 수 있었던 까닭은 학위 등 학문적인 업적보다는 사학 재단 설립자의 아들이라는 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봐야 합니다. 


학문의 요람인 대학 총장이 학력을 속인 것은 법을 떠나서 교육자의 양심에도 어긋난 일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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