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동산 규제 끝, 다음은 법인?

조회수 2020. 4. 28.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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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의 도피처는 없다.

채상욱의 부동산 TMI #16

최근 들어 편법 증여나 다주택자 규제 회피 목적으로 부동산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무 당국이 전주 강도높은 검증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1인 주주로 되어 있는 법인과 가족이 주주인 가족법인 등 총 법인 6,700여개에 대해서 전수조사하고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인을 설립하고 부동산, 그중에서도 아파트를 매입하는 흐름은 2017년 8·2 대책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8·2 부동산 대책은 대출 규제 정책과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인데요. 8·2 대책으로 대출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 40%로 강화되었습니다. 또 투기지역에서는 세대당 1건의 대출로 제한되었죠. 그런데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이 차주가 되는 경우에는 이런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주택담보대출규제는 가계대출 규제였기에 법인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은 겁니다.

출처: 직방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40%로 강화됐다

추가로 양도소득세 중과의 경우, 양도세는 소득세라 기본 소득세율인 6~42%를 내는데요. 8·2 부동산 대책은 중과세율로 10~20%p를 가산해서 최대 양도세율이 62%(지방소득세 10%포함 시 68.2%)에 이를 정도로 높았습니다. 법인을 설립하고 아파트를 매입한 후 매각하게 되면, 법인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며 대신 연에 1회 법인세만 내는데요. 법인세는 20%고, 부동산 매매 목적으로 가산세 10%를 받더라도 30% 수준이므로 현저히 낮은 세율입니다. 즉, 법인 설립으로 대출 규제-양도세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출처: 직방
반면, 법인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며 연 1회 법인세만 냈다

2018년 9·13 정책에도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이때도 법인으로 이를 회피했습니다. 통상 개인 1주택자가 1주택을 투자로 더 사려고 할 때 종부세 부담에 노출되지만, 법인을 설립해서 개인 1주택 + 법인 1주택으로 소유구조를 짜게 되면 법인과 개인 각각 1주택자가 되므로 종부세 누진구조를 회피하게 됩니다. 개인 2주택자는 높아진 종부세 세율과 세금 상한선 적용을 받는 것과 대비됩니다.


출처: 직방
개인 2주택자는 높아진 종부세 세율을 적용 받는다

이처럼 법인을 설립하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흐름은 8·2 대책이나 9·13 대책이 나오면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언론과 카페에서 절세의 수단으로 1인 주주로 되어 있는 법인 설립 붐이 왔고, 가족법인도 다수 설립되었습니다.


이들 법인은 아파트 매매목적의 법인이므로 가족을 등기이사로 두더라도 사실상 명의만 빌린 것에 불과하고, 법인을 설립하고 전세 낀 갭투자를 여러 채 하는 경우에는 향후 전세 시장이나 주택가격 불안이 찾아왔을 때 높은 레버리지 비율로 인해서 향후 거시 경제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가계가 총 19번의 대책을 통해서 규제를 받게 된 그 원리를 법인을 설립했다는 것만으로 치트키처럼 다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인 규제는 시기의 문제일 뿐, 비규제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출처: 직방
지난 3월 법인의 아파트 매입 건수는 6,658건으로 1년 전보다 4배 이상 거래됐다

정부나 과세 당국이 지금이라도 이들 1인 법인이나 가족법인 전체를 전수조사하고, 법인을 대상으로 면밀히 뜯어보겠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필요한 조치입니다. 2019년 말 발표한 12·16 대책에서 법인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를 최초로 시작하며 ‘법인 규제’의 포석을 열었고 이번이 2번째네요.


아마 앞으로 부동산 관련 법인에 한해서 법인세율의 가산세율을 높인다거나 하는 방향의 규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요. 또 이런 법인들은 신규설립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상 요약하면 “부동산 규제의 도피처는 없다”가 정부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글.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6년 연속 매경/한경 Best Analyst

하나금융투자(2014~현재)

LIG투자증권(2011~2014)

한국표준협회(2008~2011)

삼성물산 건설(2004~2008)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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