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피해자에 "잘 맞게 생겼다" 막말한 파출소장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민원인과 부하 경찰에게 폭언 및 성폭행 발언을 일삼던 사실이 적발됐다. 참다못한 부하 경찰들이 집단으로 진정을 냈다. 충격을 받은 한 경찰은 파출소장의 발언들을 일자 별로 기록해두기도 했다.
9월 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파출소장의 막말은 일상이었다. 그는 미혼인 부하 여성 경찰에게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심지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다뤄지는 강간을 두고 부하 경찰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작년 11월 17일에는 부하 여성 경찰이 롱패딩을 입고 오자 “이 롱패딩 하도 길어서 만약 강간당하면 범죄자가 못 빠져나오겠다. 지퍼에 걸려서”라는 식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했다.
위 발언이 언제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건 파출소장의 막말을 견디다 못한 부하 경찰이 1년 전부터 그의 발언들을 날짜와 함께 기록해뒀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면 해당 파출소장은 부하 경찰뿐 아니라 민원인, 더 나아가 가정폭력 피해자를 조롱하기도 했다.
야근 근무 중엔 파출소에서 보호 중인 여성을 두고 “(저 여자는) 개 패듯이 패야 말을 듣는다”(2017년 11월 2일)고 하거나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칭하며 “잘 맞게 생겼다”(2018년 4월 26일)는 식이다. “여자가 몸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면 강간을 당한다”, “데이트 폭력은 벌금 내면 그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추가로 해당 파출소장은 근무평가를 인질 삼아 부하 경찰들에게 밥을 얻어먹거나 휴일에 부하 경찰을 불러 족구를 시키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족구를 못 한다고 욕설을 하기도.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해당 파출소장은 곧 조사를 받고 징계가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