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대회에서 늦게 출발한 여성 선수가 빨리 출발한 남성 선수를 앞질렀다는 이유로 대회가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3월 2일, 벨기에에서 2019 옴루프 헷 뉴스플라이프(2019 Omloop Het Nieuwsblad) 사이클링 대회가 열렸다. 해마다 1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권위있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남녀 선수들은 같은 코스로 달렸지만 기록 측정 혼돈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남성부가 여성부보다 10분 일찍 출발했다. 이 시스템이 문제가 됐다. 여성부에서 1위로 달리던 니콜 한셀만 선수가 남자부 하위 그룹을 따라잡자, 주최측은 차량을 출동시켜 한셀만에게 도로 옆에서 대기하기를 요구했다. 남성부와 여성부의 격차를 유지해야 혼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주최측의 엉뚱한 제지로 선두로 달리던 한셀만은 74위까지 추락했다. 대회 우승은 네덜란드 선수 찬탈 블록이 차지했다. 한셀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초반까지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슬프다"라며 "나와 선두 그룹 몇 명은 5분~7분 정도 경기를 멈췄다. 그 멈춰있던 시간이 나의 기회를 죽였다"고 밝혔다.
한셀만은 프로 대회에서 여성이 10분 일찍 출발한 남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자보다 빠른 여성도, 여성보다 느린 남성도 있다.”며 일침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