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직썰

‘리얼돌’을 통해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37,407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사람과 유사하게 제작된 성 기구 ‘리얼돌’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6월 27일 대법원이 실제 사람의 신체와 비슷하게 만든 성 기구(이하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한다는 판결을 냈다. 이 판결은 인천 세관이 한 성인용품 수입업체에 리얼돌에 관해 수입통관보류처분을 내린 것에서 시작된다. 해당 업체는 인천 세관을 상대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에서 법원은 인천 세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상고심에서는 업체 측이 승소했으며 대법원은 상고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서 누군가는 “성문화에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판결”이라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8월 7일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훌쩍 넘긴 채로 마감됐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달라도 너무 다른 성별용 자위 기구

리얼돌은 단순 ‘성 기구’라고 불리고 있지만, 사실상 제작되는 상품은 대부분 남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남성용 자위 기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1월 한 성인용품 회사에서 일반인의 음부를 본 따 만들었다는 남성용 자위 기구를 제작한 바 있다. 해당 회사는 ‘멀게만 느껴졌던 이웃 나라 모델이 아닌 한국의 평범하고 건강한 여성’이라며 이 기구의 모델이 ‘일반인’임을 무척이나 강조했다.

남성용 자위기구(위), 여성용 자위기구(아래)

출처ⓒ홈페이지 캡처

여성용 자위기구는 어떨까? 여성용 자위기구 중 남성의 신체 일부를 재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은 잘 찾아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오로지 기능성에만 집중하거나 전혀 신체가 연상되지 않는, 슬쩍 보면 전혀 자위기구인지 모를 정도의 디자인을 가진 것이 주류를 이룬다.


그와 반대로 남성용 자위기구는 여성 신체 일부를 본 따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자위 자체를 위해서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부가적인 부분을 여성의 다른 신체의 모습으로 추가해 만든 상품도 많다. 심지어는 삽입을 위해 본뜬 부위는 여성의 성기에 국한되지 않고 아니라 입, 귀 등 다양하다. 이러한 기구들이 단순히 자위행위 자체만을 위해 제작됐을까? 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성적 욕구라기보다는 오히려 여성의 신체에 대한 점유 욕구에 가깝다.

‘리얼돌’은 누구의 신체로 만들어지는가

리얼돌이 다른 여성 신체를 본 따 만든 남성용 자위기구 보다 특히나 더 문제가 되는 점이 있다. 바로 여성 신체 일반에 대한 물화를 넘어 실재하는 여성 개인에게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리얼돌은 다른 기구들처럼 여성 신체의 일부를 재현한 것이 아닌, 얼굴까지 가진 채 실제 사람과 비슷한 사이즈로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리얼돌의 판매업체가 주로 내세우는 특장점(!)은 바로 ‘현실성’이다. 그렇다면 그 ‘현실성’은 어떻게 실현될까.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현실 속 매개체가 있기 마련이다.


2심 재판부는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며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이 잊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면 어떤 이의 자위 할 권리는 보장해도 리얼돌의 표본이 될 수 있는 이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짜 사람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인형이라면 과연 그 표본이 되는 것이 진짜 사람과 동떨어져 있을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한 리얼돌 판매 사이트는 ‘원하는 얼굴을 한 리얼돌을 제작해줄 수 있다. 갖고 있는 사진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여성의 가슴과 성기 모양, 심지어 점이나 모반을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한 리얼돌 판매 사이트 FAQ

출처ⓒ홈페이지 캡처

누군가는 리얼돌의 수입이 곧 남성 성욕 배출의 도구가 되기 때문에 성범죄율을 낮출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내놓는다. 이런 분석(!)은 성매매 합법화나 음란물 유통 합법화 등에도 따라붙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련의 주장들은 “여성의 신체는 (미디어 속에서든 재화가 되는 방식으로든 혹은 가상적으로 재현된 모습으로든) 남성의 성욕을 위해 동원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여성의 신체는 자신의 욕구를 위해 동원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결부된 성욕은 자칫하면 강간 욕구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 외부 필진 님의 기고 글입니다.

<직썰 추천기사>

직썰을 앱으로 만나세요.

(안드로이더 버전)

작성자 정보

직썰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