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씹어 먹겠다" 문신 보여주며 자해소동 벌인 한 시의원
충남 공주시 의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이 자신의 안건이 관철되지 않자 의사봉으로 책상 유리를 부수고 자해 소동을 벌였다.
8월 19일 KBS 뉴스7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공주시 의회는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이 모 시의원은 의사봉으로 책상 유리를 내리쳤다. 자신이 올린 예산 삭감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후 그는 팔뚝의 문신을 보여주며 “유리알을 먹어야 되겠구먼”, “X발 그어버릴 거야. 내가 그어버릴 테니까 하려면 해”, “나 여기 확 찔러 버릴 거야”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예결위원장의 얼굴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은 공주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에 비리 의혹이 있다며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하지만 당국 감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고 예산 삭감안이 관철되지 않자 화가 나 폭력행위를 벌인 것이다.
이 의원의 폭력적인 행동에 동료 의원들은 약 2시간 동안 회의장에 갇혀 있었다. 서승열 공주시 의원은 “무슨 조폭 양아치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 있던 임달희 공주시 의원은 “위압감이 조성돼서 겁나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태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정황에 따라 공주시 의원들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제출했다.
한편 이 의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횡포 때문에 분노해 폭력행위를 벌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 언행과 행동에는 죄송하다. 대신 한 달 동안 자숙하면서 안 나오겠다고 해서 안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난동을 부린 이유에 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기네들이 깎아야 할 건 깎고 우리가 하는 건 하나도 반영이 안 되니까…”라고 말했다.
공주시의원이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석순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당 관계자들에게 무상 숙소 제공, 20만 원 상당 상품권 전달 등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벌금 200만 원 형이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명함 뒷면에 남편이 운영하는 자동차 공업사 명함을 함께 인쇄하며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관련 기사: 명함 뒷면에 남편 사업장 정보 인쇄해 홍보한 시의원)
이 외 다른 의원들도 의원실에 침대를 들여놓거나 본회의 내내 외부인과 휴대전화로 문자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알려지는 등 공주시의원들의 자질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박병수 공주시 의장은 성명을 통해 “불미스러운 사태로 인해 지역사회에 충격과 물의를 일으키고 공주시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회에서 벌어진 일탈 행위들은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용서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의원 전원이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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