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개무시하냐" 백종원이 '골목식당'에서 분노한 이유
백종원이 홍탁집 아들에게 두 번, 세 번 묻는다. 그리고도 부족했는지 또 묻는다. 정말 결심이 섰는가. 정말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진짜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둬라. 시간을 더 달라고 하면 주겠다. 쉽게 대답하지 마라. 중간에 그만두는 것보다 지금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정말 힘들 거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솔루션 대상인 홍탁집의 결정적인 문제는 아들이었다. 백종원은 그 사실을 간파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백종원만의 경영 노하우를 가르치고 방송의 힘을 빌려 가게를 일으키는 건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백종원은 이렇게 말한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아들은 변해야 했다. 엄마에게 가게를 몽땅 맡긴 채 뒷짐만 지고 있는 아들. 몸까지 불편한 엄마가 고생해야 가게가 돌아가는 구조. 그래서 백종원은 계속해서 홍탁집 아들을 압박했다. “네!” 변화를 위한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과연 홍탁집 아들은 변했을까?
홍탁집 아들은 바뀌지 않았다. 처음에는 뭔가 달라지나 싶었으나 백종원이 나가고 나자 곧바로 대청소를 시작했고 닭 토막 내기 연습을 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점검까지 4일 남았을 때 홍탁집 아들은 허리를 삐끗했다며 조리 연습을 포기했다.
시간이 지나도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엄마의 조리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 생강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도, 몇 분을 끓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결국 백종원이 제시했던 과제(‘엄마의 닭볶음탕’ 완벽 마스터, 닭 토막 내는 법 완벽 마스터)를 완수하지 못했다. 하루에 고작 한번 연습하면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백종원은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홍탁집 아들이 한 번에 바뀌지 않을 거라는 사실 말이다. 일주일 만에 평생 요리를 한 엄마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라는 과제를 낸 건 어쩌면 불가능한 미션이었는지도 모른다. 백종원이라고 왜 몰랐을까.
어쩌면 백종원은 홍탁집 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점검을 하루 앞두고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홍탁집 아들은 끊임없이 변명으로 일관했다.
홍탁집 아들은 변할 수 있을까?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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