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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의 '무통주사 맞지 말라'는 설득이 문제인 이유

조회수 2018. 10. 2.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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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지키려거든 윤리를 취사 선택하지 마십시오.
출처: ⓒ연합뉴스
‘신을 지키려거든 윤리를 취사 선택하지 마십시오.’

성경 구절에서 제시하는 윤리에 따라 배우자의 출산 때 무통주사를 거부했다는 전 프로 축구 선수의 발언을 봤다. 이후 이런 사고방식을 지닌 분들이 지켜야 할 윤리가 구약에 얼마나,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를 찾아봤다. 동성애고 무통주사 거부고 죄다 창세기에 규정된 하와의 원죄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시니 어련하시겠는가. 지금부터 Araboza.


당장 구약 레위기 11장에만 살펴봐도 인간은 돼지,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물고기, 동물의 피 등 수십 가지를 먹을 수 없게끔 규정돼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현대 한국에서 개신교인들은 선짓국도 먹고 장어도 먹고 문어도 먹고 삼겹살도 먹는다. 그 축구 선수는 과연 장어, 문어를 한 번도 안 먹어 봤을까? 본인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왜 괜찮고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것은 왜 안 되는가.

물론, 크리스트 교인들이 이와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가 평생을 바쳐서 구약의 규정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 것이며 인간의 마음을 정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기 때문이다. 증거도 있다. 마가복음 7장 1~23절, 사도행전 10장 12~15절, 골로새서 2장 16절, 디모데전서 4장 3~4절. 예수 그리스도는 후세 인간들에게 니들 편한 대로 골라서 지키라고 하신 적 없다. 얽매이지 말라고 하셨을 뿐.


아무래도 그 축구 선수는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대로 배우자를 사랑하는 것보다는 창세기에 문자로 규정된 내용이 더 소중했나 보다. 그럼 어차피 문자에 얽매일 거 레위기에 규정된 것도 같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음식은 예수 그리스도가 신약에서 허락했다는 핑계는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면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 구절에 얽매여서 배우자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두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약에서 규정한 것을 지키려면 다 지키든지 아니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든지 둘 중에 하나만 하시라는 뜻이다. 왜 윤리를 자기 편의에 따라 취사 선택하는가? 2016년 앨라배마 주립 오번 대학교의 웨인 플린트(Wayne Flynt) 교수는 예수가 신약에 이혼하지 말 것을 4차례나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침례교인들의 이혼율은 타 종교 및 무종교인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된 예를 들며 미국 개신교인들의 윤리 취사 선택을 비판한 바 있다.


국가에도 사회 구성원이 지켜야 할 대원칙인 헌법이 있고 크리스트 교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라는 대원칙이 있을 터인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가혹한 것이 말이 되는가. 신앙의 문제에 대해서 간섭할 생각은 딱히 없는데 신을 지키시고 싶으시거든 윤리를 취사 선택하지 말았으면 한다. 게다가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거창하게 책에다 적어서 돈을 받고 판매를 하는가? 성전의 바리새인이 울고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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