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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86

오늘은 서울 강서구 입지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강서구는 9호선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지역이자 마곡이라는 어마어마한 호재가 있는 지역입니다. 마곡 이야기부터 시작해 강서구의 여러 입지 조건을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에서 마곡만큼 큰 호재는 1970년대 강남 개발 이후로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주거, 환경, 상업, 일자리, 교통까지 모든 이슈가 들어가 있는 개발이기 때문입니다. 마곡은 일반분양도 별로 없었고 매수제한도 있었기 때문에 쉽게 투자하거나 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습니다. SH에서 분양한 마곡엠밸리 단지들의 경우 84㎡ 기준 분양가가 4억이었는데 지금은 9～10억이 됐습니다.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오른 것입니다.

마곡의 가치가 이렇게 급상승한 데에는 일자리의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마곡지구에 입주하는 대기업이 굉장히 많아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LG, 이랜드,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에쓰오일 등 대기업이 많이 들어와 연봉이 높은 인구가 몰렸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이렇게 대기업이 들어가는 개발이 확정된 입지는 전국에 강서구밖에 없습니다.

마곡지구에는 일자리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서비스 시설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호텔, 컨벤션센터를 비롯한 마이스(MICE) 산업 시설도 강남구와 견주어도 될 만큼 많이 들어옵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게 집중되기에 마곡은 작은 강남처럼 될 것입니다. 강남 주변 지역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비교해 보면 강서구 마곡지구 주변 지역에 대한 변화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강남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 일자리 지역인 마곡의 가치도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마곡의 수혜를 누릴 대표적인 지역은 김포 한강신도시입니다. 마곡지구가 개발되면 김포 한강신도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한강신도시가 마곡의 배후 주거지가 될 거라 예측한 것입니다. 마곡지구와 관련한 개발은 굉장히 빨리 진행될 것입니다. 마곡지구는 SH, 그러니까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지요.

마곡지구는 앞으로도 전망이 밝습니다. 시세가 더 내려갈 이유는 없을 것 같고 조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다시 올라갈 지역이지요. 본격적인 마곡지구 입주는 아직 시작도 안 했기 때문입니다. 5년은 있어야 완성되고, 입주 후 10년 동안 점점 상승할 테니, 앞으로 10년 이상 괜찮은 지역이 될 것입니다. 시세가 많이 상승하여 지금도 비싼 것 같지만 향후 시세는 더 올라갈 확률이 높습니다. 

교통 환경도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방화대로가 조기 개통되었습니다. 그리고 황금 노선인 공항철도 마곡역도 새롭게 들어섰습니다.

전철의 가치는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출퇴근자가 많아야 높아집니다. 강남에 일자리가 가장 많기 때문에 2호선, 3호선, 7호선, 9호선이 황금 노선이고, 그 외에 신분당선과 공항철도도 황금 노선입니다. 둘 다 일자리 노선이지요.

그런데 마곡은 9호선과 공항철도가 있으니 더블 황금 노선 역세권입니다. 공항철도가 서는 역이 알짜배기인 데다가, 9호선 환승까지 되기 때문이지요. 특히 9호선은 일자리 노선이기에 집이 아무리 낡거나 옆에 비선호시설이 있어도 수요가 많습니다. 굳이 교육환경을 고려할 필요 없는 세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입지입니다. 그래서 신혼부부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또 관심 있게 봐야 할 것은 바로 환경 쾌적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동안 강서구가 쾌적한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한강을 끼고 있기는 한데 한강 둔치가 없고, 산도 없는 서울에 몇 안 되는 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식물원과 한강공원이 함께 들어서면서 한강과 공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녹지 공간과 수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강서구에는 낡은 아파트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양동, 등촌동, 염창동, 그리고 일부 방화동에 오래된 단지가 많고, 특히 가양동과 방화동은 대단지도 있지만 한 동짜리 소형이 무척 많습니다.

2015년 전후로 갭투자가 유행할 때 방화동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도 투자할 만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왕이면 대단지로 하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납니다. 상승할 때는 같이 상승하더라도 막상 매도할 때는 힘들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등촌동은 등촌주공3단지가 1995년에 준공되었기 때문에 재건축을 바라보고 매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진행까지는 굉장히 오래 걸릴 것입니다. 재건축을 예상하며 투자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등촌동에는 SBS공개홀이 있기 때문에 방송업체, 서브업체, 협력업체가 들어오고 지식산업센터도 건축되었습니다. 지식산업센터를 공장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일반 오피스 빌딩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히, 서울 주요 역세권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와 다름없지요.

염창동은 갭 투자의 성지였습니다. 2013년에 대구와 부산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올라온 분들이 매물이 나오는 대로 모두 쓸어갔습니다. 서울에서 3천만 원 이하로 갭 투자하기 굉장히 좋은 지역이었습니다.

이쪽에 있는 단지들은 3백 세대, 2백 세대, 1백 세대 이런 식으로 작은 단지이기 때문에 역세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걸어서 한 10～15분이면 역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초역세권은 아니지만, 역세권 지역으로 봅니다. 그리고 소규모긴 하지만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 염창동 아파트의 상품 가치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강서구청 인근에는 우장산 롯데아파트가 있습니다. 산을 끼고 있으며 뒤에 공원이 있습니다. 강서 힐스테이트, 우장산 아이파크e편한 세상, 화곡푸르지오, 우장산 롯데캐슬, 우장산 SK뷰 등 브랜드 아파트가 모두 모여 있습니다.

우장산은 사실 산이라기보다는 작은 동산에 가깝긴 하지만 나무가 많아 쾌적하고, 주거 공간이 밀집한 지역에 있으니 큰 프리미엄이 됩니다. 우장산역 주변에는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가 몰려 있어 학군도 좋은 편입니다.

화곡동에 답사를 나가 보면, 가끔 산에 오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까치산을 빌라가 뒤덮어 그야말로 거대한 빌라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땅값이 저렴해 신축하기도 쉽고 수요도 많기에 모든 종류의 빌라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목동, 여의도와 가까워 방송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화곡 1지구, 2지구, 3지구 등 오래된 아파트가 많았고, 이 낡은 아파트들을 재건축하여 현재 브랜드 아파트가 그곳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강서구에는 김포공항도 있습니다. 김포공항이 광역 복합 환승 터미널로 개편된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미 트리플 역세권인데 2019년 8월 김포도시철도까지 들어오면 쿼드러플 역세권이 됩니다. 2022년엔 대곡-소사선 개통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전철망이 좋고,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그리고 공항버스가 지나가고 공항까지 있으니 광역 환승 교통망이 생길 만한 입지입니다. 게다가 대형 고급쇼핑시설인 롯데몰도 있습니다. 처음 롯데몰이 생길 때는 수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이고 한국 사람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김포 주민이 용인이나 수원에 갈 때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공항버스는 경유지가 없어 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서쪽에서는 이곳이 교통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2030 서울시 생활권 계획을 보면 강서구의 향후 전략 방안 중 의료문화관광벨트 건설 사업이 있습니다. 강서구청이 이전하면 상권이니 바뀔테니 그 라인에 병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의료문화관광벨트를 만든다고 합니다. 공항이 가깝기 때문에 관광산업을 염두에 둔 듯합니다. 실제 언제 추진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자, 그럼 강서구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강서구는 마곡지구 하나만으로도 지역 가치를 높이는 호재는 충분합니다.

둘째, 교육환경만 제외한다면 마곡지구는 정말 좋은 입지입니다.

셋째, 마곡지구는 5년 이후에 완성될 것입니다.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가 더 중요한 지역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