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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당하고 욕까지 먹는 ‘작업대출’ 피해 청년들

“사기를 당하는 XX들이 4년제를 다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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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작성일자2018.10.11. | 1,212 읽음

누구나 쉽고 빠른 대출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등에서 작업대출, 휴대폰 현금화, 급전 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시라. 아마 무수히 많은 곳에서 돈을 서로 빌려주겠다고 낚시질을 할 것이다.


헌데 그 수많은 속칭 ‘원라인대출’, '작업대출'은 모두 금융범죄에 해당되는 불법대출이다. 이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론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도 대출이 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 브로커가 중간에 개입해 소득이 없으면 소득이 있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다. 브로커들은 ‘작업’을 한 대가로 대출금의 절반, 심지어 전부를 갈취해 간다. 명백한 사기죄다. 

그러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불법대출 작업)에 가담한 공범자가 돼 버리고 뒤늦게 알아도 손쓸 방법이 없게 된다.


또 다른 변종대출로 ‘내구제’가 있다. 이는 내가 나를 구제한다는 뜻의 신조어로 주변의 도움을 구할 수 없어서 자신이 대출을 받아 스스로 구제한다는 의미. 내구제의 대표 격으로 ‘휴대폰 현금화’가 있다. 


휴대폰 현금화란 할부로 구입한 핸드폰을 개통한 뒤 중고로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해 돈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적게는 2대 많게는 6대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작업 또한 브로커가 개입하여 진행하고 대가로 수수료를 챙겨간다. 모두 비정상적인 금융이다. 


필자가 최근에 만난 20살 청년도 생활비 100만 원이 필요해 인터넷을 찾다 ‘작업대출’을 알게 된다. 그는 정식 대출 서비스처럼 흔하게 광고되는 작업대출이란 게 불법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브로커를 통해 저축은행에서 1,500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내구제 대출도 함께 진행해 휴대폰은 4대, 정수기를 10대나 구입하게 됐다.


그렇게 대출된 금액이 한 달 사이에 3,000만 원이 다. 하지만 실제로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은 5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2,500여만 원은 모두 브로커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범죄다.

도둑이야 소리치니 시끄럽다 욕을 먹네

위의 경우처럼 작업대출, 내구제 등 금융범죄는 최근 경제력이 부실한 청(소)년들 을 대상으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도 존재한다. 심각한 금융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민단체들은 '청년 빚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네트워크(청빚넷)'를 조직했다. 필자도 청빚넷의 일원이다. 우리는 정부와 금융감독원에 청년 대상 금융범죄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며 언론사와 협력하여 기사와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처음엔 언론을 통해 작업대출, 내구제 피해를 세상에 알리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생각은 틀렸다. 금융범죄에 의해 막다른 길에 몰린 청년들에게 여론은 오히려 차가웠다. (역시 기사의 댓글은 읽지 말아야 하는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피해자들이 멍청하다 경멸하고 손쉽게 돈을 가지려 했다며 질타했다.

rlaw****

아니 이런 사기를 당하는 등신들이 4년제를 다녀??ㅋㅋㅋ 좀만생각해봐도 뒤가 엄청 구린 거래인데?

10마넌 모자란다고? 방학때 공장 2달만일해도 1학기 생활비는 다 나온다 징징이새기들 사기당할만하네

akdl****

생활비없음 일해야지 나라빗 만들려고하네 애들 제발정신차려라

clon****

얼빠진 넘들이 넘치는구나~~일자리가 없는게아니지 의욕자체가없으니 일은 안해도 돈은 벌고싶은거지

워크아웃 받아주지말고 빚갚을때까지 생노가다 시켜라. 나라의 미래가 잿빛이구나

chlt****

에휴.. 돈은 없고 능력도 없는데 남들 하는건 다 하고 싶고..제발 분수에 맞게 삽시다.

대출은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 인걸 모르나? 정부는 빚쟁이 구제 제도는 왜 만들어가지고..어휴..

- 작업대출 관련 기사 댓글 발췌

살펴본 결과 댓글의 80%는 청년 당사자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피해자들은 2차 폭력으로 가슴에 멍든다. 기사에서는 불법 대출광고와 정부의 허술한 관리 감독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는데 도리어 비난의 화살은 청년에게 쏟아진 꼴이다.

이런 식의 비난은 하나의 패턴이 돼 다른 청년 채무자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돈을 갚지 못해 개인파산 또는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들에게, 사회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안’ 갚는다는 비난과 사회적 낙인을 찍어대고 있다. 애초에 개인회생이나 파산 모두 성실한 채무상환을 전제로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갚을 수 없는 채무를 그대로 두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를 조정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는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그냥 채무자가 불쌍해서 생긴 제도가 아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우리나라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왜 유독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심지어는 비난까지 할까?

나는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너는...?

비난 글을 쓰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채무자들이 모두 범죄자가 아니듯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을 테니. 오히려 삶을 이어가기 위해 하루하루 안간 힘을 쓰고 미래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저축하고 소비를 알뜰하게 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오히려 그런 사람일수록 신용유의자나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들을 보며 부도덕하거나 나태한 사람이라 생각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간혹 파산자 중엔 가진 재산을 감추기 위해 제도를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까지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내가 만난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모두 그저 평범한 삶을 바라는 청년이었다. 


알바를 두 가지, 세 가지 해봐도 빚이 감당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청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인해 본인도 덩달아 채무를 지게 된 청년, 남들처럼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대학에 다니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청년, 보증금 대출을 갚기 위해 본인의 적성과 상관없는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청년. 


내가 만난 청년들은 모두 평범하게 살기를 원했다. 그러나 빚이라는 굴레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던 청년이었다.

'평범한' 이들의 삶을 위한 사회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일상을 원하지만 전쟁 같은 삶을 산다. 자칫 한 눈이라도 팔면 사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가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약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애써 외면하고 오히려 자신처럼 열심히 살기를 강요하는 우리의 모습도 거기서 온다. 그래야 사회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 개인이 아닌 사회의 노력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노력과 상관없이 채무의 늪에 빠질 위험이 도사리는 사회다. 어떤 특별한 사람의 문제, 그리고 나와 상관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정말 특수한 배경의 소수를 제외한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채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부도덕한 이에게 면벌부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떤 사회 구성원이 한 번의 실패 혹은 범죄 피해로 영원히 낙인찍히는 시스템으론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특히 날로 수법이 고도화돼가는 불법대출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심각한 범죄이다. 구제책은 필요하다. 


성실한 이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 한 번 실패했다 하더라도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 정직한 노력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 우리는 이런 것들이 지켜지는 사회를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더욱 체계적이고 폭넓은 채무조정 제도, 불법대출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그 시작이다.

*청년정책칼럼은 (사)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실행위원회에서 매주 화요일 발행하는 기명칼럼입니다. 

* 외부 필진 서울청년정책LAB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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