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개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조회수 2018. 7. 3.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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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고 매혹적인 영화 <개들의 섬>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한 정말 괜찮은 영화가 찾아왔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이자, 올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개들의 섬>이 오늘 이야기할 영화입니다. 완벽한 미장센을 추구하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인만큼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에서 황홀한 목소리를 들려준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감미로운 곡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까지 더해져 귀도 즐거운 영화죠. 이 글에선 스포일러 없이, <개들의 섬>의 세 가지 관람 포인트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 매혹적인 웨스 앤더슨의 세계

웨스 앤더슨을 말할 때, 늘 따라오는 수식어들이 있습니다. 뛰어난 미장센에 찬사를 보내는 수식어를 항상 볼 수 있죠. 그의 작품엔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구현되고, 그것들은 완벽한 구도 속에 배치되죠. 스탠리 큐브릭을 연상케 하는 좌우 대칭 구도는 너무도 유명하고, 독창적이라 평가받는 아름다운 색감은 그의 영화를 눈에 담고 싶게 하죠.


<개들의 섬>은 스톱모션 기법을 통해 만들어진 웨스 엔더스의 소세계입니다. 101분의 러닝타임을 위해 144,000개의 스틸이 필요했다고 하죠. 기존 스톱 모션 영화보다 툭툭 끊기는 느낌이 있는데, 독특한 영상미가 더해져 여태 본적 없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영화에 사용된 퍼펫의 디테일 역시 엄청난데요. 개들의 털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이 스톱모션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무척 많은 양의 캐릭터, 의상, 소품을 만들었고, 자연스레 <개들의 섬>의 작업시간도 상당히 길었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번 영화에서도 완벽한 미장센을 보는 즐거움이 있죠. 영화의 주요 배경은 쓰레기 섬인데, 이 섬의 쓰레기마저도 귀엽고 예쁘게 표현된 걸 보면, 웨스 앤더슨의 세계에 매혹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연기한 건 애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그레타 거윅, 스칼렛 요한슨 등의 대배우들이죠. 그래서 퍼펫에게 생동감과 감정 모두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초밥을 만드는 씬인데, 이 씬을 위해 무려 107일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비주얼의 디테일과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진 이미지를 보장할 수 있으니,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2. 개를 향한 애정

<개들의 섬>은 인류를 위협하는 개독감이 퍼지자, 세상의 모든 개들이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인류의 가장 좋은 벗이었던 개들이 사라짐으로써 인간과 개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죠.


웨스 앤더슨 감독이 실제로 키웠던 개가 모티브로 사용될 만큼 <개들의 섬>엔 개를 향한 애정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개를 좋아하거나, 반려견이 있다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죠. 


수많은 개와 소년 아타리의 교감, 그리고 개들이 보이는 유머와 익살, 인간에 대한 풍자 역시 <개들의 섬>의 매력입니다. 독보적인 미장센에 독특한 캐릭터가 더해져 정말 본 적도, 느껴본 적도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죠.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싸우는 개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

3. 인간을 향한 경고

웨스 앤더슨은 <개들의 섬>에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가 바라본 우리 세계의 문제와 모순들이 영화에 반영되어 있죠.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아왔다던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처럼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류를 돌아보게 합니다.


해외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향한 웨스 앤더슨의 헌정"이란 말이 나올 정도죠.


<개들의 섬>의 배경이 일본이라는 것 역시 특별한 의미들을 가지는데요. 쓰나미를 겪고, 핵발전소가 망가져 오염된 곳, 그 피폐하고 황폐해진 땅을 통해 현대 인류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 외에도 인간의 잔혹함, 이기적인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려는 시도를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죠.


이렇게 <개들의 섬>은 모처럼 쇼트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한 장면마다 뭔가 대단한 걸 목격하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던 영화였습니다. 웨스 앤더슨의 팬이라면 필수적으로 관람을 해야 하고, 웨스 앤더슨을 모른다면 그의 매력적인 세계로 입장할 수 있게 하는 영화입니다.

* 외부 필진 영화읽어주는남자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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