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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에 놀랍도록 무관심한 한국 사회

피해자들만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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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지난 7월 2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은 여성 대상 디지털 성범죄와 소위 '웹하드 카르텔' 문제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여성 대상 불법촬영물, 개인 간 성적 영상물(리벤지 포르노) 등이 이른바 '국산야동'이란 말로 불법 유통되며 유지된 디지털 성범죄 문제는 이미 2015년 민간 여성 활동가들이 음란 사이트 <소라넷>의 실태를 고발하면서 공론화된 바 있었다. 


이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 등의 활동가 단체가 설립되면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피해자 구제 정책(영상 삭제 비용 지원 등)과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이란 구호가 무색하게도 문제의 해결은 요원했다. 2016년 <소라넷> 폐지 이후에도 텀블러 같은 SNS 플랫폼은 디지털 성범죄의 메카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고, 수많은 웹하드 사이트엔 과거 유포되거나 새롭게 유포된 디지털 성범죄 영상, 사진 등이 끝없이 업로드, 다운로드 됐다. 


7월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웹하드 불법 동영상의 진실> 편은 이렇듯 한국 사회에 고착되어 있는 디지털 성범죄 산업의 구조를 추적하여 고발했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끝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는, 그것을 제작하는 자와 유포하는 자, 소비하는 자들 간의 카르텔이 공고히 유지되기 때문이었다. 

출처SBS

웹하드 내에서 100원대로 거래되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은 그것을 소비하는 수많은 민간인들로 인해 거대 이윤을 창출하게 되고, 억 단위의 이득을 보는 헤비 업로더들은 웹하드 회사와 결탁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불법 영상 업로드를 막아야 할 필터링 업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영상을 삭제해 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한통속이었던 경우도 드러났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밝힌 충격적인 사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디지털 성범죄 산업의 심각성에도 불구 디지털 성범죄와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미미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가령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방송 직후인 7월 29일,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지만 8월 21일 현재 참여 인원은 약 11만 명에 그친 수준이다. 

물론 관련한 국민청원 게시물 하나로 사회적 관심도를 측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단 해당 청원 하나로 이 문제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엔 공론화 이전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디지털 성범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의 모습이라는 맥락이 자리한다.


실제로 15년 <소라넷> 사태가 큰 논란이 되기 이전엔 디지털 성범죄라는 말조차 찾을 수 없던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이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소비해온 방조자들이 많았다는 말이다. 몰카(불법촬영)나 리벤지 포르노(개인 간 성적 영상물) 이슈가 본격적으로 떠오르던 시기엔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지에서 엄연한 범죄 영상물을 두고 찬반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사성이 포스팅한 댓글 캡처의 일부

출처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페이스북 페이지 포스팅

과거의 일만이 아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이번 방송에 대해서도 온라인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남초 사이트나 관련 기사의 댓글 창 등에선 디지털 성범죄의 소비를 지적하는 방송의 내용을 오히려 비판하거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등의 2차 가해를 일삼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8월 21일 관련한 일부 캡처본을 포스팅하며 "끝까지 여성들만을 손가락질하며 피해촬영물을 소비하는 자신을 정당화하는 가해자들의 모습"이라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청원 등 디지털 성범죄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은 현상에 대해서도, "웹하드와 디지털 성범죄 산업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 사진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점을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하나의 산업으로 굳어진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피해자들과 그에 연대하는 이들만 외롭게 싸우게 된다.

여성단체는 웹하드, 남초 사이트 등의 음란물 유포를 방조해온 경찰을 규탄했다.

출처한국여성노동자회

웹하드 카르텔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무관심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불법촬영, 사진, 영상 유포 등의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어온 가운데, 최근 홍대 몰카 사건에 이어 여초 사이트 워마드의 운영자가 '음란물 유포 방조'를 이유로 수사를 받게 되자 편파수사 논란이 다시 벌어졌다.


웹하드 카르텔이 대표하는 디지털 성범죄 산업과 이를 소비하고 2차 유포하는 수많은 사이트들이 엄존하는데, 이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수사기관이 소위 '남혐논란'이 일어난 워마드에 대해선 다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그들을 사회악처럼 묘사한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 지난 10일엔 30여 개의 여성단체들이 모여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편파수사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벌였다.  


현장에선 “다수의 남성 중심 커뮤니티와 웹하드 및 파일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이 넘쳐나고 있"는데, “경찰은 십수 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다가 여성 피의자가 등장하자 즉각적으로 체포, 수사하고 국제공조를 펼치는 편파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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