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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비웃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계획들

조회수 2018. 9. 20. 16: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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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일들이 실제로 이뤄졌다.

지난 9월 8일 노컷뉴스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11년 만에 평양정상회담, 문 대통령 ‘백두산 트래킹’ 꿈 이룰까’라는 자사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노컷뉴스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백두산 트래킹을 하고 싶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실현 가능성이 낮다’,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소셜미디어 계정은 이 기사를 공유하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태그를 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반은 사실이 됐습니다.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기자의 예측이 틀린 셈입니다.  


기자의 전망이 틀린 기사는 비단 이 기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현실적이라던 ‘4대 제안’, 모두 이뤄졌다 

▲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자 보수언론 등은 이를 비난했다.

2017년 7월 6일 독일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쾨르버재단에서 ‘베를린 구상’을 발표합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추구,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구상 추진 등 ‘5대 정책 방향’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이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4대 과제’가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행사 재개, 평창 평화올림픽 실현, 적대행위 상호중단, 남북 대화 재개 등을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언론은 비현실적인 계획이라며 앞다퉈 문 대통령을 공격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문 대통령의 이런 제안을 무시하고 도발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절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동아일보는 ‘ICBM 도발 이틀 만에 나온 연설로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까 우려된다’며 문 대통령의 연설을 잘못된 메시지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이 제안을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고 언급한 것을 한국 언론이 인용하면서 사태는 더욱 가열됐습니다. 심지어 남북 대화는 끝장났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1년 남짓 시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이산가족 상봉, 1~3차 남북정상회담, 사실상의 종전 선언 등 문 대통령의 4대 제안이 모두 이뤄졌습니다. 게다가 남북 대화는 어느 때보다 잘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정은 ‘비핵화’ 육성나오자 태세전환한 조선일보 

▲ 9월 18일 조선일보 3면과 9월 20일 조선일보 1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육성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조선일보는 금세 말을 바꾼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조선일보는 ‘한 번도 듣지 못한 김정은의 비핵화 육성.. 이번엔 들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육성을 끌어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설레발만 칠 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를 언급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9월 19일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로 생중계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육성이 나온 다음 날인 9월 20일 신문 1면에서 ‘김정은 “핵 없는” 한마디에… 공중정찰·해상훈련 포기’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스스로 그토록 주장했던 비핵화 육성에도 불구하고 ‘군 안팎에선 대북 정찰·감시 능력과 유사시 즉각 대응 능력의 약화로 군사 안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라며 근거 없는 소문과 자유한국당의 이상한 논리만을 받아 보도했습니다. 


마치 그때의 일이 없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박근혜, 북 핵 포기 시 매년 630억 달러 투자

▲ 2015년 11월 언론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매년 630억 달러(73조)를 지원하겠다고 보도했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해마다 630억 달러, 우리 돈 73조 5천 원의 수요가 예상되는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에 합의하겠다며 전 세계에 밝혔습니다. 충분히 환영받을 만한 성과였으며 경제협력까지 물꼬를 틀 여지가 마련된 겁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여전히 유엔 제재를 핑계로 ‘남북 경제협력’을 반대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전쟁 위협 때문에 나왔습니다. 비핵화로 인해 전쟁의 공포가 사라진다면 제재가 풀리고 평화적인 교류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섯 번의 남북정상회담, 세 번이 문재인 대통령

영국의 BBC 뉴스는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미래를 환영한다(Moon and Kim hail new future for North and South Korea, signing wide-ranging agreement in Pyongyang)’며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속보 등으로 보도했습니다.


간혹 최근 들어 남북정상회담이 자주 열리다 보니 그 의미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분단 후 총 다섯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세 번을 현 정권이 일궜습니다. 불과 5개월 만에 말입니다.  


언론이 대통령과 정책을 비판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정부 감시가 언론의 큰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판을 하더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비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입맛대로 공격하는 방식은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십상입니다. 최소한 잘한 일에 대해선 잘했다고 말하는 언론을 기대합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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