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추도사' 통합·용서 말한 황교안, 과거 발언 보니

조회수 2019. 8. 19. 11: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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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복 없었다"는 말 대신 사과를 했다면?

8월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추도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화해와 용서, 화합, 통합의 정치로 우리 민주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습니다. 


사실 황교안 대표는 생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고등검찰청 검사장 시절 황교안 대표는 부산의 한 교회에서 한 강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공안 검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인사 불이익을 ‘환란’이라 표현했습니다. 


당시 황교안 검사장은 자신이 사법연수원 교수라 인사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었다며 “하나님께 ‘환란’으로부터 도피성을 허락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지난 정권의 검찰 조직에 대해 ‘정치보복’을 했다는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출처: ⓒ연합뉴스
▲ 1998년 7월 31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열린 전·현직 대통령들의 만찬 회동 기념사진. 왼쪽부터 노태우·최규하·김대중·전두환·김영삼(1993∼1998) 전 대통령

황교안 대표는 10주기 추도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을 청와대에 초청해 찍은 사진을 얘기하며 “그 장면은 정치보복 없는 우리 국민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말한 사진에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함께 노태우·최규하·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해당 사진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 청와대에서 촬영됐습니다. IMF 후폭풍으로 온 나라가 구조조정과 실직, 부도로 난리가 났던 시절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를 극복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을 모두 청와대로 초청해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애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생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실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도 두 사람에게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후에도 그는 더 이상 전두환, 노태우가 참석한 자리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사 중인 황교안 대표

한편으로 황교안 대표의 “정치보복은 없었다”는 발언을 보면 마치 현 정부가 정치보복을 위해 전직 대통령인 이명박·박근혜를 구속 수사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들은 재임 시절 여러 권력 비위 혐의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 밖에도 황교안 대표는 현재 한일 갈등 상황에서 “21세기 한일 공동 파트너십을 구축”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혜와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현 일본 아베 정부의 행동 및 발언들을 보면 무턱대고 일본과 화해를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상 국가”를 외치며 군대 청산을 위한 개헌을 준비 중인 아베 정부는 개헌의 동력을 얻기 위해 ‘반한’ 감정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황교안 대표의 추도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을 현재 정부 비판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황교안 대표가 이번 추도사를 통해 자신이 과거에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사과했다면 자신이 말한 “화해와 용서, 화합, 통합의 정치”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유튜브에서 보기: 황교안 “김대중씨, 이런 분이 딱 대통령 되니까 공안검사들 좌천”

* 외부 필진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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