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집 지을 곳 더 늘어난다

조회수 2019. 10. 3.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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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 변경돼 주거주용도 지역이 증가했다.

최준영의 부동산 시그널#11

부동산의 핵심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는 정책과 계획을 통해 새로운 흐름을 가져오고, 중심지를 이동시키며, 개인과 시장이 할 수 없는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오래전 이러한 정책과 계획은 밀실에서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관련 정보들은 일부에게만 공유되면서 독점되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오면서 관련 규정은 투명하게 정비되었으며, 특히 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누구나 쉽게 관련 정보들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정보와 계획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용되는 용어와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각종 법률과 계획간의 상호관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 같은 ‘계획’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더라도 같은 의미는 아닌 경우가 많다. ‘기본’이라는 단어가 포함될 경우 추상적인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서 실제 계획에 포함된 내용이 눈앞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번 만들어진 계획을 통상 10년이나 20년씩 유지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기적, 또는 수시로 ‘변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부 내용이 변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계획이 변경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

최근 서울시는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부문’을 변경하였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발표했던 ‘서울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 및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에 따라 도심 및 생활권 중심지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하도록 하는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업무 및 상업용으로 활용되던 도심 공간을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규제를 풀어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금번 계획의 변경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출처: 직방
서울시의 정비계획 변경으로 도시내 주택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대문 안쪽을 포함한 마포, 영등포, 청량리, 용산, 신촌 등의 지역들은 오랫동안 서울의 핵심지역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최근 노후화에 따라 급속히 슬럼화 공동화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지역들은 ‘도시환경정비사업’ 대상지역으로 지정되어 재개발을 추진해왔으나 실제 사업추진은 용이하지 않았다.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비율은 신촌의 경우 100%에 이르며 영등포 72%, 청량리 67%에 이르고 있다.


이런 지역들의 개발이 지연되는 이유는 주거용도로 사용되는 건축물의 연면적이 전체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우 경제성장과 더불어 사무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최근 경제성장의 둔화 및 사무용 건축물 공급과잉에 따라 사무용으로는 수익성을 맞출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현행 50%에 불과하였던 주거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도록 함으로서 도심 및 핵심지역에 많은 신규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였다.


용적률의 경우도 상업지역의 경우 최대 800%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발생하였다. 종전에는 800% 가운데 400%까지만 주거로 허용되었으나 앞으로는 여기에 320%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증가하는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그만큼의 용적률을 주거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상업지역의 경우 앞으로는 주거에 최대 720%(일반 560%+공공임대 160%)의 용적률을 할당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가 어떻게 변화하는가?

영등포의 경우 영등포역 맞은편은 아직 정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정비예정구역으로 토지이용계획상 주거용도를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금번 변경을 통해 주거위주로 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영등포는 오랫동안 편리한 교통에도 불구하고 노후 공업지대라는 인식으로 인해 저평가 되어왔으나 최근 영등포시장역 주변을 중심으로 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새롭게 주거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수요에 걸맞는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출처: 직방
영등포여의도 지역의 주거 주용도가 허용됐다.

청량리 지역도 제기역에서부터 청량리역을 지나 회기역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업무 및 판매위주의 사업계획으로 인해 그동안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출처: 직방
청량리역 인근 아파트값 시세. 최근 신축 주상복합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금번 조치를 통해 그동안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주거위주의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되어 향후 많은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량리역은 최근 신규아파트 분양 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상업 및 유흥지역이라는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도심 및 강남으로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망이라는 장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역세권지역에 추가적인 주거공급이 이루어질 경우 청량리는 도심의 핵심 주거지역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직방
청량리지역도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되어 주거 주용도가 허용됐다.

금번 발표에서 눈 여겨 봐야 할 지역은 구로디지털단지역 남측이라 할 수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주변지역의 발달로 인해 서울 서남부권의 핵심지역으로 성장하였으며, 최근 신안산선 착공에 따라 여의도 및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역과 가까운 지역의 주거공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금번 계획변경에 따라 구로디지털단지역 남측에 주거를 위주로 하는 재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의 대림삼거리 지역은 최근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연계될 경우 이 지역은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직방
가산대림지역도 주용도가 변경돼 주거 목적도 가능하다.

서울 서북권의 연신내 지역은 GTX-A노선이 통과할뿐만 아니라 3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지역으로 향후 개발전망이 밝은 지역이지만 연신내역 주변은 노후화된 저층 상업시설만 밀집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역에 주거공간이 제공될 경우 연신내는 서북권의 중심지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이다. 이밖에도 신촌로터리 주변 및 서울대입구역 주변과 같이 대학생 편리한 교통과 대학생 임대수요가 쉽게 확보될 수 있는 곳도 금번 계획변경으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직방
연신내역 주변은 주거시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것은 항상 초기에 선호되지 않았다

금번 계획변경은 그동안 규제되던 사항을 완화해준 것이지 서울시가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각 정비구역별로 사업시행자들이 변화된 계획내용에 따라 어떻게 경제성이 변화하는지를 검토한 후에 사업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지역에 공급되는 주거는 일반적인 대단지 아파트가 아닌 주상복합 형태로 공급될 수밖에 없어 선호도가 낮을 우려도 있다.


모든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다 그렇지만 특히 상업지역을 대상으로 한 정비사업은 기존 상업시설 운영자와의 갈등이 크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새롭게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주거형태나 주거지역은 항상 초기에 선호되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과 형태는 사람들에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거부감을 떨쳐내고 초기에 진입한 사람들은 그만큼의 혜택과 보상을 받았던 것이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상업지역으로만 인식되던 지역의 주거용도 전환은 서울의 도시공간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글. 최준영 / 율촌법무법인 전문위원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도시이야기> 진행

前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前 문화체육관광부 일반계약직5호

前 부천시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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