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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서울 아파트를 가지고 있을까?

조회수 2019. 11. 21.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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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발표된 2018년 주택소유통계를 분석했다.

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4

이번엔 무슨 글을 써야 할까 한참을 고민했다. 안전한 대한민국 이야기를 꺼내면서 정비사업 진행이 녹록치 않을 것이며, 이에 따른 주상복합 재부각 이야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면, 현 주택시장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으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해선 충분히 언급한 것과 같다. 이렇게 직방 전문가칼럼 연재를 마치는 것 아닐까라고 고민하던 찰나, 좋은 데이터가 발표됐다. 바로 통계청이 11/19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다. 주택소유통계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시사점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재 시장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1. 모두모두 아파트만 좋아한다

2018년 기준 전국 전체 주택은 1,763만 호다. 이 중 1,083만 호가 아파트로 전년(2017년) 대비 45.1만 호 증가해 전체 주택 중 61.4%를 차지했다. 아파트가 무려 45만 호나 증가했는데도 내 집이 없다는 사람들은 많다. 다주택자가 모조리 차지했을 리도 없건만. 전국 주택의 61%가 아파트일정도로, 한국인들은 아파트를, 아니 ‘아파트만을 선호’한다.

출처: 직방
2017년 2,000만 원 아래였던 서울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현재 2,871만 원이다.

2. 내 집을 마련한 사람이 늘었다

전국의 주택 소유자는 2017년 대비 34만 명이 증가한 1,401만 명으로 집계됐다. 집을 가지게 된 사람이 34만 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주택 소유 기준을 개인 말고 가구로 변경해보면 33.5만 호가 증가한 1,533만 호다. 증가분을 한번 살펴보면, 34만 명이 33.5만 가구를 구성하고 있다. 이로써, 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55.9%에서 0.3%P 증가한 56.2%가 됐다.


주택 소유율이 상승하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자기 집을 가지게 된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소유욕을 비난할 수 없다). 전체 가구 중 절반 이상의 가구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구 기준으로는 평균 1.36호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 집을 가지고 있는 가구에서는 단 1채만을 보유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고기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것과 유사하다. 


재밌는 사실은 공동명의자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개인이 단독으로 소유한 주택의 증가속도(+23.5만 호, 기존 1,322만 호 대비 +1.8% 증가)와 공동소유 주택이 증가하는 속도(+11.8만 호, 기존 175만 호 대비 +6.8% 증가)가 다르다. 2018년 신규취득 주택은 개인 명의보다는 공동명의가 선호되었다는 점인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규정을 감안하면, 왜 공동명의를 선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거주지별 주택 소유상황을 파악하면, 주택시장 투자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쉽다. 1인당 평균 소유주택 수를 파악하면 간단하다. 전국 평균(1.09호)보다 높은 주택보유 현상은 주로 부산(1.13호)과 강원/충남/전북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세종(1.11호)의 주택 소유 숫자는 특별공급 청약에 따른 2주택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기타 광역시와의 비교에서도 부산의 높은 소유주택 수는 특징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다주택자에서도 확인된다. 전국적으로 주택 5채 이상 보유자 비율을 통해서 다주택자가 어디에 많은 비율로 거주 중인지 알 수 있다. 서울(1.5%)과 부산(1.0%)이 전국 평균(0.8%) 이상으로 다주택자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서울의 평균 주택보유수가 작게 잡히는 것은 무주택자와 다주택자 간의 간극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재밌는 특징은, 2주택 소유자 비율은 세종(16.1%), 충남(14.8%)에서 높게 나타났다. 일시적 2주택의 가능성을 감안해야겠지만, 막상 충청지역의 2주택자가 많다는 것은 1) 잠재 이주수요가 강하며, 2) 이런 수요는 인근 대도시인 대전/세종시로 나타남을 설명하고 있다.

3. 연령별, 누가 집이 없을까?

출처: 직방
가구주 연령 기준 50~59세가 주택 소유가구가 가장 많고, 70~79세가 주택 소유율이 가장 높다.

30세 미만의 '매너 있게 행동하는 젊은 친구'들은 일단 별도로 하자. 가구주 연령 기준 40~49세(58.6%)가 50~59세(63.1%), 60~69세(68.2%), 70~79세(69.4%) 대비 확연히 낮은 주택 소유상황을 나타냈다. 30~39세(42.1%)와 함께 40~49세가 가장 주택 소유상황이 부진하지만, 특징적인 건 2018년에만 40~49세 주택 소유가구가 2.9만 호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특징은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나타난 특징이다. 2018년 주택시장 흐름에 부정적이었던 것은 젊은 친구도, 어르신도 아닌 40대였다는 것을 잘 설명한다.

4. 내 집을 어디에 갖고 있을까?

시도와 같은 큰 지역 구분 말고, 시군구 기준 자기가 사는 곳(관내)에 있는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76.0%였다.

출처: 직방
외지인의 주택 소유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시 용산구다.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지역은 수도권 기준 서울(용산)(54.7%), 인천(중)(58.4%), 서울(중)(60.2%), 서울(강남)(62.0%), 과천(64.2%), 서울(서초)(64.9%)인데, 이들 지역에 있는 주택들을 외지인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용산)의 경우에는 외지인 보유 비율이 45.3%에 이르는데, 이 외지인들은 용산에 살다 여러 이유로 타지역으로 이주한 것일까? 아니면 서울에 집을 가지고 싶은 투자자(언론에서 언급하는 a.k.a. 투기꾼)들일까?


반대로, 전남(여수)(88.0%), 울산(동)(86.1%), 거제(86.0%)와 같은 관내인 주택 소유비중이 높은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 주택의 소유자들은 어디까지나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지역경기에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2018년 주택 소유를 늘리고 줄인 지역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점도 재미있다. 행정기능 이전에 따라 특별공급이 대거 진행된 세종(1.3만 명, +4.3%)을 제외하면, 광주(+2.8%), 경기(+2.8%), 대전(+2.6%), 인천(+2.6%)지역의 투자자들이 주택매입에 적극 나섰다. 반면, 투자자들이 주택수요를 줄인 지역 중 보유물건 2건 감소지역이 전남(-7.4%), 울산(-6.2%), 충북(-5.8%), 충남(-5.2%)에서 주로 나타났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해당 지역 투자자들이 2018년 가장 보수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5. 서울, 누가 그렇게 가지고 있는가?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서울 주택시장을 바라보자. 누가 그렇게 서울 주택을 가지고 있을까? 조금 전에 언급했듯이 용산, 중, 강남, 서초 등은 외지인들이 관내 거주인 못지않게 해당 지역의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즉, 이 지역은 해당 지역 사람 말고도 모두들 가지고 싶어 하는 wanna-be 지역이라는 점이다.


서울에 살지 않으면서 서울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은 역시 경기도다. 특히, 경기(고양)(6.7%), 경기(용인)(6.5%), 경기(성남)(6.4%)가 상위 3개 지역으로 꼽혔다. 이 지역에 거주중인 사람들이 서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서울 주택이 가지고 싶었다는 소유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지역에 거주하다 여러 이유로 경기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서울 주택을 팔지 않고 이동한 결과일까?


특이사항은 강원과 전북, 제주다. 제주는 투자지역으로 여유가 있는 수도권 사람들의 투자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강원과 전북은 조금 구성이 다르다. 강원과 전북의 외지인 주택소유자 상위 3개 지역이 경기(수원), 경기(성남), 경기(용인)으로 동일했다. 강원도야, 주말 나들이를 겸한 이동이 용이하다는 점(영동고속도로 접근성이 경기 남부가 용이함)을 이유로 들 수 있는데, 전북의 외지인 비율이 인근 충청이나 광주도 아닌 경기도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6. 자산가와 비자산가의 차이가 자꾸 벌어진다

상위 10% 주택자산가액은 9.77억인데 비해 상위 20%의 주택자산가액은 4.32로 절반 수준이다.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가구 수준을 나눠보자. 상위 10%(10분위)의 평균 주택자산가액은 8.81억 원에서 9.77억 원으로 10.9% 상승했다. 하지만 상위 50%(5분위)는 0.7% 상승(1.45억 원à1.46억 원), 하위10%(1분위)는 4% 상승(0.25억 원à0.26억 원)에 그쳤다. 고가주택이 훨씬 빠른 상승세를 보인다.


재밌는 점은 상위 10% 주택거주자들의 개인당 주택면적이다. 평균 123㎡를 3.02명이 점유하고 있어 인당 40.7㎡(12PY)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상위 50%(28.2㎡, 8.5PY), 하위10%(28.0㎡, 8.5PY)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일반인들이 전용 84㎡를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 현재 필요로 하는 주택이 전용 84보다는 커야 함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전용 123㎡는 흔히 사회에서 통용되는 48PY 주택이다. 주택가격이 중대형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당 사용 중인 주거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실 벌써 1년도 다 된 자료를 가지고 현 시장을 설명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하지만, 2018년 어떤 변화가 나타났고, 현재는 어떤 변화로 이어왔는지를 생각해보긴 쉬운 자료다. 대형평수 선호현상은 향후에도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주거의 질 향상으로 연결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명백하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만하다. 2019년에는 과연 어떤 움직임을 가져왔는지,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다. 어깨의 힘을 빼고, 작년 시장 참여자들의 상황을 살짝이나마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그래야, 향후 시장움직임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 


글.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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