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은 뜨고 '뺑반'은 저조한 이유

조회수 2019. 2. 7. 15: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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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성적이 엇갈렸다.

2019년 새해 첫 1,000만 영화가 탄생했다. <극한직업>은 개봉 1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의 흥행 성공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꼽으라면 역시 ‘웃겼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코미디 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극한직업>에 만족감을 표했고 그 입소문이 흥행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같은 경찰을 소재로 한 <뺑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설날인 2월 5일 하루 동안 <극한직업>은 1,130,222를 동원했다. <뺑반>은 162,527명에 그쳤다. 게다가 <뺑반>은 <알리타: 배틀 엔젤>에게 2위를 내주며 밀려났다. 무엇이 두 영화의 성패를 가른 것일까?

임신한 경찰 처음 봐?

<뺑반>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다. 우선, ‘뺑소니전담반’이라는 낯선 소재를 범죄 영화와 잘 버무렸다. 제작비가 130억 원에 달하는 상업영화답게 제법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카레이싱이 펼쳐진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또, 많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것도 곁가지가 아니라 주요한 배역을 차지했다. 이렇게 많은 여성 배우가 출연한 경찰 영화가 있었던가.


그러나 거기까지가 전부다. 통제불능의 스피드광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아가던 <뺑반>은 어느 순간부터 흐름을 틀어버린다. ‘범죄액션오락’을 표방했던 초반과는 달리 중반 이후 ‘휴머니즘’이 끼어든다. 한국영화의 고질병이 도진 셈이다.  


내사과에서 뺑반으로 좌천된 은시연(공효진)부터 야망을 품고 있는 내사과 과장 윤지현(염정아), 출산 직전까지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뺑반 계장 우선연(전혜진)까지. 영화의 초반에 큰 기대를 품게 했던 세 캐릭터 중반 이후 힘을 쓰지 못한다.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었던 캐릭터의 활용이 아쉬웠다. 

<뺑반>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사이코패스를 연상케 하는 정재철(조정석)과 뺑반 에이스 서민재(류준열)다. <뺑반>은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두 배우의 개인기에 영화의 성패를 맡긴다. 물론, 조정석과 류준열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그러나 서민재의 아버지(이성민)가 등장하면서부터 예고된 신파는 <뺑반>의 호쾌함을 순식간에 잠식해 들어간다. 일개 부유층의 몰락을 보여주는 과정은 개연성이 떨어지고 경찰의 부패를 드러내는 방식은 뻔하다. 조정석과 류준열과 달리 여성 배우들은 캐릭터의 부실화 속에 전형적인 연기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썼지만, 그러느라 정작 한 가지도 제대로 못 한 느낌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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