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고양이 천 마리를 학살한 이유
누군가 길고양이를 위한 음식에 쥐약을 섞어 놓는다는, 얼핏 괴담 같은 이야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게나 집 근처를 어질러 놓는다거나, 시끄럽다는 이유, 혹은 고양이 수가 너무 많아서, 그냥 보기 싫어서 등등의 이유로 (어떤 이유든 절대 정당화될 순 없습니다) 함정을 파고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나 언론 보도를 통해 종종 제보되곤 하죠.
최근 대전의 한 마을에서 밝혀진 '고양이 살해' 이야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지난 17일 대전지역방송 TJB는 8년 동안 천 여마리의 길고양이들을 죽여온 한 남성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범인은 70세의 마을 주민 K 씨로, 그는 생선이나 닭고기 등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쥐약을 묻힌 후 고양이에게 주면서 의도적으로 고양이를 죽여왔습니다.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말이죠.
몰살, 학살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이 범행의 이유는 어이없게도 "고양이가 그냥 싫어서" 였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가 잠복 끝에 잡아낸 K 씨가 직접 밝힌 범행동기였죠.
이 마을에선 지난 8년 동안 계속해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고, 쥐약을 먹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고양이를 목격한 이야기도 꾸준히 들려왔습니다. TJB의 취재 과정에선 "걔네들 쥐약 먹고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는지 아세요!"라고 소리치며 분노하는 주민의 모습도 볼 수 있었죠.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살묘범 K 씨는 현행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인 없는 동물을 죽이고 학대할 목적이었던 K 씨의 행위는 분명 동물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K 씨가 검거된 현장에서 고양이의 사체를 직접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살묘를 목적으로 한 K 씨의 행위는 정황과 자백으로 충분히 입증되지만,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학대 혐의를 적용하긴 힘들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입니다.
이번과 같은 극단적인 규모가 아니더라도,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한 고양이 살해는 지역을 막론하고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싫어서" 혹은 자신에게 조금 피해를 준다고, 길고양이들의 열악한 환경을 이용해 그들을 학대하고 죽이는 모든 일이 멈추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