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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과연 계속 상승할까?

조회수 2019. 10. 18.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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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108

작년 여름, 서울 집값은 미친 듯이 급등했다. 당황한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여 만에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대출 규제 강화를 담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고,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30만 호 건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그리고 서울 집값은 한동안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올여름이 지나면서 금리 기조가 다시 저금리로 유턴했고, 정부는 집값 상승의 요인을 강남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라고 판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거기에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등 자금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갖자는 심리는 더 강해졌고, 그로 인해 서울 집값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출처: 직방
서울 집값이 과연 계속 상승할까?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자기 편향적인 경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현상을 보고도 정반대의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서울 집값을 보면 지난 50년간 장기적으로 우상향해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망하면 오른다는 쪽에 베팅하는 것이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무조건 오르기만 할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상승 뒤에는 하락도 있고, 위험 관리가 안 된 경우에는 하락장에 큰 손실을 볼 수도 있기에 양쪽의 의견을 모두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이롭다.

서울 집값 오른다vs내린다

서울 부동산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는 관점에서는 1,100조 원이 넘는 갈 곳 없는 과잉 유동자금과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집값을 잡기 위한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금, 경기침체로 인한 서울 집중도 증가, 서울의 제한적인 입주 물량,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로 향후 서울주택 신규 공급 물량 감소 우려 등을 이유로 든다.


실제로 최근에는 서울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물론, 서울 모든 지역의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아직은 사람들이 몰리는 일부 인기 지역 위주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9·13 대책 이후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맞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최근 1년 서울의 아파트 시세 변동률이다.

내릴 것이라고 보는 관점에서는 이미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좋지 않은 경제 상황, 과도하게 누적된 부동산 규제, 꽉 막힌 대출 규제로 인한 구매 능력 급감, 향후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새 아파트 공급 물량 증가, 6년 이상 지속해서 상승해 온 집값 상승 기간과 상승 폭에 따른 피로감 등을 이유로 더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쪽 주장 모두 논리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어 있어서 정확한 해답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을 근거로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자면 당장 집값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오히려 심리 영향으로 조금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몇 번의 일시적 등락 후에는 조정장이 올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는 어땠을까?

서울 집값은 절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맹신은 옳지 않다. 서울 집값도 내려갈 때는 내려간다. 내려가는 기간보다 오르는 기간이 길고 오르는 폭이 더 컸지만, 내려갈 때는 매우 아픈 고통이 뒤따라오기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위험관리는 항상 필요하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10여 년 전 과거로 돌아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읽어보자. 아래 그림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나타낸 그래프다.

출처: 직방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등락을 반복해왔다.

이 시기에는 필자도 부동산 투자에 미쳐 있던 시절이어서 당시 분위기와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프를 보면 오를 때도 항상 오르는 것만은 아니고, 내릴 때도 항상 내리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의 등락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많은 규제가 쏟아졌고,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며 집값은 잡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잠시 주춤하던 집값은 2004년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2005년에 또 하나의 8·31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역시 잠시 주춤했지만 잠시뿐이었다.


2006년에는 ‘집값 잡는 저승사자’라는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적용되었고, 2007년 검단, 파주 등 2기 신도시 추가 공급 대책과 전매 제한 강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이 실시되면서 사실상 버블세븐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 바람은 끝났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멈추지 않고 더 올랐다. 오버슈팅된 것이다. 많은 규제가 나왔음에도 투자 심리는 꺾이지 않았고, 풍선효과로 버블세븐 중대형 아파트에서 저평가된 서울 소형 아파트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그 열기는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번졌다. 당시 서울의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뉴타운 개발사업과 한강 르네상스도 서울 집값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갑자기 찾아온 폭락

그러다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당시 정부의 빠른 대응으로 큰 타격 없이 금융 위기를 벗어나면서, 서울 집값은 상승세가 꺾였지만, 바로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다만 2012년까지 몇 번의 일시적 등락이 있었다.


당시에는 DTI 규제가 집값을 잡는 저승사자였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DTI 규제 강화와 완화 정책에 따라 투자 심리는 춤을 추었고 2011년 3월 한시적 DTI 자율 적용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자 투자심리가 완전히 꺾이면서 서울 집값은 곤두박질쳤다.

출처: 직방
개포주공1단지의 지금 시세는 보고 있는 대로다.

2011년 3월 8억 원이 넘던 개포주공1단지 13평이 1년만인 2012년 5억7천만 원까지 빠져버릴 정도로 충격이 컸다. 1년 만에 30~40% 폭락한 것이다. 그 후 급등을 경험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잠깐 버티면 됐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미래를 알 수 없었던 필자도 무서웠다. 아파트 시장이 이렇게 끝나나 싶을 정도였다.


2009년부터 사실상 꺾였지만, 그래도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던 투자 심리 지지선이 3~4년 정도 이어지면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서울 집값이 IMF 경제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가 아닌데도 빠져버린 것이다. 지금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너무 많은 규제를 풀어주었다고 비판하지만, 당시는 그런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이어진 상승

출처: 직방
2016년 이후부터 작년 9·13 대책 전까지 서울 아파트는 급등세를 보였다.

2015년부터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대통령 탄핵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2017년 5월까지 서울 집값은 주춤했지만,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서울 집값은 기다렸다는 듯이 올랐고, 정부는 6·19 대책과 8·2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많은 내용을 담았음에도 한 달 정도 숨 고르기 후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은 폭등했다. 2018년 봄 잠시 주춤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스터 플랜 발언 이후 또 한 번 서울 집값은 급등했고, 9·13대책이 발표되기에 이른다. 2019년 6월 이후 다시 서울 집값이 꿈틀대자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투자심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 전 과거에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상승했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의 조정시기가 있었다. 2013년부터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집값도 조금씩 반등하면서 올해까지 3번 정도의 등락이 있었지만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무조건 상승한다는 맹신은 금물

물론 경제 상황 등 변수가 있어서 과거와 동일한 패턴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상승장의 마지막으로 달리거나 이미 오버슈팅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고, 향후 몇 번의 등락 후 몇 년간의 조정장이 올 가능성도 있다.


경제만 보자면 10년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고 불확실성 역시 더 커졌다. 인구 감소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당장이야 경제 활동 인구가 버텨주고 있어 큰 영향은 아니지만 시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구감소는 부동산 시장에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하락하더라도 상승 기간보다는 짧고, 하락 폭도 상승 폭보다는 제한적이겠지만 무조건 상승한다는 맹신은 금물이며, 필요한 사람은 사야 하고 능력이 되는 분들은 투자해야 하지만 위험관리는 필수다. 차면 기울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이 세상 불변의 이치다.



글. 김인만 /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7일만에 끝내는 부동산 지식' 저자

네이버 카페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

유튜브 '김인만 부동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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