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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는 참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 만한 특출한 시설 하나도 없이 서울 상위 지역에는 늘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강남구, 서초구가 고정 1, 2위고요. 3위와 4위 자리를 놓고 송파구와 늘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산구는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2위였습니다. 강남구야 태생부터 명품 신도시였으니까 계속 1위였고, 용산구는 한남동과 동부이촌동 덕분에 대한민국 최고 부촌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지요.

용산구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1970년대에 건설되었습니다. 2010년 전후로 준공된 지 30년 넘게 되자 상품으로서 경쟁력이 낮아지게 되면서 서초구에도 밀리고, 송파구에까지 밀리면서 4위까지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용산구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로는 다시 3, 4위를 다투게 됩니다. 평균치를 보면 송파구가 더 높지만, 송파구는 강남구와 시세가 같은 잠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잠실을 제외하면 용산구가 큰 격차를 두고 더 높습니다.

결국, 용산구는 새 아파트가 대규모로 들어오는 시점이 되면 송파구는 물론 서초구, 강남구와도 경쟁할 만한 지역이 되는 것이지요.

용산구는 그만큼 입지가 좋습니다. 서울 한가운데 위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서울에서는 가장 좋은 입지입니다. 중간 입지는 그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방문하거나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풍수적으로도 완벽한 지형입니다. 북서 계절풍을 막고 쾌적한 수(水)공간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강남구나 서초구보다 낮은 위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부동산의 가치는 자연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죠. 강남구와 서초구는 사람의 힘으로 부동산 가치를 용산구 이상으로 올린 것입니다. 풍수적인 명당 입지를 사후적으로 사람이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비보책’이라고 합니다. 부동산의 가치는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게 하는 입지를 만드는 데서 비롯되는데요. 이러한 비보책의 결정판들이 바로 현재의 강남구, 서초구죠.

용산구는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방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그 좋은 입지를 제대로 쓸 수가 없었던 것이죠. 우리가 쓰지 못하는 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용산구를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에 걸쳐 미군 부대의 대부분을 평택시로 이전합니다. 물론 계획대로 완벽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향후 10년간 변화될 용산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용산구는 거의 모든 지역이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 지역입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10년 후가 가장 기대되는 지역을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단연 용산구입니다. 용산구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요?

먼저, 용산구의 아파트 시세를 30년 동안 주도해왔던 동부이촌동의 거의 모든 아파트가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될 것입니다.

한강대교부터 서울역 앞까지의 지역은 특별 관리 구역입니다. 현재 가장 먼저 여러 가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죠. 강남의 테헤란 같은 고층 오피스 빌딩이 꽉 찬 지역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일자리가 많아지겠죠. 일자리가 많아지면 정부와 지자체는 교통환경을 더 좋게 만들 겁니다.

또한, 미군기지가 이전되면 서울 중심 입지를 2백 년 만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이 입지는 무엇이 들어와도 좋은 입지입니다. 심지어 아무것도 개발하지 않아도 입지 자체만으로도 좋은 곳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올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용산구 입지의 미래가치를 볼 때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한남 뉴타운’이 있습니다. 지금은 소방도로도 확보되지 못한 낙후 지역이지만 재개발이 진행만 되면 강남구와 서초구를 내려다보는 입지기 때문에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현재 한남 뉴타운 내 A급 입지는 지분 가격이 평당 1~2억이 되었겠지요.

시범(1차) 뉴타운 3개, 2차 뉴타운 12개, 3차 뉴타운 10개 등 총 25개의 뉴타운 중에서 최고의 뉴타운을 하나 뽑으라면 단연 한남 뉴타운입니다.

한남 뉴타운은 뉴타운의 ‘황제 지역’입니다. 현시점에서 한남 뉴타운과 비교될 만한 뉴타운은 없습니다. 강남을 강북에 만드는 작업, 뉴타운의 최정점에는 한남뉴타운이 있는 것이죠. 진짜 강남 같은 선망의 입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강남 이상의 입지를 만드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입지의 한남 뉴타운도 진행이 많이 늦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미래 가치가 높은 한남 뉴타운 사업이 왜 지지부진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것은 한남 뉴타운이 그만큼 좋은 입지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입지는 해결해야 할 이해관계가 너무 많습니다. 이해관계의 극단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한남 뉴타운입니다.

한남 뉴타운의 조감도를 떠올려 봅시다. 왼쪽 끝 다리가 반포대교, 오른쪽 끝 다리가 한남대교입니다. 오른쪽 상단의 녹지 공간이 남산이고요. 하단의 강이 바로 한강입니다. 한남 뉴타운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와 둔치 연결 부분과 뉴타운 개발 후의 주택 배치를 떠올려 보십시오.

조감도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한남 뉴타운이 왜 대한민국 황제 뉴타운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교통, 교육, 상권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이 입지는 충분히 황제의 입지입니다.

한남동은 서울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강남권 전철이 지나지 않아도, 교통이 매우 우수한 입지입니다. 교통 체증만 없다면 서울 어떤 지역도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교육, 상권은 한남 뉴타운 개발과 더불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보완될 것이고요.

이 한남 뉴타운과 시너지가 날 곳으로 미군 부대 부지가 있습니다. 한남 뉴타운 구역 바로 왼쪽에 유엔사와 수송부 부지가 있습니다. 이 부지에 상업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대규모 평지 지형인 수송부 위치가 매우 기대되는 곳이죠. 한남 뉴타운 중에서는 현재 3구역이 가장 속도가 빠릅니다. 하지만, 향후 가장 주목해야 할 지역은 5구역입니다. 국립 용산 공원이 될 미군 부대 부지와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고급 아파트인 ‘한남더힐’부터 시작하여 곧 분양될 외인아파트 부지를 지나 한남 뉴타운, 미군 부대,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이 벨트는 마주 보고 있는 압구정동이나 반포/잠원 지구에서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풍경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착공도 하지 않고 있는 한남 뉴타운을 대부분의 부동산 관심층들이 알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가시화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 높은 뉴타운은 한남 뉴타운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 추세라면 5년 안에 평당 1억 원의 주거시설이 나올 것입니다.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입지가 강남구 압구정동과 용산구 한남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강을 사이에 둔 두 입지의 대결도 향후 부동산 시장을 관전하는 재미있는 이슈가 될 것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 부동산의 미래'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http://blog.naver.com/ppa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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