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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

조회수 2019. 6. 13.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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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이 문제가 됐다.
출처: ⓒ연합뉴스

2014년 홍콩 우산 시위 이후 또다시 홍콩에서 대규모 민중 집회가 발생했다. 이번 집회는 그 규모부터 중국 정부의 대응까지 이전과는 다소 차원을 달리한다. 그럼 왜 이번 집회가 발생했는지 이번 사건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1. 왜 발생하였는가?

출처: ⓒ연합뉴스

이번 집회의 원인은 강경 친중파가 장악한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부가 입법한 ‘범죄인 인도 법안’ 이다. 현재 홍콩은 중국과 개별적으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는 것조차 철저히 제한적으로 행하고 있다. 일국양제* 하 홍콩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마음대로 인권 운동가나 민주화 운동가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것은 일국양제의 원칙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홍콩 행정장관이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라도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이다. 타깃은 당연히 중국 본토다. 


*일국양제: 하나의 국가에서 두 개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즉, 중국 안에서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의 홍콩·마카오 통치원칙이자 대만 통일원칙이다.  


이는 당연히 1984년 체결된 중영공동협정(소위 홍콩 반환 협정) 위배의 소지가 있다. 중국은 최소 2047년까지 일국양제의 원칙을 지킬 것을 합의했으나 범죄인 인도 협정을 무시하고 특정 국가로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일국양제의 원칙을 해칠 우려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

중영공동협정에 따르면 영국은 당연히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는 하다. 중영공동협정 본문 제 3-(12) 에 규정돼 있는 이 문구 때문이다.

「The above-stated basic policie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regarding Hong Kong and the elaboration of them in Annex I to this Joint Declaration will be stipulated, in a Basic Law of the 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by the National People's Congres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nd they will remain unchanged for 50 years.」

요컨대 부속서 1과 홍콩 기본법에 명기된 “현재의 홍콩 체제와 같은 자본주의 및 생활 방식”을 적용하되 이를 최소 50년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국은 야금야금 이 약속을 어기는가 하면 지난 2017년 영국의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이하 보죠) 외무장관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자 중국 외무성은 중영공동협정은 과거의 문서일 뿐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상 외교적 결례라고 본다.)


실제로 영국은 이 사건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 중 이 사건을 지속 생중계하는 곳은 서방권에서는 BBC가 거의 유일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이 아무리 G7 강대국이라고는 하지만 단독으로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영국에게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3. 그렇다면 미국은 가만히 있는가?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대화의 흐름 자체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새로운 외교적 카드를 하나씩 꺼내 들기 시작했다. 하나의 중국을 그나마 겉으로 지지하던 미국이 2019년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country’(국가)로 표기함에 따라 1979년 이래 지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앞으로 더 이상 미국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을 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은 SLBM 발사로 응답했다.)


그리고 미국이 두 번째로 꺼내든 카드는 바로 북한이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새로운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한 편으로는 중국의 G20 불참 가능성이 거론되자 G20 불참 시 바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까지 보였다.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당연히 홍콩 집회는 트럼프에게 좋은 대중국 추가 압박의 공급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트럼프가 현재 홍콩 집회와 무역 분쟁을 어떻게 엮어 중국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렇게까지 일이 번지기에는 아직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무력을 동원한다든지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조만간 분명히 트위터에 ‘Hong Kong’을 언급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죠 전 외무장관은 지난 2017년 중국 외교부와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지난 6월 1일 영국의 차기 총리로 사실상 보죠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4.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중국을 압박할까?

출처: ⓒ게티이미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확실치 않다. 현재 미 국무부는 이미 지난 6월 10일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홍콩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아직 트럼프의 트위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멕시코 이야기만 하고 있다.) 또한 보죠는 중국에 갚아 줘야 할 빚도 있고 총리가 될 가능성도 가장 높지만, 그가 신경 써야 할 문제는 안타깝게도 홍콩이 아니라 브렉시트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노딜 브렉시트까지의 기간이 이제 4개월 남짓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국이 항의하거나 외교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룸은 아무래도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영국의 보죠와 미국의 트럼프는 사실상 겉으로는 거의 정치적 동지(...) 수준이 됐는데, 보죠가 트럼프의 움직임을 보조해 중국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물론 보죠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트럼프는 알아서 중국에게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예컨대 고무탄 사용을 중지하지 않으면 즉각 추가 관세를 매길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5. 중국, 인민해방군 집결은 어떤 의미인가

출처: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참고 사진)

실제로 트위터 등지에서는 인민해방군의 장비가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 등이 돌아다니곤 한다. 시진핑이 일부러 ‘보여주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홍콩은 80년대 북경과는 달리 수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이다. 때문에 80년대의 중국이라면 모를까. 현재의 중국이 홍콩의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디 예측이 가능성만으로 될 것 같으면 여태껏 우리를 괴롭혀 왔던 그 수많은 문제도 과연 존재했겠는가 말이다. 이렇든 저렇든 홍콩인들에게 힘을 내라고 멀리서나마 용기를 북돋아 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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