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부대에서 행정타운으로 거듭나는 '의정부시'

조회수 2018. 10. 17.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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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56. 의정부 내 8개의 미군부대가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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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부동산 입지를 보는 시야를
넓혀드릴 칼럼과 함께
매주 수요일에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아직도 의정부시 하면 미군과 부대찌개를 떠올리시나요? 부대찌개라는 말도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음식 부산물로 만든 찌개라는 의미지요. 과거의 의정부는 미군 부대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출처: 직방
의정부 일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모습입니다. 의정부 하면 부대찌개를 떠올리는 것도 이젠 예전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의정부시는 어떤가요? 이제는 미군 부대가 아닌 경기 북부의 택지개발지구, 교통의 요지, 행정타운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렇게 의정부의 위상이 변화한 것은 미군 부대의 이전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의정부 내 8개의 미군 부대가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제는 의정부와 미군 부대를 연관 짓기 어렵습니다. 오늘 주제는 과거 이미지를 쇄신하고 발전해가고 있는 의정부시 이야기입니다.

의정부 내 미군 부대 부지 현황은?

이미 2007년에 캠프 홀링워터, 라과디아, 카일, 시어스, 에세이욘까지 5개 부대 77만 1,830㎡가 반환되었습니다. 이 부지 중 86%인 66만4,200㎡에 대한 활용 계획이 확정되어, 40건의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캠프 시어스와 캠프 카일 26만㎡ 부지에는 2009년부터 경기 북부 광역행정타운의 조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2012년 9월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사의 입주를 시작으로, 의정부소방서 등 10개 기관의 입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지요.

출처: 직방
2012년 입주한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사의 모습입니다.

2014년 12월에는 금오동 캠프 에세이욘 부지에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가 들어섰습니다. 이 부지에는 2015년 11월 착공되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을지대학교 의정부캠퍼스와 부속병원이 들어섭니다.


캠프 라과디아에는 의정부경찰서에서 흥선광장을 연결하는 790m의 도로가 개통되었습니다. 2018년까지는 캠프 레드 크라우드, 스탠리, 잭슨이 반환될 예정이며, 의정부시에서는 이에 대한 활용계획을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결국, 향후 의정부시의 발전 방향은 미군 부대 부지의 활용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작지만 강한 경기 북부의 행정타운, 의정부

의정부의 지명은 조선 시대 최고 의결기관 의정부(議政府)에서 유래했습니다. 지리적으로 서북의 양주, 동북의 포천, 남동의 남양주, 남으로는 서울에 에워싸여 있는, 작지만 강한 경기 북부의 행정타운입니다.


면적은 남양주의 4분의 1, 포천의 10분의 1 크기지만, 인구는 포천의 두 배가 넘는 무려 43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면적에 많은 사람이 산다는 것은 의정부가 지역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심이라는 의미입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확인한 최근 1년간 의정부시 세대수 변동입니다. 인근 서울 지역과 포천 등에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부동산 시세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의정부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는 이유는 일거리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부동산 시세를 수용하지 못하는 세대들이 의정부로 밀려들어 오는 것이죠.


1호선 연장 개통과 의정부 경전철 개통이 이를 가속했으며, 특히 2007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의정부의 아파트 시세가 급등했습니다. 평당 600만 원이던 금오동 현대아이파크 34평형이 평당 1,000만 원이 넘었으니, 무려 1억 원이 넘게 상승한 셈입니다.

출처: 직방
금오동 현대아이파크의 직방 실거래가 이지뷰 그래프를 보면 2007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개통 후 시세가 급등했음을 확인할 수 있네요.

이처럼 교통망의 확대는 한 지역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특히 분지 지형인 의정부는 도로망과 철도망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로망이나 철도망이 생길 때마다 주변 부동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향후 교통망의 변화에 따라 의정부의 미래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예측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의정부 민락동

2000년대 초반 의정부 개발의 중심은 민락동이었습니다. 노원구에서 연결되는 3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이동하고, 남양주에서 43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이동하다 보면 만나는 곳이 바로 민락동입니다. 당시 서울과 남양주, 구리에서 접근성이 좋은 입지에 대규모 개발이 진행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2003년부터 주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민간 아파트가 속속 분양되었습니다. 당시 평당 300만 원 전후로 분양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규 주거지였던 만큼 실거주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상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유사한 시기에 개발된 금오동이나 신곡동에 행정 기관을 양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접한 용현산업단지 이외에는 특별한 시설도 없었고, 민락지구 자체도 예정만큼 큰 규모로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외부 지역에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지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던 민락동이 최근에 완전히 다른 위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의정부 부동산 관련 기사의 90% 이상이 민락동 개발 관련 기사입니다. 분양 광고도 참 많습니다. 의정부 분양 역사상 초기에 완판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민락2지구는 완판은 물론 프리미엄까지 붙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 앱에서 본 민락2지구 코스트코 인근 단지들의 평당 시세입니다.

현재 민락2지구는 입주와 분양,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의정부를 통틀어 가장 넓은 개발인 데다가, 거의 10년 만의 공급이라서 인근 양주, 포천, 남양주는 물론 서울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주변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게 되면 지역의 상표 가치는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경전철 개통 이전과 이후

한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의정부는 경전철이 개통되면서 달라졌습니다.


가장 소외되었던 민락동이 좀 더 가까워졌으며, 민락2지구 개발은 인근 지역에서 큰 관심을 끌게 되었으니까요. 이 에너지는 의정부 전체 지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제 민락동은 민락(民樂)이라는 그 이름처럼 의정부 시민들을 즐겁게 하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주거 시설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업무 시설도 들어오고, 대형 상업 시설들도 속속 입주합니다. 2015년 개점한 코스트코는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요. 2013년에 개점한 이마트에도 많은 분이 찾고 있습니다.


의정부를 세로로 크게 삼등분을 해보면 서쪽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중앙에는 쾌적한 주거 지역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에 반해 동쪽은 비중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지요. 민락동이 개발되면서, 그 균형을 맞춰가는 중입니다.


이제 민락지구는 기존 의정부와는 다른 브랜드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시가지로서, 의정부의 막내로서, 매력을 팡팡 터트리는 민락동의 향후 행보를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의정부, 미래를 전망한다면?

의정부를 전망하는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행정타운으로의 도약입니다. 만약 경기도가 북도와 남도로 나뉘게 된다면, ‘경기북도’의 도청 소재지는 의정부가 될 것입니다. 이미 경기도청 북부청사가 있으니, 이를 ‘경기북도청사’로 활용하게 되겠지요.


도청사가 있다는 것은 관계 공공기관도 함께 입주하고, 민간 기업도 입주한다는 의미입니다.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관공서 주변으로는 상권이, 상권 바깥쪽으로는 주거단지가 형성됩니다. 과거 과천시의 성장을 떠올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은 지금의 세종시를 통해 의정부 행정타운의 미래를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직방
세종시는 행정기관이 대거 이전되면서 인구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죠.

다른 하나는 미군 부대 부지의 활용입니다. 미군 부대가 있는 입지, 혹은 있었던 입지들은 대부분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풍수지리가 아니라 그들의 객관적인 기준에서 보아도 좋은 입지라는 뜻입니다.


이전하거나 이전할 계획에 있는 미군 부대 부지에는 광역행정타운과 테마파크, 대학교와 부속병원이 들어옵니다. 파주 헤이리 마을 같은 예술인 마을도 조성될 예정이고요. 미군 부대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보다 더 빨리, 멋진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그 외에 의정부에 계획된 대형 사업 몇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뽀로로 테마공원, YG 글로벌 K-pop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신곡동과 용현동 사이에 있는 추동공원 근방에도 여러 개발계획이 있고요. 녹양역세권 개발사업이 진행될 부지 인근에는 을지대학교 의정부캠퍼스와 부속병원이 들어섭니다.


의정부역에 KTX 고속철도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을 연장하는 계획도 추진 중입니다. 의정부~삼성 선로를 GTX와 고속철이 함께 달리게 되는데요. 이 사업이 확정될 경우, 의정부역부터 부산역까지 불과 2시간 20분이면 도달하게 됩니다.

또 하나의 관건, 양주 신도시

민락동이 대규모로 개발되면서 의정부의 변두리였던 신곡동과 용현동이 중심이 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신곡동과 용현동 입장에서는 민락지구의 개발만큼 고마운 일이 없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양주 신도시가 현재 개발 중입니다. 2기 신도시 중에서는 가장 늦게 시작되었지만, 분양에 성공하면서 그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양주는 의정부 위상을 한 단계 올려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출처: 직방
양주신도시 ‘e편한세상 양주’ 직방 거주민 평가 중 일부입니다. 솔직한 장점과 단점 가운데 거주민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네요.

서울에서 보면 의정부가 실질적인 도심의 끝 지역이었는데, 양주 신도시가 생김으로써 의정부가 완전한 도심 지역으로 정착하게 되니까요. 양주 신도시의 성공이 크면 클수록 의정부의 도심 역할도 커진답니다.


미래 의정부시를 상상하면 절로 행복해지는 느낌입니다. 향후 경기도 북부 지역을 주도하게 될 의정부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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