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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여자 아나운서 결혼’을 보도하는 방법

해도 해도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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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작성일자2018.12.08. | 2,419 읽음

지난 11월 조수애, 신아영 아나운서가 각각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두 사람의 이름은 즉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습니다. 관련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기사 중 일부 기사는 눈살이 찌푸리게 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검색어를 조합한 어뷰징 기사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보기 민망한 자극적인 제목 

▲ 신아영 SBS 스포츠 아나운서 결혼 소식을 보도한 기사

E 매체는 ‘“옷 찢어주는 남자 원해” 신아영 바람 이뤄졌나…웨딩마치 ‘D-30’’이라는 제목으로 신아영 전 SBS 스포츠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을 전했습니다. 


제목에 나온 “옷 찢어주는 남자 원해”라는 말은 과거 신 씨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실제로 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딱히 의미 없는 과거 발언을 결혼 관련 기사의 제목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S 매체 기사의 제목은 ‘결혼 발표 신아영, 王골반 매력은 이제 한 남자에게만’이었습니다. 공식 기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선정적인 제목입니다. 본문에서도 신 씨의 몸매나 성적인 이미지가 강조된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복사, 붙여넣기로 생산된 기사!?

▲ 11월 21일 Y 매체와 D 매체의 기사. 제목부터 기사 본문까지 99% 일치한다. 글자 수도 487자(공백 포함)로 같다.

11월 21일 9시 11분 Y 매체는 ‘조수애의 자신감 덕? 결국 재벌家도 잡은 ‘미모서열 2위’’라는 제목으로 조수애 JTBC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을 전했습니다. 같은 날 9시 14분 D 매체는 ‘조수애, 결국 재벌家도 잡았다? ‘미모서열 2위’의 자신감’으로 같은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두 기사의 발행처와 기자는 달랐지만, 제목부터 기사 본문의 내용은 거의 같았습니다. 다른 점이 아예 없진 않았습니다. 제목에서 ‘자신감’이라는 단어의 순서, 본문의 첫 문장 정도였습니다. 그마저 첫 문장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매력 포인트였을까?”와 “매력포인트는 역시 자신감이었다”로 큰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두 기사는 불과 3분 차이로 발행됐습니다. 그런데 작성자는 다른데 제목, 본문은 거의 같았습니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을 돌려 쓰는 기분마저 듭니다. 흔히 이런 기사를 ‘뉴스공장’ 기사라고 합니다.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이슈로 작성한 기사를 다수의 언론사에서 복사해 돌려 쓰는 것을 말합니다.

사생활까지 돈벌이에 이용하는 기자들

▲ M 매체와 K 매체의 조수애 아나운서 결혼 관련 기사 제목

M 매체는 ‘박서원-조수애 결혼 소식에 주목받은 구원희… 딸 양육 문제로 이혼’이라는 제목으로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의 사생활을 친절하게(?) 보도합니다.


K 매체는 ‘조수애, 남편과 13살 차→ 딸과 14살 차… 20대 여중생 엄마의 양육 초읽기’라는 기사에서 두 남녀의 나이 차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동시에 박서원 대표의 딸이 몇 살인지 까지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결혼 소식을 전하며 불필요한, 또는 지나치게 상세한 사생활 정보를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기사들은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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