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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7,000만원 버는 맞벌이는 서울에 살지 말라는 거야?”

‘맞벌이 7,000만원’ 전세대출 제한에 뿔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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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TBC

정부가 10월부터 부부합산 기준 연 소득 7,000만 원 이상 고소득자나 다주택자에게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발표가 나오자 당장 ‘40대 맞벌이 부부는 서울에 살지 말라는 거냐’는 반응이 나온다. 대부분의 언론 역시 이런 오해를 하도록 유도하는 모양새다.

통상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에 보증을 서는 기관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SGI) 이렇게 3곳이다. 앞에 2곳은 공기업, SGI는 사기업이다. 순서대로 전체 전세자금 대출의 50%, 30%, 20%를 담당하고 있다.


공기업 보증과 사기업 보증은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전자는 전세대출 받을 때 주인 허락을 안 받아도 되는데, 후자는 집주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국가) 보증과 달리 사기업(SGI) 보증은 전세보증금 자체에 질권설정을 넣어서 담보를 잡기 때문에 임대인의 동의(질권 승낙)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차이는 이자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금리는 대략 최저 3.0% 정도다. SGI는 공기업 보증 대출 금리보다 대략 0.5% 정도가 높다. 대신 대출 한도가 높고 대출 대상에 제한이 없는 게 특징이다. 실제 고소득자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SGI 보증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출처JTBC

앞 내용을 읽으면 짐작할 수 있듯 정부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막는다면 소비자들은 SGI 보증을 쓰면 된다. SGI는 전세보증금 자체를 담보로 잡기 때문에 애당초 대출자의 소득이나 자산을 복잡하게 따질 이유가 없다. 정부가 사기업인 SGI에 보증을 하지 말라고 강제하기도 사실상 어렵다. 그러니까 8월 29일 관련 기사를 본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로 부부합산 기준 연 소득 7,000만 원 이상 가구의 전세자금 대출이 실제로 불가능해질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물론, 처음 계산했던 것보다 많게는 0.5% 정도 높은 대출 금리를 부담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0.5%가 어딘가. 목돈 빌려서 드디어 전셋집 마련하려고 했던 이들은 분통이 터질 것이다. 그럼 문재인 정부는 왜 유권자들을 적으로 돌리는 이런 멍청한 정책을 진행하려고 하는 걸까. 


정부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의 투기과열을 막겠다고 밝히며 여러 가지 조처를 취했다. 가령 투기과열 지구와 투기지역에서는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의 담보가치에 따른 대출금의 비율)를 40%로 제한하는 식이다. 이러면 강남의 10억짜리 아파트를 살 때 대출을 4억밖에 못 받는다.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은행에서 많은 금액을 저리에 빌릴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은 훌륭한 우회로가 됐다. 은행들이 전세대출을 내줄 때 계약서만 보고 실거주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서 지인들 사이에 허위로 전세계약을 맺고 대출을 실행해서 집을 사는 수법 등은 이미 잘 알려진 것들이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 등 업계에 따르면 자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해 이중으로 자금확보도 가능하다.

실제로 8·2 대책 발표 이후 전세대출 규모는 추세를 이탈해 비정상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2조 2,000억 원(37.2%) 늘어났다. 전세대출 규모는 2015년 전년 동기 대비 17.6%, 2016년 25.1%, 2017년 27.9%씩 늘어난 바 있다. 단순히 해당 기간의 집값 상승이나(통상 집값이 오르면 전셋값도 오른다) 신규 아파트 수 증가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지점이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서 뭔가 ‘딴짓’을 도모하는 이들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들이 뭔가 대단히 잘못했다거나 나쁜 사람들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우리 사회의 제도적 구멍을 드러내는 풍경일 뿐이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전세보증 제한 정책의 조준점은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버린다든가 하는 엉뚱한 사람들을 없애는 것이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 수요를 잡아서 종국적으로는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지, 집 없는 서민을 괴롭히자는데 정책 취지가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한참 더 정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이런저런 실수들이 있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정말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의 지지층을 정면으로 타격하는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 원’이라는 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 좀 더 지켜보면 뭔가 절충점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 외부 필진 김동환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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