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 후 다시 'NLL 포기' 꺼낸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다시 한번 NLL 문제를 끌고 나왔습니다. NLL(Northern Limit Line)은 북방한계선으로 1953년 유엔사령부가 정전협정 체결 직후 서해 5도인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따라 그은 해안 경계선을 말합니다.(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9월 18~20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NLL 포기’에 합의했다는 겁니다.
- 김성태 원내대표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서해 완충구역 설정을 통해 적대행위를 금지했습니다. 사실상 불가침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감소시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완충구역이 북한보다 우리나라에 넓게 설정됐다고 지적하며 영토주권을 포기했다고 딴지를 걸었습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NLL은 한반도에서 늘 스파크가 튀던 이슈였습니다.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제2차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수많은 군사적 갈등이 이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종전선언을 위해선 NLL 문제를 평화롭게 풀어야만 합니다. 이에 남과 북은 이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자고 합의했습니다.
NLL은 우리나라만 인정하는 개념입니다. 북한은 아예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늘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거론조차 못 하게 했습니다. 그랬던 북한이 NLL을 공동선언문에 ‘명기’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정문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비밀회담을 했고 이 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록도 있다며 정치생명까지 걸었습니다. 하지만 비밀회담은 없었고 정문헌 전 의원은 의혹 제기 3일 후 은근슬쩍 녹취록을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말한 대화록으로 말을 바꿨습니다. 결론은 비밀회담은 없었고 NLL 포기 발언도 없었습니다.
새누리당은 1급 기밀 국가기록인 대화록을 열어 보자고 공세를 이어갔고 우여곡절 끝에 대화록을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NLL 포기 발언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주장한 의혹이 허위로 밝혀지고 그 배경에 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NLL 의혹을 다시 제기한 시점(2013년)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댓글 사건 이슈 등으로 큰 혼란에 빠져 있던 시기였습니다. 정문헌 전 의원이 가장 먼저 의혹을 제기한 시점은 2012년 대선 전이었습니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며 위기를 겪던 시기.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허위사실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NLL 포기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 그는 2012년 대선 부산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그는 선대위 총괄본부장이었습니다.
김무성 의원이 읽은 내용은 대화록 원문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 때문에 1급국가기밀 문서를 불법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검찰 고발까지 됐습니다. 불법 유출 의혹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지라시’에서 본 것이라 해명했고 검찰 역시도 김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지라시 내용을 보고 1급 국가기밀 문서 내용과 똑같은 내용을 머리 속에 담은 김무성 의원의 능력으로 인해 당시 그는 ‘무당’ 소리를 들었습니다. 불법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도 큰 논란이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 이후 출범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출처로 청와대를 지목했고 이에 검찰은 김무성 의원의 대화록 불법 유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다시 한번 ‘NLL’ 공세를 퍼붓는 모습입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전방초소(GP)철수,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활동 제한 등 수많은 군사 합의를 이끌어낸 성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못 보는 것일까요? 아니면 안 보는 것일까요?
* 외부 필진 보헤미안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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