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건너 또 다른 강남, 송파구 입지분석

조회수 2020. 5. 22. 1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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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코로나 사이버 임장 6편

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17

이제서야 탄천을 건너왔다. 코로나 핑계를 들며 복잡하고 난감한 이야기 대신 세부시장 이야기를 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 지도 벌써 3달째인데, 겨우 탄천을 건너오는 데 그쳤다. 서울 도심이나 동북지역은 아직 근처에도 가질 못했다. 반시계방향으로 도는데 이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서울시장 하나만 ‘제대로’ 바라보는데에도 이처럼 큰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출처: 직방
<탄천, 삼성동과 잠실동을 구분하는 그 탄천>

어쨌든, 드디어 탄천을 건너왔다. 서울에는 여러 하천이 있는데 모두의 머릿속에 북과 남을 결정적으로 구분하는 한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막상 안양천이나 탄천 등이 지역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한다. 귤화위지(橘化爲枳)까지는 아니겠지만 가격으로나 심리적으로 시장을 구분하는 요소인 것은 맞다.


특히 이번 코로나 시기에는 서울 동남지역을 대표하는 잠실 리센츠의 가격을 두고 설왕설래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전용84㎡가 16억원이든, 22억원이든 그것이 우리 인생과(특히 그 단지 물건소유자가 아닌 다음에는)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시끌벅적한 언론 보도를 통해 온 국민이 정말 관심도 없는 이종격투기 경기를 끝까지 바라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물론, 경기 시작 전 약 1시간에 가까운 광고까지도 의무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지만.

탄천 건너 또 다른 강남

출처: 직방
<올림픽로, 참 많은 것들을 구분 짓고 있다>

일단, 시작해보자. 탄천을 건너와 종합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건너편에는 공원이 하나 있고 아시아선수촌이 보인다. 아시아선수촌은 말 그대로 아시안게임(1986년) 선수촌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지어진 아파트다. 그래서인지 대형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출전선수들은 합숙했던 것일까?) 


이 중 세대수가 가장 많은 56PY(전용 151㎡)은 매매가 31억원(5,500만원/PY), 전세가 12억원 수준이다. 절대 가격도 높지만, 강남과의 평당가 차이도 크지 않은 강 건너의 또 다른 강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시아선수촌은 강남 여간한 아파트처럼 재건축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남과의 공통점이다.


그 옆 우성1,2,3차는 아시아선수촌보다는 조금 낮은 가격대를 보이지만, 탄천뷰라는 자연환경 요소와 재건축 2가지를 무기로 강한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전용96㎡(32PY)기준 매매가 19억원(5,900만원/PY), 전세가 6억원이다. 지난 강남구에서도 확인한 대로 흔히 말하는 매매가-전세가 갭이 10억원이 넘는 상황이 여기저기서 확인되면, 그 상황을 맞이한 투자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엘리트레 그리고 남은 잠실주공5단지

길을 건너가 보자. 예전 잠실주공아파트였던 1~4단지는 이미 모두 재건축되어 모두 영어로 단지명이 바뀌어있다. 흔히 말하는 엘리트레(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이다. 마지막에 파크리오를 붙여 엘리트레파로 지칭되지만, 파크리오는 이후 신천동 이야기할 때 언급하기로 하자. 엘리와 트레는 가격흐름이 구분되어 있다.


강남과 마찬가지로 잠실도 올림픽로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구분되는데, 한강과 가까운 올림픽로 이북지역이 가격흐름이 조금 더 양호하다. 전용84㎡ 기준 엘스(매매가 19억원(5,600만원/PY), 전세가 10억원), 리센츠(매매가 20억원(6,000만원/PY), 전세가 11억원)이 ‘유지’되고 있다. 포인트는 바로 ‘유지’에 있다. 


언론에서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실거래마다 기사화되고 있는 ‘관심단지’가 되어버렸다. 군대생활에서도 ‘관심사병’이 되면 상당히 애로사항이 꽃피게 되며, 회사에서도 간부들이 사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순간부터 퇴사를 걱정해야 하는 괴로움이 늘어나는데, 엘스와 리센츠도 정부와 언론의 넘치는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런 애정은 지금까지 대치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만 받던 과분함이었는데 애정의 대상이 작년 말부터 바뀌었다는 것. 상당히 유념해야 할 이슈다. 지금까지 사랑받던 대상은 매력이 떨어져서인지 애정이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대치은마마냥 늘 관심을 지나치게 받던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82㎡ 기준 매매가 21억원(5,800만원/PY), 전세가 4.5억원 선이다. 언론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강남 가격하락 탓에 강남 아파트와 무엇인가가 상당히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매매가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출처: 직방
<엘스 Vs. 리센츠 30PY대 매매가>

올림픽로 이남 트리지움과 레이크팰리스는 전용84㎡ 기준 트리지움(매매가 18억원(5,300만원/PY), 전세가 10억원), 레이크팰리스(매매가 18억원(5,200만원/PY, 전세가 9억원))으로 길 건너 대비 약 2억원 정도의 가격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인기단지와 ‘더’ 인기 있는 단지의 가격차이는 사실 늘 존재하는데, 이상할만큼 이 격차는 잘 줄어들질 않는다. 다수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공통적인 사고체계가 획기적으로 변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 갤러리아팰리스는 전용149㎡ 매매가 18억원(59PY, 3,100만원/PY)으로 인근 30PY대 아파트와 거의 유사한 가격흐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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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직방
<단지별 가격차이는 늘 존재해왔지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의 성지, 신천동

이제 신천동으로 와보자. 신천동은 재건축의 성지가 되었다. 진주, 미성, 크로바는 이미 철거된 상태인 데다 장미도 노후도가 제법 되다 보니 길 건너 잠실주공5단지 못지않은 기대감이 부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중 서울에서 2번째로 큰 단지인 파크리오(헬리오시티 등장 이전까지는 서울 최대)는 군계일학 같은 웅장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파크리오는 6,864호라는 대단지라는 무기가 지금까지 잘 부각되지 못했었는데, 바로 위 가격흐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2018년 그 격차를 빠르게 줄여왔다. 전용84㎡ 기준 매매가를 파크리오에서 찾는 것은 사실 약간 어리석은 일이다. 초대단지 특성상 특정 평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아 가격이 상당히 희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략적인 흐름만 전달하자면 매매가 17억원(5,100만원/PY), 전세가 8.5억원이다. 


바로 옆 대단지인 장미1,2,3차(1979년 준공)는 1979년에 지어진 대치은마와 친구 격 아파트와는 달리 재건축이야기는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데, 전용82㎡ 기준 매매가 17억원(5,100만원/PY), 전세가 5.5억원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송파 내에서도 잠실동/신천동 할 것 없이 큰 가격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시장가가 ‘합리적’ 근거에 의해 형성되어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풍납동, 침수와 유적지는 잊자

아, 공원을 건너기 전에 풍납동을 슬쩍 살펴봐야 했다. 풍납동 하면 떠오르는 과거의 침수이야기는 그만하자. 어떤 분의 크나큰 치수사업 덕분인지 서울의 홍수이야기는 중랑천과 풍납동에서 더 이상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송파세무서 옆이라고 하면 느낌이 덜하지만, 서울아산병원과 풍성초/풍성중/풍납중학교에 둘러싸여 있는 잠실올림픽공원아이파크는 전용84㎡ 기준 매매가 16억원(4,700만원/PY), 전세가 8.5억원이다.


16억원을 훌쩍 넘긴 가격을 풍납동에서 바라보리라 생각지도 않았던 인근의 성내동, 천호동 주민들의 시각은 상당히 어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풍납토성 안쪽으로의 단지들은 ‘송파구’임에도 불구 여전히 낮은 가격일 거라는 편견이 시장에 있다. 삼국시대부터의 유적이라는 마치 유럽(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옛 도시 성벽 안쪽과 같은 보존상태라는 편견인데, 최근 가격을 확인해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현대리버빌1지구 전용84㎡는 매매가 10.5억원(3,200만원/PY), 한강변 동아한가람은 전용84㎡ 기준 매매가 10억원(3,100만원/PY), 전세가 5억원이다. 풍납동이 ‘송파’구의 엄연한 일원이라는 것은 현재 가격에서도 명확하다. 언제까지 예전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을 것인가? 신사동이 배밭이었다는 그 옛날 옛적 ‘사실’ 말이다.

출처: 직방
<잠실올림픽아이파크>

올림픽공원이 자리한 송파구의 동쪽

이제 조금 멀리 가보자. 올림픽공원을 넘어 방이동으로. 아까 아시아선수촌을 언급했다면 이번엔 한민족 최대 이벤트였던 서울올림픽 선수촌으로 사용된 올림픽선수기자촌(선수촌이라 보통 부르지만 기자촌도 포함되어 있다)은 전용83㎡ 기준 매매가 16.5억원(4,800만원/PY), 전세가 6.5억원이다. 용적률이 낮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디큰 올림픽선수기자촌의 현재 가격흐름은 잠실 엘리트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안쪽으로 들어와 송파/오금동으로 가보자. 오금 현대2,3,4차는 전용84㎡ 기준 매매가 13.5억원(4,300만원/PY), 전세가 5억원, 방이대림 전용84㎡는 매매가 13억원(4,200만원/PY), 전세가 5억원이다. 거의 엇비슷한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 모두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송파 미성/가락 삼익 등 사업시행인가를 통과 혹은 눈앞에 둔 단지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데, 강남과 마찬가지로 동남지역 역시 유명단지의 진행이 더딜 뿐, 조금 덜 알려진 단지들은 진행이 상당히 빠르다.

출처: 직방
<올림픽공원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 사진>
출처: 직방
<헬리오시티 Vs. 가락금호 30PY대 매매가>

문정/장지동 이야기도 해야 하지만, 지난 강남과 같이 여기서 이야기를 더 해버리면 거여/마천과 위례까지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그러기에는 직방의 마감불호령은 추상(秋霜)과도 같다. 집필시간의 제약에 의해 여기서 마치는게 아니라, 다음 기회에 서울 동남의 남은 영역인 강동구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야겠다. 강남/서초만이 아니다 서울 동남지역도 넓디넓기만 하다.

글.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사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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