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언제 사야 잘 샀다는 소리 들을까?

조회수 2020. 3. 25.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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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포인트 속시원하게 알려드립니다.

부동산스나이퍼의 부동산 시장 저격 #36

2월 20일 대책과 더불어 코로나19로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의 조정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아직까지 폭락이라고 부를 만큼의 본격적인 하락 추이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요.


이렇게 폭등도 폭락도 아닌 장에서는 실거주 수요자든, 투자자든 ‘어느 정도 가격대가 적정할까?’ 적정 매수선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 소득 대비 서울 집값을 살펴보고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가격에서 매수해야 좋을지에 대해 검토해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언제 사야 잘 산 거에요?

과거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먼저, 그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2015년 이후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림에서 보시듯이 서울 아파트는 2006년 상승을 시작해 2008년 정점을 찍고 2014년까지 잠잠하다가 다시 상승장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왔습니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탓도 있지만 당시의 PIR(소득 대비 집값) 수치는 굉장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집값이 오르지 않아 “이제 부동산은 끝났다.” 라는 인식과 함께 사람들은 전세 형태로 주거를 선호하고 전세가율은 계속 높아졌습니다. 이후 지난 5년의 폭등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 중위 매매가격이 2006년 433만원/㎡에서 2019년 10월 기준 928만 원/㎡까지 2배 이상 올라있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집을 저렴한 가격에 잘 샀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과거 상승장 초입인 2006년과 2013년 당시의 소득 대비 집값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보고 현재 집값이 소득과 비교했을 때 적정한 가격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소득 대비로 봐야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통계를 보기 전까지는 2013년 집값이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곱미터당 아파트 매매 가격(중위 기준)은 계속 오르고 있었습니다. 평균 임금 상승, 물가 상승, 국민 소득 증가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아파트 값이 안 오르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출처: 직방
2006년에서 2013년에도 중위가격은 올랐다.

도심권/동북권/동남권/서북권/서남권 권역별로 봤을 때, 모두 2006년 이후 2019년까지 가격이 지속 상승하였습니다. 그 사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변화는 있지만 2006년 대비 2013년 부동산 가격은 금융 위기를 겪었음에도 가격이 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동북권은 이 기간에 타 지역에 비해 많이 올랐는데요. 청량리를 중심으로 동대문구의 약진이 이러한 영향을 주었다고 보여집니다.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2019년 34평 기준 중위 매매가격은 종로 등 도심권이 7.9억, 동북권이 9.9억, 동남권이 12억, 서북권이 8.3억, 서남권이 7.5억 수준입니다. 2006년 가격이 도심권 4억, 동북권 2.2억, 동남권 5.9억, 서북권 3.2억, 서남권 3억임을 감안한다면 최대 2.5배 상승했습니다. 


동북권과 서북권 주거지에 대한 인식이 15년 전 대비하여 많이 개선됐고 그러한 부분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도심권은 의외로 가격이 낮은데요. 도심권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시세 상승 약세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소득 대비 집값, 매수 부담 변화

이제 동남권 34평 집값을 기준으로 2006년, 2013년, 2019년의 PIR 수준을 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서울 동남권 기준 소득 상위 20%의 PIR은 위와 같다.

소득 상위 20% 즉 5분위에 해당되는 사람들의 평균 월 소득을 보면 2006년 605만 원에서 2013년 790만 원으로 그리고 2019년에는 약 1,000만 원 수준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몇 개월간 돈을 벌어야 아파트를 살 수 있는지 알아보면 동남권 기준으로 2006년엔 98개월 수준이다가 2013년엔 92개월 수준으로 소폭 줄었고, 2019년 기준으로는 123개월로 집 한 채 장만하기 위해 돈 버는 시간이 약 2년가량 늘어난 상태입니다. (동남권을 기준으로 삼은건 강남 등 시세를 견인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현 시점 아파트를 사는 것은 과거 대비 약 2년 간의 추가 저축 부담을 짊어지고 사게 되는 것이죠. 그럼 추가 저축 부담을 짊어지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2013년 PIR인 92개월에 현 소득을 대입하여 주택가격 수준을 산출해야 하는데요. 계산해 보면 현재 12억 원인 동남권 집값이 9억 초반대까지 떨어져야 적정 가격이라고 나옵니다. 이렇게 보면 25%나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냐고 회의적으로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동남권 중위 가격이 9억 이던 시절은 불과 2018년 상반기입니다. 


따라서 저는 하락기나 혹은 조정기 때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고 매수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라면 2018년 상반기, 해당 아파트가 어느 정도의 가격대 인지 확인하시고 저점 포인트로 잡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의 집값이 2013년 수준으로 떨어지기를 바라시는 분들은 근로소득 증가, 물가상승률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신 겁니다. 상승한 근로소득만큼 반영하여 당시 수준으로 가치가 하락한 지점을 포인트로 잡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대비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주거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 현명하게 내 집 마련하시면 좋겠습니다. 


글. 부동산 스나이퍼

(kosti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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