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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파도 계속 나와 '범죄 종합선물세트'라 불리는 이 남자

폭행·강요 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직썰 작성일자2018.12.21. | 4,051  view
source : ⓒ연합뉴스

두 손을 모으고 고개 숙인 직원의 뺨을 손찌검한 데 이어 무릎 꿇고 사죄하는 직원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남성. 10월 말 공개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의 직원 폭행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source : ⓒ뉴스타파X셜록/연합뉴스

동영상 속 넓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운 직원들은 자기 일을 할 뿐 양 회장을 말리기는커녕 '짝', '짝' 소리가 이어지는 폭행 현장으로 곁눈질조차 하지 못했다. 사내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 온 양 회장의 위세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다음 날 공개된 또 다른 동영상에서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석궁이나 일본도로 산 닭을 잡도록 강요했다. 이 외에도 나이를 지긋하게 먹은 중년 남성 직원들이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염색하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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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영화 <내부자들>에서나 볼 법한 양 회장의 엽기적인 행위는 그가 가진 1천억 대 자산에서 생긴 힘과 권력에서 비롯한다.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서 불법 음란물 피해자들의 피눈물로 쌓아 올린 자산이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각종 영상물 등 자료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업체와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헤비 업로더, 불법 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장의업체 등이 한통속이 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영상자료를 조직적으로 담합해 유통하고 삭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것이 바로 ‘양진호 사건’의 핵심이다. 앞서 알려진 사내 폭행·강요 행위는 양 회장의 혐의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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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양 회장은 국내 웹하드 업체 1·2위 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운영하면서 ‘리벤지 포르노’(연인 간 복수 목적으로 촬영된 영상물)를 포함한 불법 음란물의 유통을 방조했다. 


그리고 웹하드 회원들에 의해 ‘○○녀’라는 딱지가 붙은 피해 여성들은 단돈 몇백 원에 불특정 다수에게 팔려나갔다. 


하루아침에 나락의 위기에 몰린 피해자들은 수사기관보다 영상물과 사진 등을 삭제·차단 조치해주는 디지털 장의사에게 먼저 달려갔다. 수치심에 고통받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유포자에 대한 처벌보다 영상물의 삭제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권도 양 회장이 쥐고 있었다.


양 회장이 운영하는 디지털장의업체는 불법 음란물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영상물을 삭제해 줬다. 피해를 주면서 돈을 벌고 삭제해주면서 다시 돈을 버는 셈이다. 그는 이처럼 불법 음란물 유통부터 삭제까지 피해자들에게 병과 약을 동시에 주는 구조적 모순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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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은 양 회장이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리벤지 포르노 등 100여 건을 포함, 음란물 5만 2천여 건과 저작권 영상 230여 건을 유포해 71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고 현재까지 수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각각 25%, 60% 수준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영업이익률이 네이버(약 25%)와 비슷한 점을 들면서 양 회장이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서 땅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돈벌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대마초와 성폭행 등 예상치 못했던 범죄 사실도 숱하게 드러났다. 


양 회장이 받는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폭행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저작권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 업무상 횡령 등이다. 그가 ‘범죄 종합세트’라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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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양 회장이 법조계는 물론 검·경에 로비를 하는 등 줄을 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유착 대상과 규모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검·경은 지난 12월 5일 양 회장을 구속기소 하는 한편,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기소할 방침이다.


정부와 국회 등은 수사와는 별개로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양진호’를 뿌리 뽑기 위한 각종 법률·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 음란물을 유통하는 웹하드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하고 음란물 유통 사업자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현행 최고 2천만 원에서 상향하고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불법 촬영물 유포의 경우 벌금형을 없애고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영리 목적의 유포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과 불법 촬영물로 얻은 이익의 몰수 근거를 담은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 개정안’ 등 계류된 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으로 대응키로 했다. 또 가해자 징계 등을 규정한 관련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양진호 회장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그가 자행한 폭행이나 불법 음란물 유통으로 인해 피해자들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엄격하고 공정한 법의 심판만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왔던 기형적인 구조를 뿌리 뽑고 앞으로 있을 피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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