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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1기 신도시가 직면한 문제는 있지만 그 것만 해결된다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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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부동산 시그널 #3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언론에는 새삼스럽게 일산을 비롯한 1기 신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온다. 1기 신도시는 1980년대 후반 서울의 주택 부족으로 급등하는 주택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었다. 정부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5곳에 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추진했다. 


건설부 장관이 “향후 10년 동안은 주택시장이 침체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정도로 당시로서는 전무후무한 엄청난 물량을 일거에 공급하였다. 사실 1기 신도시는 단순히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파트와 자가용, 그리고 공원과 학교 등이 조화를 이룬,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주거 양식을 새롭게 제시하고 완성시킨 기념비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도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되고, 더 좋은 주거지의 등장과 교통 여건의 악화 등과 겹치면서 한때 누렸던 ‘최고의 주거지’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기 직전이다. 주택가격 하락,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쇠락을 우려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과연 1기 신도시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인지를 살펴보자.

1기 신도시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5곳으로 89년에 발표돼 92년말 입주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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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의 상황

1기 신도시의 거주 여건은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주 양호한 편이다. 150~210%로 용적률이 비교적 낮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녹지와 촘촘하게 배치된 학교, 그리고 완공 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적된 충분한 의료, 상업 및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내는 편의는 새로운 택지지구에서는 결코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서현역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는 분당 시범단지 3년간 가격 변동률 및 실거래가 추이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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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기 신도시는 2가지 측면에서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주택의 노후화다. 1990년대 기술력으로는 최고 수준의 아파트로 꼽혔지만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은 낡아가고, 이로 인해 거주민들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 관로 및 엘리베이터의 경우 교체 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구식의 평면과 지하주차장의 부재는 극복하기 어려운 약점이다. 일부 대형 평형아파트에 있는 지하주차장은 각 단지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 이용하기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고, 지나치게 다양한 실험적 평면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990년대 지어진 분당 매화마을현대벽산. 직방 앱에서는 단지 내 정경 및 아파트 상태를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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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교통망의 악화이다. 1기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도로 및 철도 등 나름 충분한 광역교통망을 건설하였으나 이후 1기 신도시 주변 지역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소규모 아파트 단지와 차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지금은 과거에 비해 서울을 오가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와 달리 서울의 중심권역이 도심에서 강남권으로 변화됨에 따라 일산의 경우 두드러지게 약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광역교통망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과거에 비해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은 느려지고 국토 균형 발전 전략에 따라 수도권 지역 투자에 소홀해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전 발생했던 지역 난방 배관 파손 등 기반 시설 노후화까지 진행되면서 1기 신도시의 가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해결될 것인가?

1기 신도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지만, 뒤집어 보면 저 두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그동안 축적되어 온 시설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다. 


주택 노후화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재건축이다. 완공 후 30년이 다가오면서 신도시 재건축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발 빠른 투자자들은 대지 지분이 많고 용적률이 낮은 아파트를 이미 매수하기도 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재건축을 위한 대략적인 구상에 나서고는 있으나 원체 거대한 규모의 신도시인 관계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부동산 역시 항상 남들이 무관심할 때 관심을 가져야 한다.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과 일산은 상대적으로 낮은 용적률로 만들어져 재건축이 될 경우 분명한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나머지 중동, 평촌, 산본 등 3곳은 200% 내외의 용적률로 조성됨에 따라 재건축 가능성이 애매하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용적률만으로 재건축 사업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1기 신도시는 이외에도 다른 숨겨진 장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1기 신도시에는 40평대 이상 60, 70평대에 이르는 대형 아파트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아파트의 경우 85m2나 더 작은 평형으로 다운사이징 할 경우 추가적인 용적률 확보 없이 충분한 수량의 일반분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반면 용적률이 낮더라도 소형으로 이루어진 단지의 경우 추가 공간 확보가 요구되므로 일반분양 물량은 생각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단지의 경우 재건축이 아닌 비교적 사업 추진이 용이한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상당수준으로 진행한 경우도 있다.

현재 각각 안전진단, 심의 등 인허가를 진행 중인 평촌 목련 2,3단지 5년간 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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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은 통상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전환하고, 지하주차장을 확보하는 등의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데 문제는 일반분양을 위한 수직증축 허용 여부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평면 개선의 경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입지 여건이 아주 양호한 곳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성남시 리모델링 사업 시범단지로 선정된 한솔5단지주공

출처직방

최근에는 일부 1기 신도시 내부 또는 바로 인접한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이 경우 기존의 기반 시설은 계속 이용하면서도 새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아주 높다. 공급 물량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실거주 편의와 투자 양측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 될수 있다.


1기 신도시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꼽았던 교통망의 악화는 노후주택 문제보다 더 많은 변수가 존재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계획 발표가 아닌 실제 착공 여부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현재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서해선’을 비롯한 신규 노선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서해선은 서울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일산 주민이라면 3호선 대곡역에서 환승 후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 급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철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 개념을 염두에 두고 고려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진다.

1기 신도시의 미래

1기 신도시는 대규모 중산층 거주지이다. 이를 노후되도록 방치할 경우 현재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 서울 등으로 다시 이주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여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기에 어느 시점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과 정책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생각보다는 빠를 수도 있다.


자본이 부족하고, 남들에 비해 시작이 늦을수록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1기 신도시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지만 실거주로만 따져보면 여전히 양호한 지역이다. 마음 속의 편견을 버리고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 좋은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 최준영 / 율촌법무법인 전문위원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도시이야기> 진행

前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前 문화체육관광부 일반계약직5호

前 부천시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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