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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해결법’으로 화제 된 ‘96년 양궁 사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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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한국 경제가 위기라고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곧 나라가 망할 것처럼 정부를 흔들고 보수 성향의 대표 언론들은 일본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대항해 일부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으로 여행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위기 대처 사례로 올림픽 양궁 에피소드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활 제조업체 호이트 양궁(Hoyt Archery, 호이트)는 성능이 우수한 신제품 활을 한국 선수단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통보합니다. 한국 양궁팀이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자 자국인 미국 선수에게만 좋은 활을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당시 여자 양궁팀은 야마하 제품을 사용해 문제가 없었지만, 남자 양궁팀은 호이트 활로 올림픽을 대비했던 탓에 충격이 컸습니다. 결국, 한국 남자 양궁팀은 미국팀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활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그해 미국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호이트와 미국의 노골적인 방해에 한국양궁협회는 1997년부터 국내 초등학교·중학교 대회에서는 외국 제조사의 활을 쓸 수 없다는 대회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타국 혹은 타국 제조업체의 방해공작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당시 국내 활 제조업체는 윈앤윈, 삼익스포츠 두 곳이었습니다. 일부 양궁인들은 두 회사의 품질을 믿을 수 없다며 협회의 규정을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어찌 됐든 새 규정을 계기로 국내 회사는 급성장했습니다. 좋은 품질의 활을 만들기 위해 연구, 투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삼익스포츠 활을 사용한 박성현 선수

출처ⓒ김포시청 홈페이지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치러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새겨진 활을 들고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이 활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합니다.


시드니 올림픽 이후 국산 활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양궁 선수 128명 중 무려 50명 이상이 한국 삼익스포츠와 윈앤윈의 활을 들고 경기에 출전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입니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 이후 호이트는 위기를 느꼈는지 각 나라 선수들에게 막대한 포상금을 내걸며 물량 공세에 나섰습니다. 삼익스포츠는 금융위기와 일본 대지진의 여파를 견뎌내지 못하고 2015년에 파산합니다.

▲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은 2017년 세계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윈앤윈 활을 사용해 금메달을 땄다.

출처ⓒ윈앤윈 홈페이지

삼익스포츠와 더불어 국산 활을 만들었던 회사가 있습니다. 윈앤윈(제품명은 위아위스, wiawis)입니다. 호이트와 야마하, 삼익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졌던 윈앤윈은 야마하가 수익성 악화로 양궁 시장에서 철수하자 야마하의 생산시설을 인수했습니다.


윈앤윈은 좋은 장비를 만들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이어갔고 소재 개발에도 집중했습니다. 기술자와 AS팀을 모두 양궁선수 출신으로 고용해 선수들이 믿고 찾는 활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윈앤윈은 미국 호이트와 일본 야마하를 제치고 양궁 시장 매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양궁대회 상위 입상자들 대부분이 윈앤윈의 제품으로 메달을 땄습니다. 비록 삼익스포츠의 활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한국 기업은 여전히 기술력으로 세계 정상급 활을 만들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 일본어판에 올라온 기사

출처ⓒMBC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우리는 일본을 이길 수 없어. 그러니 바짝 엎드려야 해.’

우리 정부가 이런 식으로 일본에 굴복한다면 무역 갈등을 빚은 한일관계가 개선될까요?


7월 18일 대통령-5당 대표 회동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응책 중 하나로 내놓은 부품·장비 산업 지원(추경안에 포함)을 ‘추경안은 당 원내 지도부에게 맡길 일’이라며 거부했습니다. (관련 기사: 일본 규제에도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가 지원 반대한 황교안


1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현안 브리핑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이 ‘일본 사람들에게 국내 여론을 왜곡해 전달한다’며 작심 비판했습니다. (관련 기사: ‘국내 여론 잘못 전달’ 조선·중앙일보 작심 비판한 고민정


만약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국내에서는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부는 그 방법의 하나로 자국 기업 지원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국회가 이를 지원하려면 법안 제정 및 예산 승인 등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물론, 앞서 소개한 양궁 사례는 산업 구조상 반도체 업계와 다릅니다. 정부·국회가 자국 기업을 지원한다고 해서 현 상황이 반드시 나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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