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요즘 사람들이 뜬금없이 물어본다. 날씨 얘기를 하다가도 묻고, 연예인 얘기를 하다가도 묻고, 무슨 말만 하면 묻는다. ‘#다스는 누구겁니까?’ 각종 포털 뉴스와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댓글들이다. 일단 내게 아닌건 확실한데, 뭔가 중요한 거 같기는 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다스가 뭐고, 누구 꺼길래 사람들이 애타게 주인을 찾는걸까?

우선, 다스(DAS)는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자동차 부품 생산 회사다. 검색해보니 대주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 씨라고 한다. 다스는 이상은 꺼다. 끝.

이면 참 쉽고 좋겠지만 사람들이 묻는건 다스의 ‘실소유주’이므로 댓글로 ‘이상은 꺼’ 라고 알려주진 말자. 근데 보통 대주주가 실소유주 아닌가? 어쨌든, 수학여행으로 유명한 경주의 자동차 부품회사를 누가 가졌든 무슨 상관인데?

다스의 실소유주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1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BBK 사건의 결정적인 열쇠기 때문이다. BBK 사건은 과거 BBK라는 투자자문회사가 수백억 대의 주가조작 및 횡령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5000명의 개미들이 유망주라 믿고 투자한 회사는 BBK에 의해 주가가 조작된 회사였고, 투자자들에게는 이익 배당금 대신 사라진 회사와 휴지가 된 주식만이 남았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여러 정황증거와 뉴스, 기사들이 BBK와 BBK에 190억을 투자한 최대 투자처,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목한다는 것이었다. 즉,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연루됐다는 것. 물론 이명박은 전면 부정했고, 검찰 및 특검 수사까지 진행됐지만 결국 이명박은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그리고 이명박님은 경제대통령이 되셨다.)

그런데 그 후 십여년이 지난 지금 다스의 실소유주에 대한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JTBC에서 보도한 다스의 법인대표 선임 및 내부 사정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가 다스에 입사한다. 과장으로 입사한 이시형 씨는 13년에 경영기획실장, 15년에 최연소 전무로 승진하고 2017년, 용이 승천하는 기세로 중국 법인 4곳의 대표로까지 선임된다.

초고속 승진 자체도 이상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이시형 씨의 승진 과정에서 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의 아들이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사실상 강등되고, 측근들이 회사에서 쫓겨난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다스의 요직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회장의 아들과 측근들은 강등되거나 쫓겨나고, 뜬금없이 지분이 1%도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과 지인들이 다스를 점령한 것.

아무리 조카가 귀엽다고 해도 회사 지분도 없고 서른이 훌쩍 넘어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 이시형 씨에게 아들 대신 회사의 법인대표자리를 준다는 건 확실히 좀 이상하다. 게다가 지금까지 BBK와 다스, 이명박을 둘러싼 정황을 고려했을 때는 더욱 수상해진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승계 과정에 실소유주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참고로 지난 5월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자신이 BBK를 막아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 BBK사건을 다루며 BBK 주가조작 당사자로 8년만에 출소한 김경준 씨의 인터뷰를 전했다.

결국 다시금 수면 위에 오른 BBK 주가조작과 다스, 그리고 이명박. 끊임없는 논란은 다스와 BBK, 그리고 이명박의 관계에 대해 묻는 유행어('#다스는 누구겁니까')와 해시태그 운동을 만들어 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정원 댓글공작 등 점점 밝혀지고 있는 이명박의 업적 리스트에 BBK사건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진실공방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다스가 누구 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