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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나는 제일 아쉬운 게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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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무한도전> 시즌2 아닌가요?’

MBC <놀면 뭐하니?>에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유재석이 카메라 2대 중 1대를 하하에게 건넸을 때 하하가 양세형과 양세찬에게 그 카메라를 전달했을 때 김태호 PD도 어느 정도 예상하지 않았을까? 물론 양세형이 유세윤을 찾아간 건 조금 의외의 그림이었다. 그러나 유재석의 또 다른 카메라가 유희열과 정재형을 거쳐 장윤주로 흘러간 건 예상 가능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달리 말하면 다분히 <무한도전>스러웠다고 할까? 이 구도는 과거 <무한도전>이 ‘못친소 페스티벌’ 등의 기획을 통해 친구들을 불러모았던 방식과 닮아 있었다. 방송을 통해 확인했다시피 <놀면 뭐하니?>에서 카메라를 전달받은 연예인들은 대부분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사실상 넓은 의미의 <무한도전> 멤버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그러니 ‘무한도전 시즌2가 아니고 무엇이냐?’는 비판은 충분히 제기될 만했다.  


물론, 변론의 여지는 있다. 애초에 <무한도전>은 거대한 인맥의 집합체였다.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연예인이 출연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일부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기존에 알고 지냈던 지인들이었고 일부는 전혀 생뚱맞은 색다른 인물들이었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무한도전>의 방송 기간이 13년이라는 사실이다. 이쯤 되면 <무한도전>을 거쳐 가지 않은 연예인을 찾는 게 오히려 쉬울지도 모르겠다.  


유재석이 굳이 하하를 불러내 카메라를 전달하고 유희열을 찾아가 카메라를 놓고 온 건 아쉬운 판단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무한도전>에 두세 차례 이상 등장했던 멤버들이 방송 초반에 출연하게 되는 건 어찌 보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유재석의 입장에서도 처음 방송이 시작되는 김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마음 편히 카메라를 전달할 수 있는 가까운, 게다가 인지도까지 있는 지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좀 더 아쉬웠던 대목은 지상파의 익숙한 형식을 벗어나 있던 ‘릴레이 카메라’를 지상파에 수용하는 방식이었다. 휴식기를 갖고 돌아온 김태호 PD는 ‘릴레이 카메라’ 영상을 유튜브에 선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려던 김 PD의 고심이 담긴 신선한 시도였다. 그만큼 형식 파괴적이었던 ‘릴레이 카메라’였지만, 지상파로 소환되자 평범한 관찰카메라의 형식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


<놀면 뭐하니?>의 경우 조세호의 집에서 유재석과 함께 유노윤호, 딘딘, 태항호, 데프콘이 차례로 찾아와 ‘릴레이 카메라’ 영상을 보며 코멘터리를 다는 식이었다. 중간중간 캐릭터에 바탕을 둔 잡담이 섞여 있었다. 장소가 조세호의 집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최근 방송되는 여러 관찰카메라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작가 시점>, SBS <미운 오리 새끼>를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물론, 형식의 차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가장 적합한 형식을 가져오는 건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김태호 PD라고 해서 매번 새로운 것을 창조할 필요는 없다. 정작 문제는 코멘터리를 다는 멤버들조차 익숙한 얼굴들, 다시 말해서 지나치게 <무한도전>적인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릴레이 카메라’ 속 사람들도, 그 영상에 수다를 채워 넣는 사람들도, 심지어 웃음을 이끌어내는 방식조차 <무한도전>과 판박이였다. 


그러나 낙담은 이르다. 유재석이 유희열을 찾아가 “나는 제일 아쉬운 게 그거야. (...) 뭔가 계속 이어질 수 있으려면 결국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나올 만한 프로그램들이 없어”라고 말했던 대목이다. 이 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놀면 뭐하니?> 속에서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예능 캐릭터를 바라는 건 대중들만이 아니다. 예능 PD도, 국민 MC 유재석도 원하는 일이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때 더욱 다양한 예능인들로 가득 찰 때 예능도 풍성해진다. 그러나 예능 인물 교체야말로 갑자기 될 일도 아니고, 강제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유재석의 말처럼 포털 메인에 걸리느냐로 성패가 갈리는 환경 속에서 웬만한 인지도가 아니면 메인에 걸리지도 않는 마당에 무턱대고 아무나 데려올 순 없는 일이다.


결국 프로그램이 단단해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들을 위주로 <놀면 뭐하니?>의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다. 그런 다음에 차츰 유재석이 그토록 바라는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할 기회를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기에 누구에게 카메라가 전달될지 예측할 수 없는 ‘릴레이 카메라’는 적합한 포맷이다.  


시청률 4.6%로 시작한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 어떤 예능으로 진화할지 또 어떤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다 모을지 기대가 된다. 그러기까지 약간의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무한도전> 시즌2와 비슷한 느낌은 분명 있지만, 그 안에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이는 만큼 좀더 느긋하게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김태호와 유재석, 누구보다 예능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두 사람이 분명 답을 찾아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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