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답안지 박스째 분실한 인천시
힘들게 준비한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답안지가 분실됐다고 연락을 받은 수험생의 심정은 어떨까. 심지어 내 답안지는 채점도 되지 않은 채 합격자가 발표됐다면?
지난 5월 19일 인천시는 ‘2018년도 제1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인천시에서 일한 8~9급 공무원 611명을 뽑는 시험이었다.
문제는 인천시가 채점을 위해 답안지 수거 상자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17명의 수험생 답안지를 분실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5월 24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 중학교의 1개 교실에서 시험을 본 17명 수험생의 답안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공무원 시험이 끝난 뒤 답안지는 인천시청 인근의 한 빌딩 금고에 보관하다 채점 시에 일괄 개봉한다. 인천시는 그때서야 답안지가 분실된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건 답안지 분실 후 인천시의 수습이다.
인천시는 답안지가 사라진 17명의 수험생에게 개별 연락을 돌렸다. 8월 11일 재시험에 응하면 점수 5점을 더 주겠다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17명 중 1명은 반드시 합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인천시는 6월 29일 17명을 제외한 합격자를 예정대로 발표했다.
이번 분실 사건을 계기로 피해를 받은 건 답안지를 분실한 17명뿐만이 아니다.
인천시의 심각한 부주의로 재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같은 날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1점으로도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에서 5점 가산점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답안지를 분실한 17명 중 1명은 반드시 합격시키겠다는 인천시의 약속도 마찬가지다.
대체 인천시는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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