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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극화는 정녕 피할 수 없는가

조회수 2019. 12. 4.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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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소득 및 부동산 양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동산스나이퍼의 부동산 시장 저격 #22

최근 주변에서 지방 부동산 투자에 대해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미 상투까지 오른 것이기 때문에 아직 덜 오른 지방을 사야 하지 않냐는 것입니다.


지방 투자의 경우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부산같이 규제 정책의 해제로 인해 단기간 상승할 지역이라면 이른 시점에 잡아 규제가 풀릴 때 차익 실현을 하고 나오셔야 하고요. 지방에 부동산을 매수하시더라도 서울 자산은 반드시 보유하셔야 합니다. 서울 집값이 다른 지역 집값과 격차를 벌리는 이러한 부동산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추세기 때문입니다.

슈퍼도시의 부동산

슈퍼 도시란 전 세계적으로 경제나 연구·개발, 문화, 환경, 교통 등 다방면에서 우수한 도시를 말합니다. 이러한 도시는 인구가 몰리고, 기업의 창의적인 경제 활동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다른 도시보다 큰 금액의 돈이 돌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부동산값도 비싸기 마련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런던, 뉴욕, 파리, 도쿄, 서울, 홍콩, 베를린, 싱가폴 등입니다. 이 중 뉴욕(미국)과 비교해 서울 부동산 가격이 정말 비싼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2013~2017년 뉴욕 주의 중위 주택가격 평균은 29만 3천 달러로 약 3억 5,000만 원이다.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 그리고 미시시피 주의 중위 주택가격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2013년에서 2017년 사이의 집값 평균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만, 여기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뉴욕 같은 슈퍼도시와 미시시피주의 집값이 2.7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출처: 직방
2013~2017년 서울과 지방의 중위 주택가격 평균은 약 2.3배 차이 난다.

동기간(2013년~2017년) 서울과 지방의 주택 중위가격 차이도 비슷합니다. 미국보다는 약간 낮은 2.3배 정도의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현재는 서울과 지방 집값의 차이가 더 벌어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부동산의 양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80년~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 사나, 지방 주요 도시에 사나 집값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왜 최근 들어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일까요? 이유는 바로 산업구조의 변화에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경제가 고속성장할 때는 고용유발계수가 큰, 즉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자동차나 건설 등이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 산업이었습니다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 실리콘 밸리의 IT기업과 같이 창의성과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러한 신규 산업군들은 단순노동을 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기업을 먹여 살리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갈수록 중산층이 사라지는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습니다.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산업에 종사하면서 중산층이 되는 케이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가 쇠락했고, 한국의 조선업 관련된 거제도나 자동차 관련된 울산 등의 도시들이 서서히 쇠락기를 맞이하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첨단산업의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들은 대학가가 밀집된 서울에 많고, 커다란 공장이 없어도 이러한 몇 명의 창의적인 인재영입으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으니 기업들이 지방의 값싼 공장부지 비용이나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겁니다.

출처: 직방
2018년, 미국의 소득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24만 8,728달러로 한화 약 2억 9,000만 원 수준이다.

미국의 상위 10%는 2013년 22만 달러에서 2018년 25만 달러까지 소득이 12% 상승하였습니다만, 하위 10%는 1.3만에서 1.4만 달러로 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2018년, 한국 소득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4,818만 원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소득 상위 10%가 3,800만 원에서 4,800만 원 수준으로 24%나 증가한 반면에, 하위 10%는 341만 원에서 347만 원으로 2% 미만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보다 소득의 증가율에 있어서 격차가 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절대치로 보면 미국은 상위 10%가 하위 10% 소득의 17배가 넘는 반면에 한국은 13배 수준에 그치고 있어 미국이 부의 불평등이 더 심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슈퍼도시에 창의적인 인재(소득 상위 10%)가 몰리고 그들이 벌어들인 소득이 부동산에 투영돼 부동산까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죠.

불평등의 해결방안은?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인구의 대폭적인 증가입니다. 서울은 이미 인구, 기업, 교육이 포화 상태입니다. 일단 인구가 늘고 정책적으로 그 인구들을 우수하게 길러낼 수 있는 우수 대학 등 교육환경을 갖춘 제2의 서울을 만든다면, 자족 용지를 늘리고 기업에 들어오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몰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의 서울 쏠림, 마용성 쏠림, 강남 쏠림이 심해지고 있는데 정부는 직접적인 가격 억제정책과 세금 부과율을 인상하기에 바쁩니다. 부동산 양극화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장기적으로 서울 말고 제2의 서울 등 창의적인 인재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글. 부동산 스나이퍼

(kosti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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