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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기만 한 분양, 현실감각이 필요한 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아주 가끔 찾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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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7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해보자. 어느날부터인가 아파트 분양이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누군가에게 분양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어린 날의 크리스마스 같은 일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엄중하고도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특히, 늘 선물을 받을일은 전혀없지만, 늘 사줘야 하는 인생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선물은 아주 가끔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분양 또한 ‘아주 가끔’ 우리 주위로 다가온다. 크리스마스가 1년에 한번 다가오듯, 분양도 이제 연간 우리 곁으로 몇번밖에 다가오질 않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아주 가끔 찾아오는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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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민간주택 공급계획 달성률 49.9%

서울경제의 기사(공급 막은 18번의 대책... 서울 계획물량 절반도 못 채웠다, 2019.12.29)를 인용해보자.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3년간 서울 민간주택 공급계획의 달성률은 49.9%에 불과하다고 한다(184,085호 목표 중 91,932호 공급). 예전, 애널리스트 시절에도 담당기업의 목표달성 여부를 지적하고 싶진 않았다. 뭔가 불가피한 사유가 넘치고 넘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ㅇ파트 분양수치가 뭔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매 분양마다 수치를 합산해보고 있는데, 생각하고 있던 물량과는 너무 격차가 큰 상황이 매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연초에 ‘으레히’ 제시되는 연간 3만 가구 공급이라는 당차고 장대한 목표와는 달리 연말 목표달성에 관련된 유쾌한 뉴스를 접한 기억은 자주 없다.


조금 더 시기를 넓혀보자. 조금 전 조사와 동일 기관(부동산114)에서 조사한 2015~2016년 공급은 오히려 계획을 능가했다. 심지어 공급계획의 40%를 초과 달성하는 ‘천리마’ 같은 역동적인 모습이 나타나며 2018년까지의 공급증가를 우려하는 상황을 초래했지만, 막상 2017~2018년에 ‘노력영웅’의 넘치는 열정에 따른 공급증가 부작용은 나타나진 않았다. 


현재 다들 이 같은 노력영웅 칭호에 어울리는 일꾼의 등장을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는 두말할 나위 없다. 물론, 일꾼도 마찬가지의 생각이겠지만 막상 일을 열심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52시간 근무시간 규제 외에도 이유가 다양하다.

전국 민간아파트 공급은 2017년부터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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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이것은 전국단위 수치일 뿐이다. 더욱더 무서운 일은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7년 이후 서울 공급은 목표치 대비 69.1%에 불과하다. 심지어 2017년 목표 달성률(76.9%)이 놀라울 정도로, 지난 2년간 서울 공급은 달성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서울 공급계획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 싹터 있는지는 이 결과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19년, 수많은 서울 공급계획을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이 보여줬던 여름철의 분노는 어떻게 드러났단 말인가? 또한, 이 당시 몇 점짜리 사람들이 드물기만 한 공급에 당첨이 되었던가? 


2018년 대비 2019년 공급계획이 대폭 증가했던 것을 기억해두자. 이유는 모두 공급지연(遲延) 때문인데, 당초 계획 시기에서 밀린 공급이 그 다음 해에는 무난히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 2019년 양해 모두 실제 공급은 부족하기가 ‘서울역에’ 그지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시된 2020년 공급물량(45,944호)은 예상 대비 늦어진 공급물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게으른(!) 목표치로 보인다. 더욱이 실제 공급될 수 있는 물량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충분히 알 것이다. 정비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기 무척 어렵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목표는 절반을 채우기만 해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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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공급, 적은건 매일반이고 지역적으로는 강남에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 올해 4월 28일까지 시한이 확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은 2020년 공급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관리처분 단지도 올 4월까지 공급을 진행해야만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보다 더 강력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분양승인 과정을 거치고 있었고, 이렇게 결정된 분양승인 조건에도 불구, 최종 분양가는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서 결정되고 있었기 때문에,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 별다른 영향이 있기 힘들다. 


하지만, 많은 정비사업 조합원들이 혹시 모르는 요행(僥倖)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타단지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설마 우리 단지의 일반분양가에는 감독기관의 매서운 눈초리가 잠시나마 빗겨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런 의견이 잘 반영된 단지들은 오히려 4월 이후에 분양하려 할 테고, 원리원칙에 입각한 단지들이라면 이번 4월 이전에 무조건 분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다보니, 조합원들간의 생각차이도 극심하다. 생각이 비슷해도 백년해로 하기 쉽지않은 세상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이, 그것도 생각의 종류도 다양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어떤 결정도 쉽게 나타나기 힘들다. 2020년 분양은 이 4월 이전에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달려있다.


부동산114 전망치로 돌아가보자. 2020년 분양 중에서 서울 분양은 특히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전체 45,944호 공급 예정 물량 중 주요 16개 단지의 공급량(34,416호)이 차지하는 비율은 74.9%다. 하지만, 동남지역 공급물량은 둔촌주공(12,032호)뿐이며, 강남지역 역시 개포주공1단지(6,642호)와 래미안 원베일리(2,971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2020년 서울 분양시장은 흔히 강남4구로 지칭되는 지역의 공급량이 절대적이다. 이런 지역을 선호하는 움직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한데, 조금 전 언급한 강남4구 지역에 공급량 자체는 많지 않다. 매매가/전세가 등 가격지표의 견조함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신축 분양이 함께 진행될 경우 그 흥행은 이미 현시점에서부터 전망 가능하다.

강남4구에만 집중되어 있는 2020년 서울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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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올해 분양시장에 대한 답은 나왔다. 일단 작년만큼의 계획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1) 적은 물량이 예상 중이며, 그것도 2) 강남4구의 특정 단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개별 단지들의 진행 여부에 따라 2020년 공급량 전체가 좌우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실제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정비사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이란 주변 상황 변수 못지않게 복잡하다. 2019년 연초, 올해 매력적인 분양이 넘쳐나기 때문에, 혹시 나한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며 들뜬 표정으로 말하던 많은 청약 꿈나무(무주택자 혹은 여유자금이 넘치는 1주택자)들의 홍조띈 얼굴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2020년 연초에도 그런 모습은 여기저기에서 보일 것이다. 이미, 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2020년 분양예정 단지들은 언급되어 있으며, 그 단지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가슴속에 차오르는 ‘뜨거운’ 열정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무작정 청약만 기다릴 수 없다

무거운 주제를 꺼냈으니, 좀더 무겁고 엄중한 현실파악을 지적해보자. 청약 꿈나무 본인들의 가점 상황을 파악해보자. 올림픽 꿈나무도 대표선발전에서 입상하지 않으면 본선인 오륜(五輪) 무대에 나갈 수 없는 것처럼, 청약도 본 게임에 뛰어들 ‘점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청약가점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현재 시장에서 당첨이 되려면 어느 정도가 돼야 할지를 먼저 봐 둘 필요가 있다. 2019년 10월 이후 진행된 서울 분양에서 당첨이 되려면 최소 48점의 청약가점이 필요했다. 물론, 평균으로는 57점쯤은 되어야 청약 가능성을 떠올려 볼 만했고, 실제 당첨 가점 최고점은 79점이었다. 상위 평균으로 판단해봐도 74점이나 되는 등, 여간해선 가점으로 타인을 누르고 선정되기란 쉽지 않았다.

하반기 서울 청약 당첨가점 상위 평균은 무려 74점이나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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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작정 청약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청약’이 아닌 방법으로 시장에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12·16대책이 나온 뒤 정부와 언론의 의견처럼 2억 이상 하락한 호가가 ‘대거’ 출몰하고 있는 시점이라면 그동안 바라고 바라던 조정장이 드디어 나타난 것 아니겠는가? 바라던 일이 눈 앞에 벌어졌다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그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수많은 연애소설 및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 자주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열정적이며 순수한 순애보는 주위에서 잘 벌어지지 않듯, 투자에서도 그런 현명한 투자사례는 자주 접하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청약 물량 및 진행속도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단지가 일반분양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대신에, 그 단지의 조합원이 되는 것으로 접근하는 방법론은 상대적으로 쉽다. 여기에 당첨 가점이 낮은 경우 향후 일반분양을 노려본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다. 


청약 물량은 늘 많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계획보다도 더 적은 물건들이 시장에 공급되었다. 그렇다면, 청약시장을 맞이하는 자세 또한 달라져야 한다. 분양이 제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불확실한 장세 하에서는 향후 공급감소 역시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전망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서울 그 어떤 곳에 있든 신축아파트 가격은 강세를 띌 수 밖에 없으며, 인기지역 구축아파트는 그 ‘인기’의 이유가 식기 전까지는 5년차든 35년차든 관계없이 시장인기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서초동 삼풍 32PY,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34PY 가격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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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났지만, 크리스마스이브로 다시 돌아가보자. 매우 반짝이는 빨간코를 가진 루돌프 사슴 썰매를 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 주길 바라며 아이와 함께 순수하게 동화의 세상에 빠져 있을 것인지(그 다음날 아침 아이의 싸늘하고 무거운 울음은 덤), 아니라면 환상의 세계는 놀이공원에 맡겨둔 채 다음날 아이의 현실감각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준비를 해두는 것이 옳을지.


짧은 육아경험에 근거한 결론일 뿐이지만, 뭔가 명확한 솔루션을 준비해두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도 올바른 결정일 것이다. 이 같은 이벤트를 대처하는 방법도 이럴 지인데, 하물며 주택이라는 가족에게 따뜻한 공간을 준비하는 일은 어떠할까? 물론, 이 역시도 이미 모두 세부방법론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을 하기 싫을 뿐.

글.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사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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