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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평구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박원순 서울시장님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역대 서울시장 중 가장 바쁘게 일하시는 분 같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기도 하죠.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은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백지화가 쉽지 않을 텐데 그런 면에서 보면 결단력이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원순 시장은 은평뉴타운 미분양 해결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당시 임시 시장실을 아예 은평뉴타운에 설치하고 전철로 구파발역에서 출발하여 서울 본청으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언론이 자연스럽게 이 지역 이슈에 주목하도록 했죠.

그동안 국가기관과 지자체에서 시도했던 것과 다르게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참 신선했는데요. 문제 해결을 위해 문제의 한가운데로 뛰어 들었던 그 노력은 분명 은평구 지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겁니다. 당시 정치적인 문제로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했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여 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했다는 면에서 큰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그 외에도 실행하고 있는 여러 부동산 정책 중, 뉴타운 사업 전면 재검토 및 일부 지역의 뉴타운 해제 조치는 매우 파격적이었습니다.

은평구는 뉴타운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전개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은평구에서는 은평뉴타운에 이어 수색증산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개발은 수장의 권한이 그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큽니다. 과연 뉴타운 사업이 한창인 은평구는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요?

은평구의 정확한 행정 경계선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응암동이나 증산동은 서대문구, 은평뉴타운이 있는 진관동은 고양시에 속해있다고 오해받기도 합니다. 연신내 박석고개를 넘어서서 은평뉴타운을 보면 왠지 고양시 분위기가 나는데요. 고양시 덕양구 삼송신도시와 직선거리로 150미터 밖에 되지 않아 실제로 가깝기도 합니다.

은평구는 1979년에 단독 지자체로 독립하면서 일부는 서대문구에서, 일부는 고양시에서 분리 및 포함되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지역이 오인지 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합니다. 

은평구는 서울 중심과 매우 가까우면서도 아직까지 낙후된 도시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교통의 요지 역할을 하였음에도, 현재까지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주요 도로는 서울역부터 파주 임진각까지 연결된 통일로입니다. 3호선 녹번역이 있는 응암동부터 구파발역이 있는 은평뉴타운 진관동까지 이어져 있는데, 이 외에는 다른 도로가 없다보니 출퇴근 시간 정체가 심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지하철로는 3호선의 구파발역부터 녹번역, 6호선의 DMC역부터 응암~불광~연신내~응암역까지의 순환노선, 경의중앙선의 DMC역과 수색역이 은평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시 25개구 중에서는 아파트 시세로만 보면 19위로 선호되는 주거 입지는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말이죠. 선호 주거지역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도 편리한 기반시설이 풍부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편리한 주거 환경이란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야 하는데, 은평구에는 이런 기반시설이 타 지역보다 부족합니다. 은평뉴타운이 꽤 오랜 기간 미분양이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멋들어진 대규모 주거시설에도 불구하고, 주거 편리성 때문에 그리 살고 싶은 지역이 아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은평뉴타운에 여러 가지 기반시설들이 추가되면서 미분양도 해소되었고 조금씩 주거지역으로서의 인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은평구 은평뉴타운에 가장 필요한 시설은 교통시설입니다. 도로 교통으로는 통일로가 거의 유일한 도로라 접근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현재 은평구에도 다양한 교통망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3호선, 경의중앙선 이외에 신분당선 연장이 가확정되었고, GTX-A노선이 현재 추진 중이므로. 계획중인 철도망이 개통되면 교통 불편으로 인한 진입 장벽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보강되어야 할 요인이 교육 환경입니다. 은평구가 교육환경이 좋다는 말씀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단지마다 초등학교도 있고, 중·고등학교도 있지만 외부 지역에서 알아 줄만한 학원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결국 수색증산뉴타운 개발과 함께 학원가가 형성되기를 기대하거나, 인근에 있는 삼송신도시, 지축지구에 좋은 학원가가 생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은평구의 입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상권이 좀 더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구파발역 롯데몰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대형 상업시설이 없었습니다. 연신내역, 불광역 인근의 재래시장과 몇몇 상가가 전부였죠. 그래서 은평구 외부에서는 은평구를 찾을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그대로 지역 가치에 반영이 되어 있었던 것이고요.

지금은 구파발역 롯데몰 뿐 아니라 인근 지역인 삼송신도시에 스타필드 고양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슬리퍼 생활권' 대형 상권은 타 지역 사람을 은평구로 끌어들이는 매우 강력한 유인이 됩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유인은 곧 부동산 입지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죠.

은평구에서 천지개벽이 되는 지역이 있으니 바로 수색동, 증산동입니다. 수색증산뉴타운이 완성되면 은평구의 위상도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가장 저렴했던 지역이 가장 비싼 입지가 되어가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 평균 시세가 크게 올라가겠지요.

응암동도 백련산 힐스테이트 4개 단지와 여러 가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지역 자체가 크게 정돈이 되었습니다. 경전철 서부선이 들어서면 이 지역은 6호선과 더불어 더블 역세권이 되죠.

GTX-A 노선의 역이 생기는 연신내역은 은평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현재도 3호선, 6호선 역세권 지역으로 좋은 상권이 발달해 있는 곳이지만 GTX가 들어서면 서울 지역 노선이 아닌 경기도의 대표 역세권으로 더 많은 사람을 유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거시설이든, 상업시설이든 지금 보다 훨씬 더 위상이 높아질 것입니다.

은평구는 지금까지 외지인들에게는 정확한 위치와 규모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은평구의 각 지역 이야기를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게 되셨을 텐데요.

은평구는 크게 기존 도시와 은평뉴타운, 이렇게 두 권역으로 나누어 이해하시면 편리합니다. 불광역과 연신내 주변 지역은 구도심이라고 볼 수 있고, 은평뉴타운은 신도시이기 때문이지요. 실제 두 지역의 연계성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은평뉴타운과 현재 건설중인 수색증산뉴타운은 기존 은평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인식을 갖고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왜 같은 은평구인데 왜 가격 차이가 이렇게 나는 것인가로 해석하시려고 하시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은평뉴타운이나 수색증산뉴타운이 활성화되는 미래를 기준으로 평가해 본다면, 지금 시세는 오히려 낮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여러 가지 호재들만 봐도 미래가 무척 기대되는 곳이니까요. 다만,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보이길 기대하시는 분에게는 그다지 흥미로운 곳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은평구 부동산 입지의 미래는 밝다는 것입니다. 상암 DMC의 명품 베드타운이 될 수색증산뉴타운, 서울 최고의 친환경신도시 은평뉴타운, 경기도 서북부 지역의 교통 중심지가 될 연신내역까지. 이 세 지역의 청사진을 그려 보세요. 어떤가요? 기대해 볼 만한가요?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http://blog.naver.com/ppas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