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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국민 고통 늘어 반대한다’는 나경원의 거짓말

6.7조 원 중 3.6조 원의 적자국채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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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출처ⓒYTN 화면 캡처

8월 1일 추경 합의 및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이 6조 7천억 원의 추경예산 중 3조 원 이상(바른미래당은 최소 2조 원)의 삭감을 요구해 벌어진 일이다. 이들 중엔 총선용 선심성 예산이라며 용처를 문제 삼는 측도 있었지만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적자국채* 발행 때문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총 3.6조 원에 이르는 적자국채의 발행액을 줄이지 않으면 추경예산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다며 사실상 추경 반토막을 공언하고 나섰다. 2001년 이후 세 번째로 길게 계류된 추경안을 그마저도 누더기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적자국채: 예상되는 세수 유입보다 정부 지출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할 때 차액만큼 발행하는 국채 


기본적으로 현 정부는 2017년, 2018년 각각 한 차례씩 추경을 실행했다. 다만, 적자국채를 편성해 추경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적자국채 편성 중 추경용으로 적자국채를 발행한 사례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메르스 추경’으로 6.6조 원 적자국채를 발행한 게 마지막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당선 직후인 2013년 1차 추경 때도 세수 충당 목적으로 17.3조 규모의 추경을 진행했다. 당시 적자국채의 규모는 8.7조 원이었다. 즉 적자국채는 여태껏 추경의 ‘통상적인’ 수단이었다.

2016년 국회에 추경안 처리를 당부하는 당시 대통령 박근혜

출처ⓒYTN 화면 캡처

그렇다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당시 새누리당)은 집권여당 시절 경험했던 적자국채를 왜 이제 와서 반대하고 나서는 걸까? 이에 대해 1일 오후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자비용으로 인한) 국민 고통을 덜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올 초, 전 국민에게 강제로 재정학을 학습시킨 기재부 S 전 사무관의 논리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적자국채는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바로 그 주장이다.


그러나 ‘이자’의 관점에서 보면 적자국채가 국민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또는 모르는 척 하는 소리이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세계잉여금*이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다면 작년의 세계잉여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놀랍게도 이자비용을 경감하는 데 사용했다.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국채 4조 원을 조기 상환하고 연초 국채 발행 계획 대비 9조 원의 국채를 덜 발행했다. 즉 재정계획상 총 13조 원의 부채에 대한 이자를 경감한 셈이다. 


*세계잉여금: 정부의 세금 수입이 예산을 초과하거나 예산보다 지출이 미달해 남은 돈. 즉, 정부가 1년 동안 거둬들여 쓰고 남은 돈을 뜻한다.

2017년 국회에 추경 편성 협력을 당부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2018년 국고채 발행 계획량은 총 106조 원 가량이었다. 이 중 실제로 발행된 금액은 대략 97조 원 정도다. 즉 계획대로 국고채를 발행했다면 결산 때 9조 원의 세계잉여금이 추가로 잡힌다. 원래 정부의 결산보고서에는 부채로 조달한 수입도 총세입에 포함된다. 즉, 작년에 미리 빚을 내서 재무상태표상 자산계정에 현금을 쌓아 둔 뒤 이자를 내다가 올해 사용할지, 아니면 작년에 빚을 내지 않고 올해 빚을 내 바로 사용할지의 문제다. 딱 봐도 후자가 이자를 덜 지출한다. 돈을 바로 빌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의 성향과 이념을 막론하고 적자국채로 추경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단지 미리 돈을 땡겨서 이자부담을 덜어낼지 아니면 이전 빚을 일단 갚고 돈의 용처가 정해지면 다시 국채를 발행할지 조삼모사적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지난주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렇다면 이자가 줄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에는 적자국채를 발행해 추경을 진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국가 결산 서류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여봤더라면 “적자국채가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긴다”라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의 김재원 의원(예결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야당들은 집권 당시 7조, 6조의 적자국채를 찬성했지만, 이번 정부의 6.7조 추경 중 3.6조 적자국채 발행이 포함돼 있다고 추경안 합의를 미뤄왔다. 심지어 1일 저녁 추경안 협상 중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이 음주 상태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2일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미국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이렇게 대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 나랏돈 쓰는 것마저 미뤄왔다. 말 그대로 ‘경제 내란’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2일 오전 5조 8,300억 원 규모의 추경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회는 2일 저녁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야당은 아무렇지 않게 3분기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될 때 ‘경제가 파탄 났다’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 외부 필진 힝고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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