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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강, 안양천변 주거지가 변화하고 있다

조회수 2019. 10. 31.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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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과 양평동, 문래동·구로동·시흥동, 광명까지

최준영의 부동산 시그널 #13

단풍이 가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훌쩍 떠나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 분들에게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한번 따라 다녀오시라 권하고 싶다. 안양천은 의왕시와 수원시의 경계인 광교산에서 시작해서 의왕, 군포, 안양, 광명시를 거쳐 서울 금천, 구로, 영등포, 양천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이다. 총 길이는 32.5km이다.

출처: 직방
안양천 정경. 서울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 있다.

안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면 사람과 세월이 바꿔 놓은 풍경에 놀라곤 한다. 안양천은 오랫동안 빈곤과 재난의 상징이었다. 조금만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제일 먼저 넘치는 상습침수 구역들은 안양천 주변에 몰려 있었고, 평시에는 악취로 근처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곳이었다.


영등포를 비롯해 광명, 안양, 군포 등 안양천 주변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공장에서 나온 폐수들은 그대로 안양천에 유입되었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부터 여러 하수처리장이 건설되어 가동되면서 안양천의 수질은 급속히 개선되었다. 안양천을 보금자리삼아 살고 있는 많은 새들이 커다란 물고기를 낚아채서 훨훨 날아가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기한 광경이다.


안양천 제방길은 서울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기도 하다. 서부간선도로 건설 과정에서 쌓아 올린 제방에 누군가가 심어 놓은 벚꽃은 3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아름드리 나무로 커졌고 봄철이면 장관을 연출해준다. 사람들에 의해 망가졌던 자연이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시간의 힘, 그리고 사람의 노력이 많은 것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서부권에서 가장 선호되는 목동과 양평동

안양천 주변은 평지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많은 주거지역들이 들어섰다. 안양천 하류에 해당하는, 한강과 합류하는 양평동 지역의 경우 교통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잘 인식되지 않았다. 과거 들어섰던 많은 공장들 때문에 주거지역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인식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생겨난 부지들은 아파트단지로 전환되었고, 9호선 개통을 통해 당산역에만 의존해야 했던 철도교통의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여의도까지 2정거장거리이며 안양천만 건너면 목동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어느순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선유도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들은 소리없이 선호되는 주거지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다수의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한 대기업 관련 시설들도 자리잡고 있어 적당한 활력속에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 직방
지난 2년간 9호선 선유도역 인근 아파트값 변동률

양평동 건너편에는 목동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서울 서부권 최고 주거단지지만 처음 건설될 때만 해도 너무나 멀고 척박한 곳이었다. ‘안양천 건너편에도 사람이 살아?’라는 이야기를 듣던 기억이 생생하다. 서울도심까지 너무나 멀어서 힘들고, 일방통행으로 만들어진 도로들 때문에 사람살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던 것이 30년 전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교육을 비롯한 여러가지 여건을 완비한 곳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서부권에서 제일 선호되는 주거지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낡은 집을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이곳이지만 과연 그 낡은 집이 언제 새집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새롭게 태어난 문래동·구로동·시흥동

문래동 지역 역시 오랫동안 영등포공업지역의 핵심지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주거가 아닌 공업지대로 인식되었다.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이 영등포구청역을 비롯해 2호선 문래역, 5호션 양평역으로 둘러 쌓인 이곳은 양평동과 마찬가지로 주거지역으로서는 선호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격자형으로 잘 정리된 도로망을 기반으로 형성된 아파트 단지들은 실거주에는 좋은 곳이었다. 최근 몇 년간의 영등포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에는 문래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큰 몫을 했다.  

출처: 직방
지난 2년간 2호선 문래역 주변 아파트값 변동률

구로1동의 경우 서울의 섬으로 불리우던 지역이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구로량기지, 서부간선도로로 둘러 쌓여 있는 지역으로서 네비게이션이 보급되지 전에는 도대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동네이기도 하였다. 수많은 전철들이 바로 앞에 있지만 구일역이 생기기전까지는 전철 이용도 매우 불편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이곳 역시 최근에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면 이곳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그렇지만 금방이라도 될 것만 같던 차량기지 이전은 이전대상지인 광명시의 반발로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금천구청역은 과거 시흥역으로 불렸다. 금천구 시흥동 지역은 과거 낙후된 지역으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대규모 재개발과 부대이전지에 대한 개발사업 등으로 금천구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거지역이 되었다. 막다른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금천구청역을 제외하고는 이용할 지하철이 마땅하지 않은 교통의 사각지대였지만 이제는 시흥대로를 따라 신안산선 공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제 여의도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1호선 금천구청역 역세권에 있는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는 집값이 지난 2년간 57.4% 올랐다.

서울 남쪽에 과천이 있다면, 서쪽에는 광명이 있다

안양천 건너 고척스카이돔 바로 남측에는 목감천이 안양천과 합류한다. 이곳이 광명시의 제일 북쪽 끝이다. 안양천을 따라 1980년대 형성되었던 철산 주공아파트 단지들은 이제 재건축을 통해 고층아파트 단지로 바뀌고 있으며, 건너편 서울의 지지부진함과 다르게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면서 서울보다 더 비싸고 선호되는 곳이 되고 있다. 서울 남쪽에 과천이 있다면 서울 서쪽에는 광명이 있다는 이야기처럼 안양천 주변의 철산동은 최고 주거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하안동을 지나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소하택지개발지구가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며 미분양으로 고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작지만 잘 다듬어진 주거지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안양천을 건너 금천구청역으로 이동하여야 하고, 강남순환도로의 일부인 안양천변도로 확장 및 지하차도 건설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지만 사업은 끝나게 마련이고, 그 이후에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안양천변 지역의 가장 큰 단점 2가지는 서부간선도로로 인한 소음과 분진이었고, 다른 한편은 지하철 이용의 불편함이었다. 그렇지만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사업이 끝나면 지금의 서부간선도로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육교나 지하보도를 이용하지 않아도 길을 건널 수 있는, 신호등이 있는 일반도로로 전환된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안양천과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지하철 역시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교통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이 되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선입견’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받지 못하고,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안양천은 오랫동안 지저분하고 낙후된 그런 곳으로 알려져 왔다. 한강 주변은 프리미엄이 형성되지만 안양천 주변은 오히려 저평가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양평동과 문래동을 잘 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오히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쳤다. 과거의 눈이 아닌 미래의 눈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다르게 보일 곳이 안양천변 지역이다.

글. 최준영 / 율촌법무법인 전문위원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도시이야기> 진행

前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前 문화체육관광부 일반계약직5호

前 부천시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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