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신 사건' 피의자 자수하려 하자 경찰청이 한 황당한 말
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가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하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에 먼저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만약 A씨가 마음을 바꿔 달아났다면 사건이 장기화했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8월 19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지난 17일 자수를 결심하고 서울지방경찰청에 찾아갔다. A씨는 서울경찰청 안내실을 찾아가 자수 의사를 밝혔다. 안내실 당직자가 무엇을 자수하러 왔는지 묻자 A씨는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당직자는 A씨에게 “인접한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안내실에는 의경 2명과 일반 당직자 1명이 근무 중이었다. 일반 당직자는 경사급으로 수사 부서 소속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서울지방경찰청을 나와 택시를 타고 종로구 경운동의 종로경찰서로 이동해 자수했다. 종로경찰서는 오전 2시 30분쯤 A씨를 관할경찰서인 고양경찰서로 이송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서울지방청 관계자는 “자수하러 온 민원인을 원스톱으로 처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 감찰 조사를 해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국민 관점에서 보면 자수자가 왔으면 순찰차를 부른다든지 경찰 책임하에 처리돼야 했을 일인데 이런 인계 절차가 없던 게 아쉽다”며 “이 같은 때를 대비해 보완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요즘 경찰 왜 이러나. 진짜 한심하다”거나 “다행히 자수라니 이런 코미디가 있느냐”, “담당 경찰관을 당장 파면하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피해자 B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2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 철교 부근에서 피해자의 몸통 시신이 발견된 걸 시작으로 16일 오전에 시신의 오른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남단 5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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