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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안된 ‘골목식당’ 백종원이 도우면 달라질까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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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식사 한 끼를 밖에서 해결했다. 외식, 직장인에게는 흔한 일을 넘어 불가피한 일이다. 야무지게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지 않는 한 점심은 회사 주변의 식당들을 전전해야 한다. 저녁이라고 다를까. 집에서 요리하지 않는 혼족이나 2인 가족의 경우 (집안에서 음식 냄새가 나는 게 싫어서든 가성비를 생각해서든) 저녁도 바깥에서 먹고 귀가하는 게 보통이다.  


우리는 월평균 20.8회 외식을 한다. 올해 1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국 20~69세 성인 3,01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물론, 음료까지 포함된 횟수라 아주 정교한 통계는 아니다.) 어찌 됐든 우리는 상당한 횟수의 끼니를 외식을 통해 해결하고 있고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앞으로도 그리할 것이 틀림없다. 식사 개념의 외식은 상수에 가깝다. 


문제는 ‘괜찮은’ 식당을 찾는 게 어렵다는 점. 여기에서 괜찮다는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적당한 가격과 준수한 맛을 의미할 것이다. 위생도 중요한 기준이지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백종원처럼 주방 점검을 하지 않는 한 그 상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그 식당의 주방을 보고 나면 절대 그곳에서 음식을 먹지 못할 거란 말이 있겠는가.  


그나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방영되면서 위생 관념이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그 변화를 수치화할 수 없음으로 어느 정도나 향상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청결에 대한 손님들의 눈높이만 높아진 셈이랄까. 여전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식당들의 위생 상태에 아쉬움이 많다는 건 그 방증이다. 청결은 곧 성격이고 습관이라 쉽사리 바뀌길 기대하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위생이야 그렇다 치고 맛이라도 좋다면 다행이겠으나 실상 맛집이라 할 만한 식당은 거의 없다. 입맛이 제각각이기 때문일까?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부천 대학로 편에서도 나타났다시피 닰칼국숫집 사장님은 그냥 요리 솜씨가 없는 분이다. 엄마로부터 식당을 물려받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대를 이어선 안 되는 형편 없는 실력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냉장고 문을 여닫는다는 건 정해진 루틴이 없다는 뜻이었다. 또, 자신만의 레시피가 없어 한번 요리를 할 때 여러 차례 간을 봐야 했다. 제육덮밥에는 올리고당을 들이부었고 닭칼국수에 마늘도 넣지 않을 만큼 맛을 몰랐다. 백종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후 1시간만 자고 연구를 할 만큼 열의를 보였지만, 다시 맛을 본 백종원은 “사장님 참 용감하시다”면서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중화 떡볶이집은 어떠한가. ‘불맛’을 내겠다며 기름을 3온스나 들이부은 채 조리를 하고 있었다. 백종원이 ‘느끼하다’, ‘건강에 좋지 않다’며 거듭 지적해도 사장님은 자신의 불맛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끝내 그 불맛의 정체가 그을음이라는 걸 확인한 후에야 조금이나마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지금껏 그을음을 먹어야 했던 손님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일까.  


부천 대학로 편에서 칭찬을 독차지한 식당은 롱피자집이었다. 사실 실력으로 보면 롱피자집 사장님도 특출난 편은 아니었다. 그가 새롭게 개발한 피자들(건과류 피자, 나초 피자)은 할머니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시식해본 백종원도 ‘여기까지가 최선’이라며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도 롱피자집 사장님은 습관화된 청결과 성실한 기본기로 백종원의 애정을 독차지할 수 있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분명 요식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실력이 전혀 없는 식당, 맛은 있되 조리법상 건강에 문제가 있는 식당, 특출나진 않지만 기본은 갖춘 식당.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사실 세 식당 모두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가 굳이 찾을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저 식당들을 다 망하게 둘 수 있을까? 그냥 둬도 될까? 


난제다. 어찌 됐든 음식점은 망하는 만큼 생겨나고 있다. 그들이 모두 체계적 교육을 받은 일류 요리사들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요식업은 진입장벽이 낮다. 대출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제로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7조 8,000억 원 늘었는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1·4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관련 업종) 신설법인 수가 늘어 대출이 증가”했다는 게 한국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기본을 갖추지 못한 요식업자들을 살리려고 백종원의 레시피를 갖다 바치고 있다. 롱피자집은 백종원이 터키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피자 레시피를 전수받았고 닭칼국숫집은 아예 요리의 기초부터 수강 중이다. 그 역시 백종원으로부터 닭칼국수의 비법을 배워나갈 것이다. 중화 떡볶이집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원주 미로시장의 칼국숫집처럼 실력이 있는 식당을 돕는 것일 텐데 그렇다고 현실 속의 저 식당들을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명분을 갖고 있고 일정한 효과도 있지만, 그런데도 때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다는 허무한 생각마저 든다. 백종원만 애쓴다고 해서 달라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뒤통수를 때렸던 이대 백반집의 사례만 떠올려봐도 그렇지 않은가?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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