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1달간 선수촌에서 쫓겨난 이유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성폭행 파문, 남자 선수의 여자 숙소 무단 침입, 스포츠 도박 사이트 베팅 혐의, 고등학생 당시 음주 등 최근 쇼트트랙 대표팀은 빙상계에서도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에는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4명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한 달간 퇴촌된다.
퇴촌의 발단은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일어난 사건 때문이다. 지난 6월 17일 남자 선수 A가 훈련 중 남자 선수 B의 바지를 벗겼다. B 선수는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해당 훈련은 남녀 선수가 함께한 훈련이었다.
이에 B 선수는 훈련 중 있었던 일에 대해 감독에게 알렸다.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이를 보고했다. 결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4명(남 7, 여 7)은 한 달간 퇴촌 처분을 받았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기행이 끊이지 않자 빙상계 내부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빙상 실업팀 A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수가 사고 치면 대한빙상경기연맹(관리위원회)은 감싸기에 바쁘다. 일단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야 하니까”라며 “사고 친 선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금방 복귀한다. 이 과정을 본 주변 선수들은 무서운 게 사라진다”며 빙상계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A 감독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계속된다는 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선수 개개인이 아닌 빙상계 전체에 주목했다. 실제로 쇼트트랙 부문은 빙상계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징계 대부분은 출전 정지에 그쳤으며 그마저도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 등은 유지되는 등 실질적 징계의 의미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지도자 또한 마찬가지다. 2004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축 선수 6명은 코치진의 구타와 폭언에 태릉선수촌을 이탈했다. 2005년에는 남자 대표선수들이 코치진에 반발해 입촌을 집단 거부했다. 하지만 문제의 코치 대부분은 가벼운 처벌을 받고 빙상계에 복귀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A 감독의 말처럼 선수와 코치들에게 문제의식이 사라진 셈이다.
빙상계를 향한 신뢰가 무너진 것 또한 문제다. 쇼트트랙 선수 14명의 퇴촌 조치가 이뤄진 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어 관계자 징계 절차를 예고했다. 한 빙상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맹엔 싹을 도려내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것보다 국제대회 성적이 더 중요하다"라며 이번 사건 또한 경징계가 내려질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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