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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찍고 오를까? 더 떨어질까?

조회수 2019. 5. 24.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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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론과 하락론이 불편한 동거 중

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87


작년 9·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은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을 찾은 듯 보이지만 실은 바닥론과 하락론이 불편한 동거를 하는 모습이다. 최근 부동산 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반등하고 일부 매물이 9·13 대책 이전보다 높게 거래되는 등 서울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집값이 내려갈 만큼 떨어졌다는 바닥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출처: 직방
집값은 더 올라갈까? 아니면 더 내려갈까?
집값, 떨어질 만큼 떨어졌나?

실제로 강남4구는 하락 폭이 둔화하고 있고, 일부 지역은 급매물이 소진 및 회수되고 있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급매물이 소화되고 9,510세대 헬리오시티의 입주 물량 영향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확실한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갔다가 실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매물을 회수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 분들이 종종 도대체 시장 분위기가 어떤 상황이냐고 묻는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초기 신호라 생각할 수 있다. 9·13대책이 발표된 지도 어느덧 8개월이 넘었으니 심리적으로는 9·13 대책의 충격파에서 벗어나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정부도 이런 시장 흐름의 변화 때문인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11만 호 건설 계획을 예정보다 2달 정도 빨리 발표했다. 집값 반등의 싹을 미리 잘라버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잠실주공 5단지의 최근 5년 실거래가 이지뷰 그래프
집값 반등? 아직은 이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상적인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일부 거래를 두고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 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차이에 따른 왜곡현상인 기저효과에 가깝다는 말이다.


정부의 규제는 여전히 무겁다. 원천 봉쇄에 가까운 대출 규제로 구매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인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 움직임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재산세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에 구매 욕구도 예전만 못하다.


서울의 올해 입주 물량은 5만 가구 수준으로 지방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최근 연도별 입주 물량을 고려하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지난 4월 23일 발표한 주거종합계획을 통해 부동산 부양 정책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고, 집값이 조금이라도 요동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경고도 빼먹지 않았다. 또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추가 발표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향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겠지만 적어도 부동산 시장 흐름이 급격한 침체의 늪으로 빠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부동산 규제 완화는 언감생심이다.

아파트값, 실제 지표는 어떨까?

부동산, 특히 아파트 시장은 심리다. 단순히 수요와 공급, 규제 등 부동산 이론과 객관적 팩트만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아파트 시장이다. 이론처럼만 되면 경제나 부동산을 전공한 교수님들이 투자를 제일 잘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제 이론을 모르는 일반 주부들이 더 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부동산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9.4%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일단은 하락을 예상하는 심리가 더 높다는 의미다.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최근 한 부동산 업체에서 올해 1분기와 지난해 4분기 실거래 아파트 2만1,438건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전분기 대비 0.8% 하락했다고 한다.


서울도 9·13 대책 영향으로 -1.7%를 기록했고 입주 물량 부담이 큰 강동구(-5.1%)와 송파구(-4.6%), 서초구(-3.6%)의 하락 폭이 더 컸다. 규제가 9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고가 아파트의 하락 폭도 컸다. 5억원 이하 아파트는 0.7% 하락에 그쳤지만 9억원 초과 아파트는 5% 넘게 떨어졌다.


1분기 시장 분위기가 아주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낙관적이지도 않다. 2분기 시장도 확실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반기나 내년이 조금 더 걱정된다. 그때쯤이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볼 것이며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강동구 인근의 입주 예정 단지들
그래서 집값 어떻게 될까?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을까? 오히려 추가 하락이 올까?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의견의 근거는 6개월 정도면 규제에 대한 공포 심리를 극복하기 충분한 기간이고 2016년 11·3대책 이후 5개월 정도, 2017년 8·2대책 이후 1~2달 정도, 2018년 봄 3개월 정도 일시적 조정 후 큰 폭의 반등을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렇게 일시적 조정 후 반등한다는 바닥론의 공식이 성립되려면 부동산 경기 변동 곡선에서 부동산 시장 흐름이 회복이나 상승 국면에 있는 상승기여야 한다.


반면, 아직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도 되지 않았고 서서히 침체할 것이라는 하락론이 힘을 받으려면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이 후퇴나 하락 국면에 있어야 한다.

출처: 직방
부동산 경기의 흐름은 위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다.

결국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이 어디에 있냐에 따라서 바닥 찍고 반등이냐 추가 하락 전 일시적 반등이냐가 결정될 것이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런 논쟁이 벌어지지만 2013년부터 꾸준히 상승했고 특히 2017~2018년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 강한 규제의 누적, 입주물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고점을 지나 후퇴기로 접어들었거나 후퇴기로 가는 변곡점인 고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과거사례를 봐도 서울 집값이 6년 연속 상승한 적은 없었다. 지난 30년간 서울 집값은 1987~1990년, 1994~1997년, 1999~2003년, 2005~2009년, 2014~2018년의 상승기가 있었다. 대부분 4~6년 정도 상승 기간이 지속되었고 6년 이상 오르지 않았다.


영원한 상승과 하락은 없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으며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통화량 증가 영향으로 희소성이 있는 인기 지역 도심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이 하락의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 큰 하락이 올 수도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부동산 부양 정책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은 만큼 심각할 정도로 주택 경기가 폭락하지 않는 한 규제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30만 호 건설 계획은 몇 년 후 상당히 아픈 공급 과잉의 후유증을 만들 것이다.


그동안 내 집 마련 기회를 잡지 못한 무주택자라면 하남교산,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특히 3기 신도시 주변 지역에 주택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차분히 위험 관리를 할 필요가 있겠다.



글. 김인만 /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7일만에 끝내는 부동산 지식' 저자

네이버 카페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

유튜브 '김인만 부동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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