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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간' 아파트 가격은 이제 9억원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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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10

2020년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 원을 돌파했다. KB에서 월간 가격 흐름을 발표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9억 원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을 가정한다면, 주택가격이 어떤 특정 가격을 넘어간다는 것은 결국 시간의 문제다(물론, 디플레이션이 곧 찾아올 것으로 확정(確定)해놓은 사람들도 우리 주위엔 생각보다 많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9.8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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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비틀어 말하자면 주택가격 상승은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이 30만 원에서, 500만 원, 그리고 4,500만 원까지 상승해온 것과 다름이 없다. 경제발전에 따른 저출산으로 사람의 가치가 ‘소중’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주위의 주택도 더욱 소중해졌다. 도심에 주택을 ‘적절히’ 새로 짓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 주택가격이 200만 원, 봉급이 17만 원 하던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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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에서 주택가격 9억 원이 가지는 의미란 매우 크다. 이번 1월, 서울의 ‘중간’ 수준의 아파트가격이 고가주택을 의미하는 9억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상위권도 아닌 중간 수준 아파트가 9억 원이라면, 상위권 아파트 가격은 도대체 얼마란 말인가? 물론, 현재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역별 단지별 가격수준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시장에 관심이 적은 일반인들은 모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9억 원이라는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로써, 서울의 중간 이상 되는 아파트는 ‘고가’주택(9억 원 이상)이며, 여기에 자가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고가’주택을 보유한 것이 된다. 사회적 합의로 고가주택에 다양한 부담이 부여되는 것이 당연하다 간주되는 사회 분위기 상, 서울 아파트 중 절반 정도의 ‘주인’은 다양한 과세 부담을 지어도 당위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억울하다 느끼는 사람들이 ‘상당히’ 등장한다. 물론, 주로 서울에서다.

전국기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가격은 더 빠르게 상승했다.(2020년은 1월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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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원으로 결정되어버리는 규제: 1. 양도소득세

9억 원 하면 떠오르는 규제는 무엇일까? 바로 양도소득세다.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구간이 바로 9억 원에서 결정된다. 과거에는 6억 원 이상이었지만, 2008년 9월 이명박 정권에서 9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집에 담겨있던 1세대 양도소득세 기준을 상향한 것인데, 당시 KB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 8,084만 원(12월 기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양도소득세 면세구간이 중위가격의 약 187%에서 결정된 것이다. 비슷한 잣대를 지금 시점에 적용한다면 아파트 중위가격(9억 1,216만 원)의 187%인 17억 원이 고가주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12·16대책은 9억 원이 넘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라고 쓰고 주로 서울이라고 읽는다)에 보유한 1주택자에게도 여러 가지 제약을 가했다. 투기랑 관련이 적다고 보이는 1주택자도 9억 원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아진다.


과거 보유 기간만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적용했지만, 2021년 1월 1일부터는 9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단순히 보유 기간 외에도 거주기간을 만족해야만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10년 이상 오래 살았다면, 세월이 흘러 보유주택가격이 9억 원을 넘겼다 하더라도 기존과 같은 혜택을 부여받겠지만, 5~6년간 거주했다고 가정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40%로 축소되게 된다.

이제 보유만이 아니라 오래 그 집에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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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원으로 결정되어버리는 규제: 2.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양도소득세 외에도 9억 원 선에서 결정되는 많은 규제가 남아있다. 다양한 대출이 주택가격 9억원을 기준으로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이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주택의 경우, 시가 9억 원을 기준으로 LTV를 차등반영한다. 9억원 이하는 LTV 40%, 9억원 초과분은 LTV 20%가 적용된다. 40%, 20%로 규정되어 있는 수치는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인지도 그렇지만, LTV 적용 기준이 왜 9억 원인지는 더더욱 불명확하다. 고가주택이라는 근거를 적용하기에 9억 원은 이제 서울의 ‘중간’ 아파트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여기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역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9억 원 이상 주택에는 훨씬 엄격하게 적용된다. 또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계속 반복된다, 조정지역은 상관없지만 9억 원이 넘는 아파트가 얼마나 될지는 또한 의문) 내 1주택자의 경우 ‘고가주택’인 9억 원 초과주택을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구입 시 1년 내 기존주택을 처분해야 하며(의무) 전입도 함께해야 한다. 


담보대출뿐 아니라 9억 원 초과 주택은 전세자금대출에도 영향을 준다. 기존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차주는 9억 원 초과 주택을 구입 시 전세대출이 회수된다. 15억 원 이상인 ‘초고가’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많이 부각되었지만, ‘고가’주택인 9억 원을 기준으로도 전세자금대출 가능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공적 보증만 불가능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서울보증보험도 9억 원 이상 주택 보유 혹은 구입한 차주(借主)에 대해서는 전세대출보증을 제한한다.

모두가 규제대상이 되어버린 후에야 규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고가주택이라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다. 누구의 눈높이로 고가 기준을 둬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전국기준으로 서울을 바라보면 언제나 서울은 규제의 대상이다. 반면 서울 내로 규제지역을 한정해 바라본다 하더라도 어느 선을 기준으로 잡아야 할지는 꽤 불분명하다. 같은 구 안에서도 가격차이는 극명한 데다 현재 서울 중산층이 선호하는 단지가 어디인지 감안한다면, 고가주택의 기준은 훨씬 높아져도 모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 9억원 넘는 아파트도 많지만, 반대로 못 미치는 아파트도 꽤 많으며 훨씬 낮은 아파트도 ‘상당히’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남 3구인 송파구 안에서도 9억 이하인 동네가 존재할 정도로 주택 가격 격차는 크다. (자료:KB시세 평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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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내 입주한 신축 단지의 가격표를 살펴보면, 9억 원이 넘지 않는 곳을 찾기란 상당히 어렵다. 문제는, 이런 고가주택 위치가 중심지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웬만한 서울 시내 신축 전용 84㎡ 가격이 그렇다면, 고가주택 기준을 회피하기 위한 주거조건은 전용 59㎡수준에 그치게 된다.


서울 시내에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관점에서 고를 수 있는 주거란 신축 기준에서 전용 59㎡, 구축 기준에서 전용 84㎡로 귀결된다. 그래야만 고가주택에 벗어난 주택에 거주하며 여러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생활 수준에 만족한 채로 수십 년을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 Vs.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20평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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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오히려 다른 인기지역의 구축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신축 주택의 매력이 크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신축주택의 입지와 구축 주택의 입지를 복합적으로 감안한 균형점에서 가격을 형성하는 ‘시장기능’은 신기하게도 인기지역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희소한 신축주택만큼이나, ‘입지우위’ 지역은 더욱 희소하기 때문이다.


12·16대책으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에 큰 상처를 낸 것 같지만, 막상 강남 3구에서도 신축가격은 아랑곳없이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신축 선호현상을 강남3구에도 동일하게 적용해보자. 지금까지 가장 인기인 지역은 어디였으며, 그 지역에 신축 아파트는 얼마나 있는가?

래미안대치팰리스 vs.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30평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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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9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뿐 아니라 15억 원 이상 초고가주택을 서울 각 지역에서 찾아보기 쉬워진 현재 가격에서 가격대별 규제란 적용 당시에는 의미를 가졌을지 모르겠지만 잠시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 같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이후에는 모두가 평등해진다. ‘다같이’ 동일한 규제 하에 놓인 이후의 움직임에 대해선 그다지 고민할 게 없어진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동물농장 속 구절은 이미 부동산시장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는 여간하면 9억 원이 넘지만, 어떤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보다 더욱 ‘평등’해졌기 때문이다. ‘선의’의 규제란 예상치 않은 반대의 경우를 불러오는 경우가 이처럼 많다.

글.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사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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