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이기심 때문에 못 짓는 시설 5가지

조회수 2018. 8. 28.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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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들어오면 동네 땅 값 떨어져!!"

이제 대한민국은 발전소, 쓰레기폐기시설과 같은 혐오시설을 넘어 ‘XX 아무것도 짓지 마소’의 강을 건넌 듯하다. 집값 문제라면 뚝배기 깰 듯 달려드는 일부 주민 때문에 정작 필요한 시설을 짓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왜 이런 걸까? 주민 이기심에 부딪혀 건립이 지연된 시설에 대해 알아보자.

1. 장애인 특수학교


결론부터 말한다. 장애인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니다. 그래도 내 동네에 들어오면 어쩐지 땅값이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말자. 


2017년 4월 교육부가 전국 특수학교 16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16개 지역 중 14개는 가격 변동이 없고, 나머지 2개는 오히려 올랐다고 한다.

출처: 직썰만화 "우리 아이는 범죄자가 아니에요"
“여러분이 욕을 하셔도 듣겠습니다. 지나가다가 때려도 맞겠습니다. 그래도, 학교는, 특수학교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강서지역 특수학교 건립을 호소하는 장애아 학부모 발언 中

그렇다면 강서지역 내 특수학교 설립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한쪽에서는 특수학교 건립을, 다른 한쪽에서는 한방병원 건립을 외치며 싸운 까닭은? 주민들의 이기심도 있었지만, 이들을 둘로 갈라 싸움을 부추긴 건 다름 아닌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히힛

사건은 이렇다. 김 의원은 2016년 강서구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공약으로 내건다. 동네에 한방의료원 있으면 얼마나 좋나. 침도 좀 맞고 어르신들끼리 모여 말동무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공약은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했으니… 땅 소유주인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그곳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었다. 달라진 건 주민들 마음이겠지만, 이를 부추긴 건 다름 아닌 김성태 의원이었다. 그가 백지공약을 남발하지 않았다면 장애아 학부모가 무릎 꿇고 호소하는 일도, 주민 간 편을 갈라 싸우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한편, 주민간 갈등만 낳은 김성태 의원은… 

짜쟌! 국회의원으로 당선!

이렇게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빗던 특수학교 두 곳은 올해 8월이 되어서야 공식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2002년 이후 서울지역에 무려 17년만에 생기는 특수학교라고.

2. 소방서

집 근처에 소방서가 생기면 어떨까? 레알 좋은 일 아닌가? 우리 집에 불나면 겁나 빠르게 꺼줄 테니까. 그만큼 우리에게 소방서, 소방관은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오오 

1. 집에 불이 났다.
2. 소방관 빠르게 출동!
3. 신속한 진화.
4. 소방서가 우리 옆집이었다니(감탄)

그런데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작년 서울 금천구는 삼고초려, 우여곡절, 아니 천신만고 끝에 주민들과 소방서 건립을 합의했다.


지금까지 구로소방서는 본진인 구로구와 소방서가 없는 금천구까지 앞마당 삼아 모두 70만 명의 주민을 홀로 커버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서울에서 한 소방서가 담당하는 가장 많은 인구. 때문에 구로소방서는 임요환의 드랍쉽만큼 빡 센 업무 컨트롤이 요구됐다.

출처: 채널A
동네 활성화하려다가 사람 죽겄소...

그렇다면 일부 금천구 주민들은 왜 소방서 건립을 반대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금천구 소방서가 들어서는 곳은 바로 독산2동. 금천구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독산2동에 소방서가 생기면 지역 활성화가 더뎌진다는 논리다. 쉽게 말해 집값이 겁나 걱정되니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럼 장소를 바꾸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럴 순 없었다. 소방서가 들어서기로 한 독산2동의 말미고개는 그야말로 소방서 최고의 입지를 자랑했으니까. 말미고개는 왕복 12차선의 시흥대로를 접한 교통요충지로 금천구 전 지역을 화재사고 골든 타임인 5분~10분 안에 커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었다. 동네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제일 아니겠나.

3. 기숙사 건립 반대


작년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꼴랑 15.1%에 불과했다. 100명 중 고작 15명만 기숙사에 들어간다. 만약 지방에서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다면 어떨까. 


기숙사를 신청한다 -> 광탈 -> 멘탈이 바스라진다 -> 인근 집값을 알아본다 -> 한강 수온을 체크한다


출처: 마포대교
어서와..

주민 반대로 건립이 보류된 기숙사만 해도 서울에서만 무려 5개다. 고려대, 한양대, 총신대, 성동구 한국장학재단 기숙사, 성북구 한국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까지. 주민들이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공사할 때 넘나 시끄러움!


먼지도 개 많음!


대학생들 많아지면 맨날 술 먹고 섹X나 하는 거 아니냐?


대학생들이 우리 아이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 않겠어?

“세월호의 참사를 벌써 잊으셨나요? 우리 아이들을 (기숙사에 사는 대학생으로부터) 지켜주세요. 기숙사를 지으면 대학생들이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 할거에요”

-행복 기숙사 건립반대 추진 위원회-

그러니까 핵심은 집값 내려가고 원룸 장사 안되니까 안 되겠다는 것이다.


서울 내 대학 근처 평균 집값은 보증금 1,000에 월세 48만 원. 동네에 따라 더 비싼 곳도 수두룩하다. 사회초년생 직장인도 감당하기 빠듯한 액수. 대학생이 대체 돈이 어디 있겠나 (…) 집 멀고 가난한 대학생들은 그저 조용히 눈물을 훔칠 뿐이다.

출처: SBS
"어...집 값... 으흐흙ㄱ.... 보증금... 크흐ㄺ흑"

4. 국공립유치원


대선 기간 “국공립유치원을 줄이겠다”고 말하며 영혼부터 육체까지 탈탈 털린 안철수 전 대표가 좋아할 만한 소식(?)도 있다. 


작년 용산구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에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을 집단 멘붕에 빠뜨렸다. 용산구청은 산책로로 쓰던 한남동 응봉근린공원 일부를 국공립어린이집으로 바꾸려고 했으나 일부 주민들이 서명까지 해가며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근데 국공립유치원 반대할 뻔 했대"

이유가 뭐냐고? 시끄럽고, 교통이 나빠지고, 주차하기도 힘들어지고, 산책로가 줄어든다는 것. 역시 쉽게 해석하면 집값 내려가니 안 되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해당 유치원이 건립하기로 한 한남동 일대는 유치원 부족으로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임을 이해해야 한다. 무려 500여 명의 아이가 근처 유치원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유치원 원정대를 보내는 수준이라고.

그렇다고 국공립유치원 건립 때문에 공원이 왕창 사라지는 건 또 아니다. 새로 지으려는 유치원은 응봉근린공원의 고작 0.04%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

출처: JTBC
아무리 들어봐도 이유가 이상하다

5. 노인복지시설 


경기도 의왕시에는 세종대왕의 넷째 아들인 임영대군의 묘와 사당이 있다. 인근 마을에는 임영대군의 후손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총 20여 가구에 100여 명, 대부분 노인이다. 


2016년 8월 의왕시는 이 마을 근처에 요양원 건립을 추진했는데, 무슨 일인지 요양원의 잠재적 수혜자인 노인들이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심지어 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공사장 입구에 컨테이너로 가건물을 지었다고. 무슨 일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곳이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점, 그리고 동네 상권이 나빠진다는 점이다. 그들의 말처럼 문화재보호구역은 반경 500m 내 어떤 시설도 들일 수 없다. 하지만 의왕시가 요양원 부지로 선정한 땅은 그 범위 밖. 결국, 상권이 나빠진다는 게 진짜 이유다.

송파구에 설립 예정인 노인시립송파실버케어센터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건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동네에 요양원이 생기면 가장 먼저 혜택을 받을 사람은 지역 주민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망권 침해 및 소음, 즉 집값을 연결될 수 있는 요인들 때문에 반대 뜻을 굽히지 않는다. 더욱 충격적인 건 반대를 위해 폐륜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노인이 우리 아이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처럼 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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