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분노케 한 '고함' 군수 논란, 기장군의회 직접 가보니
지난 8월 17일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기장군의회 군정 질의에서 군의원에게 고함과 고성을 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영상을 보면 14일 오규석 군수는 기장군의회 본회의에서 우성빈 더불어민주당 군의원의 “군수는 법과 원칙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에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라며 거듭 고함쳤습니다.
오규석 군수는 “사과하세요”라는 말을 회의 내내 반복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습니다. 정회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오규석 군수는 내내 “사과하세요”라는 말을 수백 회 이상 반복했습니다.
영상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29일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170만을 넘겼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영상의 조회 수를 포함하면 200만 회가 넘습니다.
반응은 대부분 오규석 군수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런 군수는 처음 본다’, ‘보는 내내 화가 났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오규석 군수의 모습에 쓴소리를 보냈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듣기 위해 기장군의회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기장군의회 회의장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마이크가 없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을 정도였습니다. 오규석 군수의 목소리라면 회의 방해도 무리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우성빈 군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성빈 군의원은 오규석 군수가 “사과하세요” 발언을 반복하자 “끝까지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의 태도를 ‘막무가내 고집’이라 표현했습니다.
영상을 보며 만약 우성빈 군의원이 정곡을 찌르는 발언으로 오규석 군수의 고성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대해 우성빈 군의원은 “어떤 제대로 된 발언을 더라도, 한 방에 날려 뭔가를 했어도 군수의 자세는 바뀌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우성빈 군의원은 오규석 군수의 군의회를 무시하는 태도에 대해 “5·6·7대 기장군의회를 보면 한 정당이 독식하고 있었다. 오 군수가 저런 식으로 본회의장에서 일관하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 제기를 안 했다. 그냥 넘어가고 넘어가니까 비정상이 습관이 돼버렸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영상이 화제가 된 후 오규석 군수가 변했는지 묻자 우 의원은 “변화는 하나도 없었다”라며 “오히려 본인은 정당했다. 의회민주주의 기초를 문란시킨 거는 우성빈이다라는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규석 군수의 고함 사태가 벌어진 장소가 기장군의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운철 기장군의회 의장은 ‘자유한국당이냐’라는 질타 섞인 비난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회의 시간 내내 ‘사과하세요’를 반복했던 군수, 막을 방법은 없었는지 황운철 기장군의회 의장에게 물어봤습니다.
황운철 기장군의회 의장은 군수와 악수도 하지 않고 지낸다며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우성빈 의원은 27일부터 기장군청 앞에서 오규석 군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우성빈 의원은 “오 군수의 직접적인 사과는 없을 것이다. 다만, 군청 직원들이라도 오 군수의 문제점을 알게 하고 싶다”며 1인 시위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오규석 군수는 “법을 어긴 명예훼손 행위를 끝까지 바로잡겠다”며 법적인 조처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날, 오규석 군수는 우성빈 의원에게 “16만 5천 군민에게 사과하세요”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영상을 편집하다 보니 16만 5천 기장군민에게 사과해야 할 사람은 오규석 군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유튜브에서 보기: 200만명이 보고 분노했던 영상 속 ‘기장군의회’ 직접 찾아갔습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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