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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가 ‘놀면 뭐하니?’서 꺼내든 신박한 프로젝트

의외성과 확정성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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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은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입버릇처럼 그리 말했다고 한다. 연예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워커홀릭(workaholic)다운 발언이었다. 당시엔 그냥 흘려들었던 말이 쉬는 동안에 뭔가 의미심장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했던 걸까. 1년 4개월 만에 돌아온 김태호 PD는 그 말의 주인공인 유재석을 찾아가 대뜸 카메라를 맡기는 것으로 복귀를 신고했다. 규칙은 하나였다. 카메라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 이른바 ‘릴레이 카메라’였다. MBC <놀면 뭐하니?>는 그렇게 시작됐다.


마치 계주 경기에서 배턴(baton)을 옮기듯 카메라를 전달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신선했다. 누구에게 카메라가 넘어갈지 언제 넘어갈지 알 수 없었다.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담길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 의외성에 시청자들은 반응했다. 장윤주가 이동휘에게 카메라를 전달할지 누가 예상했겠는가. 또, 이동휘가 실내낚시터를 찾아가 박병은을 소환하리라 누가 짐작했겠는가. 


이렇게 되자 인맥을 타고 무한한 섭외가 가능해졌다. (제작진의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평소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를테면 전화 통화로 등장했던 하정우)들의 출연도 용이해졌다. 게다가 의외성으로 가득해 흥미진진까지 더했으니 금상첨화 아닐까. 이 모든 게 릴레이라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벌어진 일들이다. 김태호 PD다운 아이디어였다. 

지난 8월 17일 방송에서 새롭게 선보인 ‘유플래쉬’는 릴레이 방식을 좀 더 확장한 프로젝트였다. ‘드럼 영재’ 유재석이 3시간 만에 완성한 드럼 비트를 ‘릴레이 카메라’처럼 뮤지션들이 전달받아 완전한 음악으로 완성해 나가는 협업 과정을 담는다. 첫 번째 주자로 유희열과 이적이 선택돼 두 갈래로 뻗어 나가게 됐고 그들이 덧입힌 소스에 다양한 뮤지션이 참여해 블록을 쌓아나갈 예정이다. 이적의 말대로 굉장히 트렌디한 창작 방식이자 매우 창의적인 기획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유재석의 별 볼 일 없는 드럼 비트로 음악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흥미로운 데다 예상을 할 수 없는 전개 방식에 빠르고 쉽게 몰입하게 됐다. 또, 일반적으로 무에서 유가 창조될 때 짜릿함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음악은 그 흥분감을 극대화하는 데 좋은 아이템이다. 그리고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가요제 등을 통해 그 성취감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는 만큼 그가 ‘유플래쉬’라는 아이디어를 가져온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김태호 PD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확장의 문을 열어 두었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릴레이 카메라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우연과 즉흥이 있었던 것처럼 뮤직 릴레이도 제작진이나 유희열, 이적 등 뮤지션도 생각하지 못한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유재석의 드럼 비트를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게 올려 뒀다”고 밝혔다. 시청자의 참여까지 유도한 것이다. 김태호 PD의 확장은 정말이지 무한한 방향성을 지녔다. 

의외성과 확장성이 돋보이는 <놀면 뭐하니?>의 문제는 ‘조의 아파트’였다. 시청자 반응이 시큰둥했던 코너였다. 식상했기 때문이다. 조세호의 아파트에 유재석을 비롯한 ‘릴레이 카메라’의 주역들이 모였고 다음에는 그들의 지인들까지 포함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고 왁자지껄 떠들고 놀았다. 그 이후에는 2000년대 초에 방영됐던 MBC <동거동락>을 연상케 하는 퀴즈도 이어졌다.


그 자체도 지루했을뿐더러 기존 예능에서 흔히 봤던 인물들이 재등장한 구도가 시청자들에게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유재석과 조세호의 조합은 KBS2 <해피투게더4>,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판박이였고 양세형, 데프콘, 유병재 등도 너무 많이 노출된 케이스였다. 물론, 이규형, 이성경 등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이들의 출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예능인들 중심의 익숙한 개그 코드가 도드라졌다. ‘조의 아파트’는 ‘릴레이 카메라’와 ‘유플래쉬’에 비해 의외성과 확장성이 현저히 부족했다.  


<놀면 뭐하니?>의 여러 코너를 통해 시청자들이 김태호 PD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났다. 그건 앞서 말한 의외성과 확장성일 것이다. ‘릴레이 카메라’의 경우에도 예능인들에게 전달됐던 카메라에 비해 배우들이 등장했던 카메라에 대한 호응이 좋지 않았던가. 이쯤 되면 김태호 PD도 감을 잡았으리라 생각한다. 그가 늘 새로울 이유는 없지만, 그가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할 때 더욱 빛났다는 건 분명하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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