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문재인 지지율을 바라보는 언론의 이중성

조회수 2018. 8. 13. 11: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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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고공행진', 문재인은 '역대 최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인 58%까지 떨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언론은 부정적인 평가를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야 언제고 떨어질 수 있지만, 문제는 이를 해석하는 언론의 방식이 이전 정권과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박근혜 정권 때와 어떻게 달리 보도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을 다루는 언론의 이중성!?

8월 10일 이투데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58% ‘역대 최저치’ …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3월 28일 이투데이는 ‘박근혜 지지율 60%대 고공행진…규제개혁 끝장토론+독일 ‘통일대박론’ 약발’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58%와 61.6%는 3% 이내 차이입니다. 그런데도 이투데이는 각기 다른 표현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도했습니다. 


2014년 3월 5일 아주경제도 박근혜 대통령의 59.6% 지지율을 가리켜 고공행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015년 2월 18일 국민일보는 36.4%의 지지율이 안정적인 30%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임 후 2~3년 차로 접어든 두 정권에 대해 일부 언론은 왜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걸까요?

같은 기자, 대통령에 따른 다른 해석 

2018년 1월 25일 서울경제 신문 1면에는 정치부장의 ‘[데스크진단] 文 지지율 50%대 하락… ‘쓴소리 노예’를 곁에 둬라’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해당 정치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9.8%에 그친 이유가 ‘반대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조급하게 정책을 강행한 ‘오만’이 크게 작용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고대 로마 장군처럼 ‘쓴소리 노예’를 두고 반대 세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2014년 2월 28일 그는 서울경제 온라인판에 ‘박 대통령 지지율 ‘골디락스 존’ 안착하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린 바 있습니다. (지면 신문은 ‘박 지지율 50~60%대가 바람직?’) 


당시 기자였던 그는 50% 후반~60% 초반의 대통령 지지율을 ‘골디록스(goldilocks) 지지율’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지지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후반대였습니다. 


기사에서 그가 한 주장을 토대로 하면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50% 후반 지지율은 가장 이상적인 지지율이 되는 셈입니다. 

언론의 대통령 지지율 보도 어떻게 읽어야 하나?

1. 같은 기간 다른 대통령의 지지율 비교 필요


8월 10일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 역대 최저 지지율’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제목만 읽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최저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취임 후 역대 최저’가 쓰면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2014년 4월 5일 ‘박 대통령 지지율 61%, 역대 대통령 2년차 2분기 중 최고’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2017년 9월 14일 국민일보는 ‘文대통령 지지율 3주째 하락, 66.8%… 동기간 박근혜 59.6%’라며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의 지지율을 비교하는 수치를 표시했습니다. 


제목에서 ‘역대 최저’ 등 잘못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줄이거나 ‘취임 후’ 등의 시점을 함께 적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같은 기간 다른 대통령의 지지율을 비교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2. 다른 정당의 지지율도 살펴봐야


2014년 2월 28일 중앙일보 정치국제부문 차장은 ‘62%가 무능 오만이면 11%는 뭘까?’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지적했습니다. 해당 차장의 논리처럼 정당의 지지율이 낮다면 그 부분도 고려해 대통령의 지지율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데 8월 10일 자 언론 기사를 보면 대부분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지지율을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대통령의 지지율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의 흐름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및 여권 지지율을 야당의 그것과 비교하면 국정 운영에 대해 좀 더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언론의 자의적인 해석을 경계해야


대통령의 지지율을 받아들이는 독자 입장에서는 언론의 보도 방향대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언론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그 또한 문제입니다. 


2014년 1월 1일 동아일보는 ‘朴대통령 지지율 61%… 2년차로는 역대 최고’라고 보도했습니다. 2018년 6월 1일 동아일보는 ‘[오늘과 내일/이진영]대통령의 세계 2위 지지율이 불안한 이유’라는 칼럼을 통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언론의 의무 중 하나는 정부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정부의 국정 운영을 문제 삼아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권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해 지지율을 해석하는 건 독자들에게 오해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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