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구글을 싫어하는 이유

조회수 2018. 9. 5.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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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도 좋아할 리 없다.
구글에서 ‘트럼프 뉴스’를 검색해 봤더니 96%가 좌파 매체 뉴스였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지난 8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해 구글을 공격했습니다. 구글이 "보수주의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해 자신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계속해서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죠.


비단 트럼프 대통령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현재 미국 보수진영의 많은 인사는 구글 뉴스의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하고 있죠. 과연 그들의 의심은 합당한 것일까요? 이와 관련한 <더컨버세이션>의 번역기사(뉴스페퍼민트)를 소개합니다.

출처: 트럼프 트위터
출처: 트럼프 트위터

미국의 보수적인 논평가들과 심지어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까지 '구글이 제공하는 뉴스가 편파적'이라는 혐의를 제기합니다. (구글이 편파적인 정치 성향을 가지고 진보-좌파 쪽의 뉴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구글 뉴스가 사용자의 정치적 관점에 기반해 (의도적으로) 그와 다른 뉴스를 전달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 우리는 구글 뉴스가 페이스북과 여타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에코 챔버(echo chamber)”*와 같은 현상을 만들지 않고, 진보와 보수적인 사람 모두에게 거의 똑같은 출처의 뉴스를 추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구글 뉴스가 편파적이라는 혐의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죠. 


*에코 챔버 : 특정 성향의 개인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인터넷 사이트 역시 그 성향의 사용자에게만 매력적인 콘텐츠를 계속 제공함으로써 서로 간의 메아리만 들을 수 있는 확증편향 상황 (주간조선 기사 "필터버블의 덫")

일반적인 검색 기능을 포함한 구글의 많은 온라인 서비스는 대부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죠. 하지만 우리를 포함한 미디어 학자들은 뉴스와 관련해서 검색 엔진과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을 적은 수의, 한정된 종류의 출처가 아닌, 더 넓은 범위의 정보로 이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본 연구는 구글 뉴스가 기존 저널리즘 가치에 기반한 공적 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하지 않게끔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죠. 하지만 맞춤형으로 공급되지 않는 뉴스가 오히려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찾는지와 상관없이 주류 언론사의 기사가 뉴스 검색 결과에 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은 구글 뉴스 추천의 49%는 뉴욕타임스, CNN, 폴리티코, 워싱턴포스트, 허핑턴포스트, 주류 언론사 5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위 다섯 언론사는 다른 주류 언론사와 비슷하게 중도 좌파의 색채를 가집니다. 


또한, 구글 뉴스는 많은 수의 기사를 올리고 사건에 대해 적당히 빠르게 반응하며 많은 직원을 가진 그리고 원문 기사를 가진 사이트를 선호합니다. 언론사의 정치적 색채와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기준들인데요. 이런 기준들은 작은 규모에 적은 수의 글을 게시하며 자체적인 현지 보도 기사(원문 기사)가 적은 '분명한 당파성을 가진 보수 논평 사이트'들에 불이익을 주죠. 


사용자들은 실제로 구글 뉴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릅니다. 같은 분야의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구글은 구글 뉴스와 여타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부분적으로) 이는 미디어 회사들이 구글의 시스템을 본인의 기사에 우호적이게끔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출처: KBS

어떻게 에코 챔버를 테스트했을까?

2016년 선거 직전 우리는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을 구글 뉴스에서 검색했을 때 어떤 결과를 얻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를 통해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에 거주하는 다양한 참가자가 모집됐죠.


참가자들은 다양한 연령대, 교육 수준,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41%는 진보적 성향, 26%는 보수적 성향의 참가자가 모였죠. 33%의 참가자는 정치적 관점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개인 구글 계정에 로그인한 상태로 구글 뉴스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뉴스를 검색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후 그들이 각 후보자에 대해 추천받은 처음 5개의 기사를 알려주기를 부탁했죠. 우리는 이를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 이후와 기사가 뜸해진 기간에도 실시했습니다. 그 뒤 사람들이 추천받은 기사들을 비교했죠. 


참가자들이 개인 구글 계정에 로그인한 채 본 작업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구글은 개별 사용자들에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검색 결과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에 영향력을 행사하죠. 우리는 구글에 기록된 기존 검색 결과와 온라인 활동에 따라 참가자들이 다른 기사 추천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대신 연구 결과는 진보와 보수 모두 같은 출처의 뉴스 기사를 받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보수에 적대적인 공모는 없다

우리는 (다른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요 기술 기업들이 보수에 적대적인 공모를 하거나 그들의 알고리즘을 조작해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주장이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몇 사람들은 이미 그 반대가 사실일 수 있다고 주장했죠. 2016년 선거 준비 기간, 페이스북은 중요 보수 집단들이 페이스북 내부의 편견을 조사하는 것을 내버려 둠으로써 보수에 우호적인 편견을 만들어낸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트위터도 2018년에 인포워즈*를 보호했다는 비슷한 혐의를 받았죠.

*혐오 논란을 페이스북, 애플, 유튜브 등에서 퇴출당한 미국의 극우 사이트

인포워즈 메인 화면

그뿐만 아니라 기술 분야 기자 카라 스위셔는 “트럼프 자신이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해 가장 열변을 토하는 정치인이다. 미디어에서 그의 존재는 증폭되어 있고 실리콘 밸리가 지난 20년 동안 세계에 배포한 도구로 인해 반복되고 다시 반복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기사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하지만 구글 뉴스의 편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먼저, 구글 뉴스 검색 결과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언론사를 선호합니다. 연구에서 최소한 한 개의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위치한 14개의 뉴스 사이트 중 오직 세 곳만 상대적으로 신생인 디지털 중심의 언론사였습니다. 나머지는 전통 신문사나 전국에서 볼 수 있는 TV와 잡지였죠.

이것이 문제인지 아닌지, 만약 문제라면 얼마나 문제인지는 개인의 해석에 달려있습니다. 공유된 사실에 기반한 공적 담론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겐, 구글 뉴스 검색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비슷한 결과를 제시한다는 게 좋은 소식일 수 있죠. 오래된 뉴스 제작자들이 현재 사건에 대해 가장 잘 보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겐 우리의 연구가 그들의 불안감을 없애줄 것입니다 .


하지만 정치 영역 전반에 걸쳐 미국인들은 구글 뉴스 결과를 포함해 온라인을 지배하고 있는 국가 미디어보다 지역 미디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비밀스럽고 복잡하며 계속해서 변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검색 엔진과 소셜미디어를 믿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죠. 


궁극적으로 알고리즘과 기술에 대한 걱정은 결국 어떤 보도가 더 많은 관심을 받을지를 결정하는 원리에 대한 질문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구글 뉴스는 기존 저널리즘 규범을 따르는 기사를 우선시해야 할까요? 혹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다른 기준을 따라야 할까요? 


트럼프의 말은 지지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죠. 왜냐하면 지지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의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은 모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뉴스에 대한 판단이나 균형 잡힌 보도에 대한 개념 자체는 (사람인) 편집장의 결정이 관여돼 있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죠. 알고리즘은 이 곤경을 풀지 못합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민주 사회에서 뉴스가 수행해야만 하는 역할에 대한 공적 토론에 더 날카로운 관점을 가져올 수 있죠. 트럼프의 최근 공격은 이 토론을 막을지 모릅니다. 언론에 했던 비난을 기술 기업에 하며 트럼프는 많은 사람에게 기술 기업이 '가짜'기에 믿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문: 더컨버세이션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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